SK-LG 특허분쟁, "1차전 SK 승"

산업1 / 정수현 / 2012-08-10 09:40:35
특허심판원, 'LG 특허 무효'…LG "소송 제기할 것"

특허심판원이 LG화학의 리튬 2차 전지 분리막 특허 무효심판 심결에서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효로 결정한 가운데 LG화학이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9일 특허심판원(원장 황우택)에 따르면 LG화학의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 심결에서 심판청구인인 SK이노베이션의 무효주장을 받아들여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를 무효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는 종래의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의 기공 구조를 이용, 기존 분리막에 비해 열수축과 전기적 단락이 발생하지 않아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 기존 ‘SRS’와 차별성 부족...특허아니다!
LG화학은 ‘SRS’(안정성 강화 분리막)라는 제품명으로, 2차전지에 채용, 휴대폰 업체인 모토로라, 소니에릭슨과 노트북 업체인 HP,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 GM, 르노, 포드 등에 판매하고 있거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특허심판원의 무효 이유는 특허의 핵심 기술인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 기공 구조에 대한 특허청구 범위가 너무 넓어 선행기술에 개시된 분리막의 기공 구조를 일부 포함하고 있고 효과에 있어서도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일부 효과 또한 차이가 없는 부분이 있어서 LG화학의 특허가 선행기술로부터 신규성이 부정된다는 것이다.


LG화학의 특허가 무기물 입자의 종류, 크기와 무기물 입자와 바인더 고분자의 조성비를 조정, 뛰어난 기공 구조를 갖는 활성층을 개발한 것이다 하더라도 특허청구범위 제1항에는 특별히 그 기술범위를 한정하고 있지 않는 등 그 청구범위가 너무 넓고 일부 청구범위에는 선행기술과 동일 범위의 무기물 입자의 종류, 크기와 무기물 입자와 바인더 고분자의 조성비가 개시돼 있다.


황우택 원장은 “신규성·진보성 판단의 대상은 특허 명세서에 기재된 특허청구 범위”라며 “LG화학의 특허도 그 특허청구 범위를 기준으로 선행기술에 개시된 분리막과 대비해 본 결과 일부 구성이 선행기술의 분리막과 동일, 그 신규성이 부정된 것일 뿐 LG화학이 현재 생산, 판매하고 있는 ‘SRS’ 분리막이 선행기술의 분리막과 동일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차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1차전지와는 달리 충전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전지로, 휴대폰과 노트북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미래 친환경 자동차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 사용이 본격화됨에 따라 그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번 특허분쟁의 배경에도 전기 자동차 시장 주도권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특허권 확보...기업 운명 결정
확보분리막은 이러한 2차전지의 핵심소재 중 하나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단락되는 것을 방지하며 이온의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전 세계 분리막 시장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연평균 29.1% 성장했다. 2012년에는 그 시장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회사는 2차전지 분야가 최대 성장산업으로 떠오르자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법적.기술적 공방을 벌여왔다. 이번 결정은 2차전지의 핵심 기술을 놓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간에 벌어진 분쟁에 대한 특허심판원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신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는 MP3 플레이어(1997년), 평지에서도 자체 추진력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에스보드’(2003년) 등을 개발, 시장에서 호응을 받았으나 제품을 보호할 수 있는 특허권이 제대로 설정돼 있지 않아 시장에 모방품이 출현하자 결국 도산하고 말았다.


기업들이 강한 특허권 확보를 위해서는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특허정보를 정확히 분석, 시장을 염두에 둔 전략적 연구개발(R&D)계획을 수립하고 연구개발이 종료된 후 특허출원 전에도 다시 특허정보를 검토해 특허청구범위에 자신의 권리가 제대로 설정돼 있는지를 출원단계에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허권을 신속히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허권리를 강하고 적정하게 확보하는 것이 결국 시장에서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번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이 있었지만 특허권자인 LG화학은 특허법원에 무효심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분리막 특허에 대한 무효 여부 확정은 특허법원과 대법원의 판단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까지 가게 된다면 통상 1~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번 특허심판원의 심결은 LG화학의 특허가 기본적으로 선행기술에 비해 신규성과 진보성이 없다는 판단이라기보다는 LG화학 특허의 특허청구 범위가 너무 넓게 작성돼 있다”면서 “선행기술이 포함돼 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에 LG화학이 특허심판원에 정정심판을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2차전지에 대한 특허분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 LG 독보적 기술...법정싸움 불사하겠다
LG화학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분리막 기술인 SRS에 대한 특허청의 특허무효 심결과 관련, “다른 국가 특허청의 판단과도 전혀 상반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즉각 상급기관인 특허법원에 심결취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의 SRS기술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열적, 기계적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독보적인 원천기술로서 LG화학이 GM, 포드, 르노 등 세계적 자동차 회사들에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무효 결정의 근거로 언급된 내용들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 특허등록 과정에서도 모두 검토됐지만 LG화학 기술의 원천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특허로 등록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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