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정책, ‘빛 좋은 개살구’ 되나?

산업 / 이준혁 / 2012-05-25 17:51:44
권혁세 금감원장 “서민금융 대출 기준 완화할 것”

정부의 ‘불법사금융과의 전쟁’ 이후 서민금융 지원에 많은 문제점이 제기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바꿔드림론과 햇살론, 미소금융재단의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의 지원 조건이 지금보다 더 완화된다.


금융감독원은 바꿔드림론의 지원 요건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햇살론 이용자 중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에 대해서는 소득증빙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미소금융의 재산 요건과 채무 비율 기준도 완화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의 불법사금융 척결 대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는 2만여건이 넘었지만 금융지원은 60여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제도권 밖에 있는 서민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금융전문가는 제도금융권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금융소외계층이 많다면 서민금융 지원방안에 문제점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황식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자산관리공사를 방문해 불법사금융 척결관련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서민금융 문턱 높아


이기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감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불법사금융 피해 예방과 구제를 위한 추가적인 개선 방안을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권의 법인카드 포인트를 모아 기금을 조성해 사금융 피해자에게 저리로 대출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또 법률구조공단과 협의해 사금융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률지원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된 법률지원단은 사금융 피해자의 법률 상담과 소송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한다.


이와 관련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사랑의 동전 나눔 서비스’ 행사에 참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금융 피해를 입은 사람들 가운데는 햇살론이나 새희망홀씨대출 등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도 많았다”며 “이들 상품의 대출 요건을 보다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권 원장은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금융 피해자들을 돕는 마지막 수단으로 금융권 법인카드 마일리지로 조성된 기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법인카드 마일리지 기금을 통한 대출은 기금 규모가 확정된 뒤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권의 법인카드 마일리지 규모는 14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그는 저축은행 명칭을 ‘상호신용금고’로 변경하는 것과 관련, “당장은 아니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19대 국회가 구성이 되면 관련 법의 변경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고금리, 불법채권추심, 대출사기 등 사금융 피해유형별 민ㆍ형사 소송절차와 표준고소장 등 매뉴얼을 작성해 사금융 피해자의 법적구제 절차를 돕기로 했다.


피해신고가 빈번한 대부업체는 금감원과 지자체의 합동 현장점검을 받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 21일부터 지자체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지역 8개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며 위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지난 18일 기준 2만144건으로, 경찰청, 지자체 등을 포함하면 2만4695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 2만건 신고에 금융지원은 고작 58건


정부 각부처와 금융감독당국이 지난 4월18일 ‘불법사금융 척결 대책’을 발표하고 한 달이 넘도록 대대적인 단속과 신고접수 등을 진행했지만 정작 피해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18일부터 5월18일까지 1개월간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고 건수는 2만144건으로 하루 평균 846건이었다. 이 중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또는 금융ㆍ법률지원 등 구제절차가 필요한 피해신고는 6342건(31.5%)이었으며 피해 신고금액은 529억1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 중 자산관리공사의 바꿔드림론 등으로 피해자에게 금융지원을 해준 경우는 58건, 4억5000만원에 그쳤다. 1559건은 현재 상담 중이며 1752건은 지원 없이 종결 처리됐다.


금감원에서 신고를 접수받아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경우에는 실적이 더 미미하다. 금감원은 접수된 피해사례 중 5001건을 경찰 등 수사기관에 넘겼다. 하지만 경찰은 금감원에서 넘어온 피해건 중 17건, 24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을 뿐이다. 390건은 수사가 종결됐고, 나머지 4594건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이는 112등 피해신고 273건과 인지ㆍ기획수사 1963건 등 경찰이 자체적으로 처리해 검찰에 송치한 건수 2253건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또한 소송지원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금감원이 2차상담을 위해 법률구조공단에 넘긴 558건의 사례 중 소송지원이 결정된 경우는 13건에 불과했다. 336건은 지원없이 종결됐고, 209건은 법률지원을 위한 상담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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