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몸통을 삼켜버렸다”

산업 / 유상석 / 2012-07-13 11:03:26
스무디즈코리아, 미국 본사 ‘스무디킹’ 인수

스무디즈코리아가 미국 본사인 ‘스무디킹(Smoothie King)’을 인수했다. 국내 식음료 업계에서 한국 현지 법인이 해외 본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무디즈코리아는 지난 7일 미국 스무디킹 본사를 5000만 달러(571억 원)에 인수했다고 9일 밝혔다. 스무디즈코리아는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SCPE(Standard Chartered Private Equity)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80억원을 투자받아 이번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스무디즈코리아는 전 세계 스무디킹 700여 개 매장을 소유하게 됐다. 연간 매출액은 2500여 억원에 달한다.


▲ ‘스무디킹’의 한국 현지법인인 ‘스무디즈코리아’가 최근 미국 본사를 인수했다. ‘스무디즈코리아’ 측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을 공력하겠다”고 밝혔다.


◇ 몸통을 삼킨 ‘꼬리의 반란’
스무디즈코리아가 스무디킹 미국 가맹본사를 인수한 것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가맹본사를 인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다. MCM, 휠라 등에 이어 또다시 ‘꼬리’가 ‘몸통’을 삼킨 것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지난 2010년 미스터피자가 일본으로부터 상표권을 취득, 국내 영업권을 가진 마스터 프랜차이즈에서 가맹본사로 일약 변신한 이후 두 번째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1973년 일본에 세븐일레븐을 도입했던 이토요카도가 가맹본사인 미국 사우스랜드를 역인수해 오늘날 세계 최대 가맹점을 가진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키워냈다”며 “이번 인수ㆍ합병(M&A)이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9년간의 신뢰 관계가 맺은 결실
김성완 스무디즈코리아 대표는 뉴올리언스 본사에서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가맹점주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떠났다. 유선화 스무디즈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은 “본사의 시스템과 영업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김 대표가 귀국하면 실질적인 가맹본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합병의 최대 공신은 김 대표다. 스무디킹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쿠노(Steve Kuhnau)와 맺은 깊은 신뢰관계가 본사 인수라는 결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스무디즈코리아 관계자들은 “80대의 쿠노는 지난 9년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스무디킹 확산에 가장 공로가 큰 김 대표의 경영수완과 사업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해 왔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쿠노는 식품공학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 1973년 과일즙과 영양파우더를 기본 재료로 하는 스무디킹 음료를 만든 이래 연구개발에만 몰두해왔으며, 사업 성장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노는 한국 영업권을 따낸 김 대표가 매년 60% 이상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본사 경영 문제를 논의하는 최상의 파트너로 여기기 시작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김 대표와 쿠노는 2년 전부터 스무디킹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방안을 놓고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이제는 글로벌 시장으로…
스무디즈코리아는 미국 본사 인수를 계기로 스무디킹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직은 매장 수가 적은 데다 진출국도 한정돼 있어 매장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다. 스무디킹은 전 세계에 총 7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미국에서 550개, 한국에서 140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미국과 한국에 매장이 집중된 모양새다. 나머지 10여개는 터키와 이집트 매장뿐이다.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라고 보기에는 아직 어려운 것이다.


스무디즈코리아는 본격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올 하반기 중 싱가포르에도 직영점을 낼 계획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상하이에 매장을 열기로 했다. 유 과장은 “스무디킹의 미개척지인 아시아시장 공략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미국 매장들도 본사가 있는 뉴올리언스와 마이애미 등 남부지역에 몰려 있어 이를 미국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완 대표는 “이번 인수합병을 계기로 글로벌 마케팅을 더욱 가속화함으로써 대한민국 외식업계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스무디킹은?
스무디킹은 창업자 스티브 쿠노가 지난 1973년 미국 뉴올리언즈, 마이애미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세운 기능성 음료 업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첫 개점한 명동점을 비롯, 현재 140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9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60%, 올해 예상 매출은 640억원으로 전망된다.


브랜드는 미국에서 탄생했지만, 한국 매장의 매출 기여도가 큰 편이다. 지난해 스무디킹 글로벌 매출 2500억원 중 한국 매장에서 올린 매출이 450억원으로 18%를 차지했다.


이번 인수로 스무디즈코리아가 미국 스무디킹 지분 60%를 갖고, 사모펀드인 SCPE가 나머지 40%를 갖게 된다. SCPE에는 스탠다드차타드(SC)와 국민연금의 출자비중이 가장 높고, 나머지는 일부 소액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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