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상버스’, 장애인이 기피한다

산업1 / 전성운 / 2012-06-22 15:09:09
8년째 운용중인 ‘저상버스’ 실효성 논란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 2004년 일반 버스보다 2배나 비싼 가격의 저상버스를 도입 1780대를 8년째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장애인들과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하고 있다. 정작 장애인들은 이용을 꺼리고 있어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불만은 무엇보다 일부 기사들의 무관심과 기기 오작동에 따른 불편함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일부 버스 기사들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외면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고 지적한다.


▲ 국토해양부가 개발해 작년부터 생산된 '신형 저상버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일부 저상버스가 장애우를 태우지 않고 (정류장을) 지나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버스)운전기사들이 장애우가 있을 거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운행을 하다가 (정류장을)지나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상버스의 특성상 슬로프 등 장애인들을 위한 장치가 제대로 작동돼야 하는데 고장이 잦아 이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최성윤 팀장은 “슬로프가 고장 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아무래도 사용률이 낮다보니 점검 등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운수업체 관계자는 “슬로프에 대한 점검 등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며 “하지만 가끔 부품 공급이 늦어져 수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외출을 할 때마다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뇌변병 1급 장애인 최광민(38)씨는 “저상버스의 보급률이 낮다보니 버스를 타려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며 “부득이한 경우 버스를 타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타지 않는 방법을 찾게 된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장애인단체 총연맹 관계자는 “이용을 하고 싶어도 저상버스 도입률이 24%대에 그치고 있다 보니 이용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작년 12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은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앞에서‘서울시 저상버스 예산 불용처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열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가졌다.


◇ “대수 늘려봐야 미봉책”
그나마 운행되고 있는 저상버스도 특정 노선에 편중돼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 버스노선은 366개. 그중 저상버스가 운행되는 노선은 전체의 절반 수준인 180여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노선에는 저상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결국 운행하는 않는 노선에 살고 있는 장애인은 불가피하게 저상버스를 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저상버스 노선 재배치 사업을 통해 교통약자들이 이용할만한 시설에 저상버스를 더 많이 배치했다”며 “새롭게 도입되는 저상버스의 경우 이런 점을 고려해 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오는 2015년까지 저상버스 운행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단순히 운행 대수를 늘리는 것만으론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성남 총장은 “저상버스 대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상버스가 다닐 수 없는 지역의 교통약자를 위해 장애인콜택시 등 특별이동수단과의 연계방안도 마련해 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도 “저상버스 운전자에 대한 교육과 시민들의 인식 개선 그리고 정류장의 환경 정비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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