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시스템에어컨 '소비전력’ 두고 ‘옥신각신’···산자부는 묵묵부답

산업 / 신유림 / 2020-06-26 09:32:59
삼성전자 "바뀐 규정 무시해 소비자 기만” vs “산업통상자원부 규정대로 표기, 문제 없어”
LG전자 "허위 소비전력으로 소비자 속여 계약" vs "단순 실수, 바뀐 규정에 따라 수정"
각 사 로고. (사진=신유림 기자)
각 사 로고. (사진=신유림 기자)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의 소비전력 표기를 두고 충돌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표기법을 제시해야 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 10월부터 에어컨의 소비전력 측정방식과 에너지 효율등급 표기 기준을 변경했다.


특히 시스템에어컨의 경우 기존 실외기만으로 소비전력을 측정하던 방식을 실외기와 실내기, 배관까지 더해 계산해야 한다. 이 경우 실제 전기요금은 그대로지만 수치상 전력사용량이 많게는 40%대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호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양측이 상호 비방전을 거두고 자사 제품 홍보에만 집중하기로 합의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소비전력 표기 기준이 바뀌었음에도 실외기만 계산한 기존 소비전력 그대로 카탈로그와 라벨에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시스템에어컨 카탈로그. 전력사용량에 거의 변화가 없다.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 시스템에어컨 카탈로그. 전력사용량에 거의 변화가 없다. (자료=삼성전자 홈페이지)

정부의 기준변경 전후의 삼성 시스템에어컨 카탈로그를 모두 살펴보면 등급은 이전보다 하향조정 됐으나 소비전력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를 두고 LG전자는 “삼성전자가 표기한 전력사용량은 바뀐 규정에 따른 것이 아니다”며 “이를 바뀐 규정에 따라 표기한 LG전자 제품과 비교하며 삼성 제품이 훨씬 전력사용량이 적다고 홍보하는 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규정대로 표기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외기의 경우 싱글제품과 멀티제품은 시험규격이 다르다”며 “규격에 따라 싱글제품은 실외기에 실내기까지 포함해서 소비전력을 표기하고 있으며, 멀티제품은 실제 판매시 어떤 실내기와 조합이 될지 알 수 없으므로 규정에 맞춰 실외기, 실내기 각각 소비전력을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라벨링과 카탈로그,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 LG전자가 더 문제”라며 “오히려 부당영업으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것은 LG전자”라고 맞받아쳤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달 16일까지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2017년 기준의 소비전력 수치를 표기한 시스템에어컨 카탈로그를 사용해 소비자와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가 일부 소비전력 표기가 상이한 것이 알려지자 지난달 4일 소비전력 수치를 수정했다.


LG전자 시스템에어컨 소비전력, 전력사용량 수치가 최대 40%대까지 올랐다. (자료=LG전자)
LG전자 시스템에어컨 소비전력, 전력사용량 수치가 최대 40%대까지 올랐다. (자료=LG전자)

삼성전자는 “LG전자가 허위 소비전력으로 소비자를 속여 계약을 따냈으나 실제 납품 제품의 소비전력 차이가 커 문제가 된다”고 비난했다.


LG전자측은 이에 “그건 단순 실수였다”며 “바뀐 규정에 따라 표기를 수정한 것일 뿐 제품이 다르거나 전기요금이 더 먹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양사가 팽팽하게 대립 중인 가운데 정작 판단기준을 제시해야 할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공단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정당한 소비전력 수치 표기에 대해 “일단 산자부 홈페이지에 등록된 소비전력과 대조해본 다음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며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확인 후 답변을 하겠다”고 했으나 며칠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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