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보험, ‘오를 일’만 남았다

산업1 / 전성운 / 2012-06-29 15:58:44
3년 연속 손해율 100% 초과…대책마련 시급
자연재해로 인한 농가 피해를 보존해 주는 ‘농작물재해보험’이 104년만의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확산되면서 손해율이 급증, 내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3년 연속 손해율 100%를 초과해 운영 전반에 걸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농사를 마치지 않아 정확한 피해상황을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집중호우 피해를 본 전북 정읍지역 못지않은 손해율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내년 보험료 인상 불가피
올해부터 벼 품종도 ‘농작물재해보험’이 전국으로 확대된 덕분에 피해농가의 소득은 어느 정도 보전되겠지만, 내년 보험료가 인상될 것을 생각하면 무작정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작년 정읍의 경우 농작물피해보험의 손해율이 900%에 달했고, 이로인해 이 지역의 벼품종 농작물피해보험 보험료는 15%가 인상됐다.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다른 변수 없이 가뭄이 지속된다면 손해율이 높아질 것” 라며 “손해율이 높아지면 내년 책정되는 보험료는 당연히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손해율이 900%라는 건 지급한 보험금이 받은 보험료의 9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농작물피해보험은 각 지역별로 보험료 책정되게 되는데 이번 가뭄은 벼 재배 가구 대부분이 밀집돼 있는 충남·전북·경기지역이서 대부분 벼 농가의 내년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보험료는 지속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벼 품종의 농작물피해보험 가입 조건이 ‘본답에 이앙을 완료한 시점’이어서 가입 기간이 끝난 현재까지 모내기를 완료하지 못한 농가는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농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지수형 날씨보험’을 도입해야
이와 관련해 보험개발원 박항준 파트장은 “(올해 가뭄같은)자연재해가 지속된다면 손해율을 계속해서 늘어나고 보험료는 점점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럴 때일수록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국가재정 보조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연구원도 지난 10일 ‘농작물재해보험으로서의 지수형 날씨보험 도입 사례와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2009년 105.8%에서 2011년 119.4%로 증가했다”며 “이상기후의 증가가 손해율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헀다.


또 가입대상 품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노출됐던 손해사정 과정의 문제와 농가의 도덕적 해이 문제도 지적됐다. 현재 농작물 재해보험은 재해 발생 시 해당 지역의 농업인 중에서 선정된 손해평가인이 현장 손해평가를 담당하고 있어 보험가입자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액을 결정하고 보험금을 공정하게 산정하는 손해사정의 전문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금의 시스템은 재해 가능성이 높은 과수원만 선별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농민들의 ‘역선택’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작물 재해보험에 ‘지수형 날씨보험’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기온·강수량 등 측정 가능한 기상 조건을 지수화해 사전에 정한 지수와 실제 관측한 지수의 차이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험연구원은 “(지수형 날씨보험을 도입하면) 손해사정 과정이 없어 보험금 지급 과정이 신속하고 간편하고 예기치 못한 재해 발생 시 미리 협정된 보상금을 지급하므로 보험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미 인도·미국·캐나다·중국 등은 농작물 재해보험에 지수형 날씨보험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이미 지수형 날씨보험을 도입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상데이터·관측소를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지수형 날씨보험을 위한 다양한 지수가 개발되고, 보험료 및 보험금 산출을 위한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도입이 원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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