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도전장 “코스트코, 한 판 붙자!”

산업 / 유상석 / 2012-06-29 15:48:11
회원제 할인점 ‘빅마켓’ 오픈 현장취재

“회원카드 좀 보여주세요” 서울 독산동의 회원제 할인점 ‘빅마켓’ 매장 입구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점원들이 고객들의 회원카드를 꼼꼼히 점검했다. 회원카드가 없는 일부 고객은 입구 한쪽에 마련된 회원카드 발급처에서 신규 등록을 한 뒤에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빅마켓(VIC Market)은 롯데마트가 국내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회원제 할인점으로, 지난 6월 28일 개장했다. 전국에 7개 점포를 운영중인 회원제 할인점 코스트코(COSTCO)와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돌입한 것이다. 실제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코스트코와는 불과 5.5㎞ 가량 떨어져 있어 경쟁구도가 예상된다.



◇ 가격 저렴하고 수입품 다양하지만 먹거리 부족
‘빅마켓’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마트와는 달리, 3만원에서 3만5000원에 해당하는 연회비를 부담하는 유료 회원제로 운영,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가격을 내리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 등을 최소화하고, 집기나 상품 진열도 물류창고와 같이 팔레트 집기를 사용하며, 박스 단위로 진열한다.


판매 상품도 상품군내 인기 상품 등 핵심 상품을 중심으로 압축해 3000여개 상품을 선보인다. 박영화 빅마켓 점장은 “상품 구색을 대폭 줄이고 포장을 대량으로 하는 대신, 가격을 일반 마트보다 10~30% 정도 확 낮춘 것이 특징”이라며 “회원제로 운영하는 만큼 회원들 수요에 철저히 맞춘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매장 안 상품 대부분이 기존 대형마트보다 저렴했다. 해찬들 쌈장이나 세탁세제 등은 50%가량 저렴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주부 우수경(40)씨는 “일반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많이 싸서 자주 오면 회비 3만원을 뽑고도 남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상품 수, 특히 먹을거리가 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직수입과 병행수입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춘 상품도 선보인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원두커피 브랜드인 '라바짜 원두커피(1㎏)'를 시중가보다 10~30% 저렴한 3만9900원에, 글로벌 1등 기저귀 브랜드인 '팸퍼스 팬티형 기저귀(대형80P/1박스)'를 4만4900원에 판매한다.


대형마트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해외명품도 선보인다. 병행수입을 통해 루이비통, 프라다, 페라가모 핸드백과 오메가, 테그호이어, 까르띠에 시계를 10~40% 가량 가격을 낮춰 판매한다. 이밖에 빅마켓 금천점에는 경정비코너, 동물병원, 약국, 대형 패밀리레스토랑, 키즈카페, 스튜디오, 어린이 소극장 등 도 편의시설도 갖췄다.


빅마켓의 연회비는 일반 개인 회원이 3만5000원, 비즈니스 회원이 3만원이다. 회원가입은 빅마켓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에서도 가능하다. 회원 카드는 본인만 사용 가능하며, 개인 고객의 경우 가족에 한해 1명 한정으로 추가 발급이 가능하다. 비즈니스 회원은 추가 1명에게 발급해준다.


◇ ‘가격 경쟁 한계’… 다시 ‘창고형 매장’으로
회원제 할인점으로 바뀐 빅마켓은 원래 롯데마트 금천점이 있던 곳이다. 롯데마트가 주변 대형마트와 차별화하기 위해 회원제 할인점으로 재단장한 것이다. 금천점 주변에는 반경 5㎞ 안에 금천점을 포함해 롯데마트(2개), 이마트(3개), 홈플러스(2개) 등 7개의 대형마트가 들어서 있었다.


상품 구성도 비슷하고 가격도 큰 차이가 없었다. 금천점 주변뿐 아니라 전국이 이처럼 포화상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운영 중인 점포 수만 전국에 370개다. 대형마트가 치열한 출점 경쟁을 벌인 결과다.


물론 대형마트는 그동안 상품의 생산ㆍ기획과정부터 참여해 무수한 자체 브랜드상품(PB)을 개발하며 가격 낮추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생산 방식은 달라도 비슷한 유통, 진열, 판매 과정을 거치다 보니 가격 경쟁에도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마트가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 회원제 할인점이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중 경기도 화성에 빅마트를 추가 개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새로운 형태로의 변신을 시도 중이다. 이마트는 연초부터 트레이더스라는 이름의 창고형 할인점을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이미 부산과 인천ㆍ대구ㆍ대전 등 6곳에 문을 열었다. 매장 내 진열 상품 수를 5000여 종으로 줄이고, 포장 단위도 박스 단위만 취급한다. 매장 안 관리직원도 소수만 배치했다. 단,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회원제 운영 점포가 아니다.


대형마트의 변신은 ‘우리 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을 많이 확보해 가장 싼 가격에 팔자’는 쪽으로 맞춰져 있다. 하지만 매장의 형태는 대형마트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1990년대 초반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는 90년대 초 월마트나 까르푸 같은 글로벌 유통업체가 창고형 할인매장 형태로 처음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은 창고 같은 매장에 박스째 쌓인 상품을 낯설어했다. 이후 외국계 업체가 철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직원들이 늘어선 현재 같은 대형마트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엔 소비자들이 달라졌다. 거품을 쫙 빼고 가격을 낮춘 실속 매장을 찾는 이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회원제 할인점인 빅마켓 오픈을 통해 기존 대형마트에서는 제공하기 어려웠던 상품과 가격을 제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다양한 해외 유통 경로를 활용해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상품들을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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