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에 눈칫밥… 악몽의 울릉도

산업1 / 유상석 / 2012-06-22 17:38:54
여행사 ‘부실 패키지 상품’ 실태 고발

직장인 여 모 씨는 ‘공감여행’의 패키지 상품을 통해 울릉도에 다녀왔다. 격무에 지친 심신을 풀고,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울릉도를 찾았으나, 여행 시작부터 끝까지 불쾌한 일만 계속됐다.


여행 첫 날 관광버스 운전기사는 여 씨를 포함한 여성 관광객들에게 음담패설을 서슴지 않았고, 오징어ㆍ호박엿ㆍ막걸리 등 예정에도 없던 특산물 판매장으로 데려가, 물건 구입을 유도했다. 뿐만 아니라 “왜 나에게 성의 표시를 하지 않느냐”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둘째 날은 더 심했다. 독도로 이동하기 위해 안내 직원을 찾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관광객들이 직원을 찾아 나선 끝에야 겨우 티켓을 받아 독도행 배에 올라탈 수 있었다. 출발 시간까지 겨우 15분을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독도 관광을 마친 후 찾은 식당에선 눈칫밥을 먹고, 이동수단을 확보하지 못해 다른 여행객의 관광버스을 얻어 타고 이동했다. 여 씨는 “왜 우리가 30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 거지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 울릉도를 찾은 일부 관광객들이 관광버스 기사의 성희롱, 예정에 없던 특산물 매장 경유, 안내원의 근무태만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울릉도 도동항에서 관광객을 기다리는 관광버스(이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 버스 기사 성희롱, 내 돈 내고 눈칫밥… 지옥 같았던 여행
여 씨 일행이 관광버스에 올라타자 관광버스 기사는 ‘자신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는 말로 관광객을 맞이했다. 그러나 기사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여 씨 일행에게 그 만남은 악몽의 시작이었다.


그는 호박엿공장ㆍ호박빵공장ㆍ오징어 판매점ㆍ막걸리 집 등 예정에 없는 특산물 판매장을 향해 계속 버스를 몰았다. 쇼핑을 원하지 않는 관광객들은 멈춰선 버스 안에서 30분 이상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이동 중엔 운전기사의 음담패설도 들어야 했다. 어느 다리 위를 주행하며, 기사는 “지금 우리가 지나는 다리 이름은 ‘할랑교? 말랑교? 어쩔랑교?’입니다. 여자분들, 남자 구실 못하는 사람이랑 살지 마세요. 이혼하고 새 사람 찾아야 합니다. 찾아보고 없으면 저에게 오세요”라는 음담패설을 했다.


여성 승객이 많았던 탓에 분위기가 싸해졌는데도 기사의 외설은 그치지 않았다. 거북바위를 지날 땐 “거북이가 힘들어 보이죠? 방금 일(성행위)을 마치고 와서 그래요”, 나리분지를 지날 땐 “길이 험해서 차가 흔들릴 겁니다. 여자분들, 가슴이 출렁거리니까 가슴 꽉 잡으세요”등의 말을 이어나간 것이다. “어제 내 버스에 탔던 아가씨는 이런 소리를 냈다”며 여성의 신음소리를 흉내내기도 했다.


예정에도 없던 특산물 매장에서 시간을 허비하느라, 정작 예정된 관광지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거북바위, 태하황토바위 등의 관광지에서 각 10분, 15분의 짧은 시간동안 머무른 것이 ‘진짜 관광’의 전부였다. 나리분지는 ‘바다안개 때문에 경치가 보이지 않는다’며 정차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막걸리 집에서 30분 이상 기다리게 한 것과는 대조적인 시간 안배였다.


그토록 지옥 같은 버스 여행을 마칠 땐, 버스 기사의 불평도 들어야했다. “다른 관광객들과는 달리 왜 당신들은 나에게 성의 표시를 하지 않느냐”는 불평이었다. 대놓고 돈을 요구한 것이다.


여 씨는 “버스기사에게 농락당하고, 독도 들어가는 배를 놓칠까봐 안내원 찾아 동분서주했다. 여행사와 식당 상호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식당에 들어가서도 눈칫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1인당 28만5천원이란 큰돈을 내고도 왜 우리가 기사에게 농락당하고, 식당 주인에게 거지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공감여행’ 홈페이지 묻고 답하기 게시판. 울릉도 ‘부실 여행 상품’ 피해를 겪은 우 씨 일행이 항의의 글을 올렸으나, 여행사 측은 묵묵부답이다. 다른 고객들의 글에 모두 답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 여행사에 환불 요구했지만…
여 씨는 “우리 일행은 분명 ‘공감여행’이라는 여행사에 예약 신청을 했다. 그런데 묵호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선 ‘나리투어’라고 적힌 패찰을 관광객에게 배부했다. 울릉도에 도착한 우리를 맞은 회사는 ‘(주)울릉도여행’이라는 회사였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현지에서 ‘울릉도여행’ 직원에게 항의했더니 ‘예약사에 문의하라’는 말을 들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공감여행’에 불만을 제기하니 ‘쇼핑 권유로 인한 부실 여행, 관광버스 기사의 음담패설은 우리 탓이 아니다’고 답했다. 서로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며 분노했다.


여 씨 일행은 ‘공감여행’에 울릉도 왕복 뱃삯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환불을 신청했으나, ‘공감여행’ 측은 “어쨌든 관광은 다녀오신 것 아니냐”며 이를 거절했다. 여 씨는 “그래도 울릉도까지 다녀온 건 사실이라, 뱃삯을 제외한 금액을 돌려달라는 것인데, 여행사의 태도가 정말 너무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공감여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울릉도는 섬이라는 특성상 육지 여행과는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돌발적인 변수 탓에 손님이 불만족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손님은 ‘환불’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그래서 저희가 따로 전해드릴 입장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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