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 … 관객을 앞으로 끌어당기는 매력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8-11 18:12:21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뮤지컬을 보기 위해 티켓팅 전쟁을 치를 때 '규모의 경제'를 생각하지 않고 '물량 공세'에 나선다면 아마도 '앞쪽 좌석'에 대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기본적으로 '비싼 좌석'이 앞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앞쪽 좌석이 비쌀까? 단순히 생각할 때 '잘 보이고 잘 들려서'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마이크와 음향시설이 발전함에 따라 굳이 '잘 듣기 위해' 앞쪽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이유는 설득력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잘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보느냐의 기준에 따라 '잘 보이는 것'의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또 공연장이 어디냐에 따라 오히려 앞쪽 좌석이 불편할 수도 있다. 공연 내내 목을 빳빳이 들어올리고 무대를 주시하는 것은 상당한 곤욕일 수 있다.


목디스크가 현대인에게 만연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무대 전체를 보고, 군무를 즐기기 위한 공연이라면 뒤쪽일수록 더 '잘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배우의 얼굴과 표정에 집중하고 싶다면 '앞쪽 자리'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 만약 내가 배우의 열렬한 팬이고, 소위 '얼빠', '빠순이', '빠돌이' 소리를 들어도 개의치 않는다면 그러한 쟁탈전은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을 다 걷어치운다 해도 뮤지컬 '캣츠'의 경우는 최대한 앞쪽으로 다가서서 공연을 즐길 가치가 있다.


사실 이 역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캣츠' 역시 수많은 고양이들이 사방에서 난입하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때로는 일사불란한 군무를 맞추는 연기를 선보인다. 아이돌 그룹같은 고양이들의 칼군무를 감상하고 싶다면 무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곳 까지 걸음을 뒤로 후퇴해야 한다.


그러나 '캣츠'는 '캣츠'만의 특별한 매력으로 관객을 앞쪽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것은 인터미션과 공연 중 젤리클석으로 수시로 찾아드는 고양이들의 블록버스터급 팬서비스 때문만은 아니다.


뮤지컬의 스테디셀러 '캣츠'가 보여주는 '고양이 짓'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캣츠'는 영국의 작가 T.S.엘리엇의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작곡자로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곡으로 구성되어, 지난 1981년 영국 런던의 뉴런던 씨어터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30개국, 300여 도시에서 15개국어로 번역되어 73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는 2002년 5월에 막을 내리기까지 21년간 8950회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1982년부터 2000년까지 18년간 7485회 공연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긴 명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94년에 첫 선을 보였고 2008년 이후에는 한국어 라이센스를 획득해 국내 배우들의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캣츠'가 다른 뮤지컬들과 달리 관객들을 무대 앞까지 끌어당기는 것은 고양이로 분한 배우들이 펼치는 섬세한 연기와 동작 때문이다. 실제 고양이의 움직임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을 무대위에서 투영했을 뿐 아니라 스
포트라이트가 꺼진 후에도 끊임없이 고양이와 같은 표정과 행동을 반복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무대 위에 널부러져 있는 고양이들은 극이 진행되는 내내 철저히 고양이 그 자체다.


이는 다른 뮤지컬에서 조명이 꺼진 후, 혹은 중심이 되지 않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과 객석의 관객들을 향해 보여주는 '고양이 짓'은 '규모의 경제'를 막론하고 그냥 '앞쪽 자리'에 앉을 가치를 마련해준다.


지난 2008년 내한 공연 이후 국내 라이센스 공연이 진행된 '캣츠'는 지난해까지 오리지널 팀의 국내 공연이 없었다. 많은 발전을 이룬 국내 공연팀에서 보여진 가장 큰 아쉬움은 역시 오리지널 팀이 보여줬던 천연덕스러운 '고양이 짓'이었다.


한편, 이 달까지 서울 공연을 진행하는 '캣츠'는 이후 대전을 시작으로 전국투어에 들어간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국투어를 성사시켰던 캣츠는 11월 말까지 전국공연에 나선다.


호주와 일본에서 위키드의 엘파바를 맡았던 에린 코넬(Erin Cornell)이 '켓츠'를 대표하는 넘버 'Memory'의 감동을 전하는 '그리자벨라'를 맡았고, 여성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끄는 럼 텀 터커 역을 맡은 얼 그레고리(Earl Gregory)는 단언컨데 국내에 내한했던 역대 럼 텀 터커 중 가장 많은 환호를 이끌어냈음이 틀림없다.


사진 : 뮤지컬 '캣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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