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말 팔 수 있을까?”

산업 / 전성운 / 2012-05-25 16:20:06
우리·산은 민영화 ‘난항’

우리금융과 KDB금융의 민영화에 난항이 예상된다. 유럽 재정위기 때문에 급락한 주가가 기업공개(IPO)를 앞둔 KDB에겐 걸림돌이고, 우리금융은 사겠다는 사람이 마땅찮은 상황이다. 정부 역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두 금융지주사를 현시점에서 섣불리 매각했다간 ‘헐값 판매’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어떻게든 팔아치우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만큼 온갖 무리수 동원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 김석동 금융위원장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은행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KDB금융지주(산은금융지주)의 기업공개(IPO)와 우리금융지주 매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에선 “연내 IPO나 매각은 물 건너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런 시기에 공기업인 KDB금융지주 주식을 저가에 판다는 건 명분이 서질 않고 국민 세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 역시 싼값에 팔 경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대의명분이 퇴색할 수밖에 없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지금 팔면 원금회수도 못해”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우리금융 상장주식 수 8억601만주 중 56.97%(4억5919만주)를 보유 중이다. 그동안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 금융감독 당국은 우리금융지주의 연내 매각 방침을 밝히고 주요 금융지주사와 사모펀드(PEF) 등에 인수의사를 타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 주가는 최근 1년 기준 전고점 대비 30~40% 이상 빠진 상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5월 6일 1만4600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이날 종가는 1만50원까지 떨어졌다.


타 금융지주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주당 5만3000원대에 거래되던 신한지주는 3만7000원대로, 5만6000원대까지 올랐던 KB금융은 3만5000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상대적으로 선방해 온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4만6000원대에서 3만5000원대로 내려앉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가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12조8000억원 가량으로 지난 3월 말 기준 5조6000억원이 회수돼 회수율은 약 44.0%다. 투입된 공적자금 원금이라도 회수하려면 우리금융지주 매각으로 최소 7조2000억원은 챙겨야 한다.


▲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

현재 1만원에 우리금융 지분을 몽땅 판다면 총 4조6000억원이다. 따라서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으로 최소 2조6000억원을 더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이렇게 많이 줄 인수자는 없다”는 것이 현재의 시장 분위기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 ‘칼자루’를 인수주체가 쥐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충분히 받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며 “특히 외국인들도 상당수 인수에 가담할 텐데 싸게 팔 명분이 정부에 있겠느냐”고 말했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이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 역시 주가 급락으로 꼬이고 있다. 현 상태로는 도무지 가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증시 침체로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PBR은 약 0.5배에 불과하고 여타 우량한 금융지주사도 PBR가 0.7~0.8배 정도다. 우리 주식시장 전체로는 약 1.1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BR이 1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주식가격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상황에서 KDB금융지주를 IPO하면 값이 엉망이 될 건 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 PBR(Price Book-value Ratio) :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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