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구글 나오라 그래”

산업 / 전성운 / 2012-07-06 09:31:44
애플發 특허전쟁, 구글을 겨누다

전 세계에서 애플과 삼성이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미국 내에서 삼성 갤럭시탭 10.1이 판매 금지 조치를 당한데 이어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를 미뤄달라는 삼성의 요청 역시 법원에 의해 기각돼 애플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특히 이번 결과는 ‘구글’을 직접 겨냥한 공격이 먹혀들어간 것으로 결국 애플이 원한대로 ‘구글’이 특허전쟁에 직접 참전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3일(현지시간) ‘갤럭시탭10.1’ 판매금지에 이어 삼성전자가 낸 “갤럭시 넥서스에 대한 판매금지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요청 역시 기각했다. 법원이 갤럭시넥서스에 대한 삼성의 집행정지를 기각한 이유는 갤럭시탭10.1과 비슷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미 법원은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여 갤럭시 넥서스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 판결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즉각 법원에 판매 금지 집행 정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법원이 삼성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는 “애플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애플이 9560만 달러(약 1140억원)에 육박하는 공탁금도 냈기에 갤럭시 넥서스는 본안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판매가 금지된다. 공탁금은 최종 본안 판결에서 판매금지 명령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될 경우 상대방이 입게 되는 손해를 보전해주기 위해 준비하는 돈이다. 공탁금을 낼 때만 판매금지 효력이 발휘된다.


갤럭시 넥서스의 공탁금은 갤럭시 탭 10.1의 공탁금인 260만달러에 비해 35배나 많은 1억 달러 수준으로 애플이 이 금액을 내면서까지 특허전쟁을 벌이는 것은 삼성과 싸우기 위함이기 보단 갤럭시 넥서스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만든 구글을 불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본안소송에서 애플이 우위를 점하게 되면 삼성 뿐만이 아닌 구글의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소위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때문에 구글은 판매 금지 결정이 내려진 즉시 삼성과 함께 갤럭시 넥서스 미국 내 판매금지 명령을 피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패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 ‘안드로이드’ 시대를 연 HTC의 ‘넥서스 원’(좌측)과 애플의 아이폰.


◇ 애플은 왜 구글을 직접 때리지 않을까?
애플이 삼성, 모토로라, HTC등과 펼친 특허전쟁은 사실상 ‘구글’을 겨냥한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의 오픈소스기반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겨냥한 것이다.


혹자는 왜 직접 구글을 향해 소송을 펼치지 않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안드로이드는 표면상으론 ‘오픈소스’ 이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를 직접 공격해서 얻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밖에 없어 결국 공격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을 직접 파는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향하게 됐다.


애플은 안드로이드를 탑재해 실제적으로 이익을 얻고 있는 제조사들과 특허분쟁을 벌리면서 내심 구글과의 전면전으로 확대되길 바라는 모양새다. 특허전쟁 초기엔 주로 디자인 특허를 가지고 삼성과 싸움을 벌여왔다면 최근에는 사용자 경험이나 소프트웨어 특허를 가지고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안드로이드의 태생에서 기인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내놓기 전까지만 해도 애플은 아이폰에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를 기본 기능으로 장착, 끈근한 유대관계를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막대한 양이 팔린 아이폰을 통해 상당한 라이센스 수익을 얻었고 모바일 검색시장에서 선점을 넘어선 ‘점령’에 가까운 지위를 확보했다.


그리고 (애플의 주장에 따르면) 아이폰, 아니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를 몹시 닮은 ‘안드로이드’가 세상에 나타났다. 초창기 안드로이드는 정말 부실하기 짝이 없는 모양새 였으나 ‘공짜’라는 점에 혹한 이동전화 제조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운영체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구글이 얻은 막대한 이익은 당연히 존재한다. 표면상으로는 ‘오픈소스’ 운영체제 였지만 구글의 많은 기능들이 포함돼 제조사에 제공됐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기능들을원활히 사용하기 위해선 구글에 계정을 갖는 것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또 검색을 포함한 지도, 앱스토어, 유튜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구글 플러스’까지 최근에 통합됐다.


안드로이드의 성공은 구글에게 2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태블릿PC를 포함한 전 세계에 보급된 안드로이드 스마트 기기 수 만큼 광고회사 구글이 보유한 광고판도 증가했다.


둘째, 스마트폰 또한 기본적으로 ‘전화기’인 만큼 대단히 많은 양의 ‘개인정보’ 취득이 가능해졌다. 그간 웹으로만 확보하던 단편적인 개인정보가 아닌 한 사람의 인맥, 주요 관심사, 사적 영역까지 모두 구글은 ‘익명’을 전제로 수집이 가능하다.


때문에 표면상으론 오픈소스 일지라도 안드로이드의 보급으로 구글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진 굳이 신경쓰진 않는다. 이것이 애플이 구글을 직접공격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 안드로이드 연합군 ‘불안심리 가중’
애플이 원하는 바는 크게 2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구글을 향한 “배끼지 말라”는 메시지의 전달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은 이를 부정할지 모르지만, 안드로이드는 iOS를 ‘흉내내서’ 만들어졌다.


이는 안드로이드의 개발 초기 모습을 찾아보면 충분히 가능한 추론이다. 최초의 안드로이드는 iOS보단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바일운영체제 ‘윈도우즈CE’와 비슷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구글에 입사한 이후 안드로이드는 놀랄만큼 iOS화 됐다. 애플 입장에선 안드로이드와 구글이 당연히 좋게 보일수가 없다.


둘째, 삼성을 중심으로 한 ‘안드로이드 연합’ 흔들기다. 일부 외형 디자인 특허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고 애플과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는 대부분의 ‘사용자입력’ 혹은 ‘사용자경험’이라고 불리는 영역에서 소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으로 제조사의 문제이기 보단 구글에서 나서서 해소해야할 부분이다.


애플이 이 부분을 계속해서 공격할수록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의 구글에 대한 신뢰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고 이들은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에 대한 비중을 낮추고 다른 운영체제나 플랫폼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구글도 직접 애플과 대결은 피하고 있지만 방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토로라’의 인수다. 구글은 작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이동전화 제조사 모토로라를 인수했고 모토로라의 ‘특허’를 이용해 애플과 다른 적들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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