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간접광고, 방송보라고? 옷보라고?

산업1 / 유상석 / 2012-05-25 16:47:57
잘 나가는 예능에 광고하려면 ‘회당 2~3천만원’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스타마케팅이 아닌 TV 간접광고(PPL, Product in Placement)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아웃도어 업체와 방송국 모두 비판의 목소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양새다. 아웃도어 업체에 대해서는 아이돌 가수나 배우를 내세워 청소년에게 고가 제품 구매를 유도한다는 비난 여론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송국에 대해서는 간접광고를 통해 브랜드를 상대로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린다. 소위 ‘잘나가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간접광고 비용을 은근슬쩍 올려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경우, 회당 간접광고 비용이 최소 2~3천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1년 분량의 간접광고 계약이 이미 완료될 정도로 간접광고 수단으로써 인기가 높다.

◇ 간접광고 비용, ‘부르는 게 값’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PPL 단가는 5년 전 보다 2배나 뛰었다. 2007년 종영한 SBS예능프로그램 ‘X맨’의 1회당 간접광고 단가는 약 1천~2천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현재 방영 중인 ‘런닝맨’은 기본 2천~3천만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추가 요구 사항이 있을 경우, 간접광고 비용은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겟잇뷰티’는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으면서 1회당 간접광고 단가가 최고 7천600만원으로 치솟았다. 다른 케이블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최고 5배 더 받고 있는 셈이다.


한 광고 대행사 관계자는 "예전에 회당 1천500만원선이었던 간접광고가 3천~4천만원으로 올랐다. 제작비나 의상 협찬 등 기본적인 방법 외에도 다양한 옵션 계약이 등장해, 간접광고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밝혔다.


◇ 비싼 비용에도 간접광고 인기 높아


브랜드도 방송국 장삿속에 장단을 맞추며 ‘공범’이 되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마케팅의 대부분을 간접광고에 맞춰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간접광고의 가장 큰 손으로 떠오른 업체들은 고가 논란을 빚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1월과 3월 '런닝맨'에, 코오롱스포츠는 드라마 '더킹투하츠'에, K2는 지난 3월 '청춘불패2'에, 블랙야크는 '정글의 법칙 1,2'에, 빈폴아웃도어는 드라마 '패션왕'과 '런닝맨'에, 네파는 '1박2일' '천번의 입맞춤' '오작교 형제들' '드림하이2' '생존왕'등과 각각 계약을 맺었다. 특히 런닝맨의 경우 비싼 단가에도 1년치 간접광고가 이미 계약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웃도어 관계자는 “수억씩 들여 TV광고를 하는 것보다, 몇천만 원짜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더 큰 광고효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PPL을 선호하게 된 이유는 스타마케팅에 따른 비난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가격 대비 효과 또한 크기 때문이다. 오민경 광고대행사 OPPL 대표는 “스타 섭외와 계약 비용이 10억이라면 PPL은 회당 1500만~3000만원을 투자하면 된다”고 전했다.


간접광고 효과도 입증됐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시청자 3명 중 1명은 PPL브랜드를 정확히 기억하고 인지했다.


◇ 가격 비싸지고, 몰입 방해되고… 피해는 소비자에게


문제는 PPL로 인한 비용부담이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브랜드가 지출한 PPL 광고비용은 제품 가격에 반영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마케팅 비용까지 떠안으면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아웃도어의 경우, 원가 자체가 비싼 편인데 마케팅 비용까지 더해지게 되면 가격은 더욱 치솟는다.


또 간접광고가 프로그램 몰입을 방해하면서 시청자들의 볼 권리 침해와 스트레스를 높인다는 의견이 많다. 한 시청자는 “방송인지 광고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여가시간에 주로 TV를 시청하는 편인데, 방송 하나도 맘 편안히 볼 수 없다. 몰입이 안 돼 채널을 여러 번 돌리게 된다”면서 “간접광고에 대한 적당한 규제와 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 YMCA 간사는 “PPL은 스타마케팅의 연장선상이다. 청소년이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에 주로 PPL을 하는 것은 청소년을 노린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유행에 민감할 수 있는 10대들에게 PPL은 상당히 효과적인 광고마케팅 수단”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청소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고가 15초 내에 제품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고안한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인기 그룹 2PM을 광고모델로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 관계자는 “2PM의 국내활동이 없는 탓에 광고 효과가 크지 않아 PPL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을 대변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제작 현실 탓에 사실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형석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상파텔레비전심의팀 팀장은 “간접광고 규정에 따라 심의하고 있다”면서도 “간접광고나 협찬의 경우 기준이 모호해, 심의하기 쉽지 않다.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착용하고 방송 내내 직간접적으로 노출되는 ‘런닝맨’에 대해 “제작현실을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방송 전체를 모자이크할 수는 없지 않냐”며 “문제가 되는 방송분을 다시 확인해 심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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