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창 은행연합회장은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 시스템 참여 허용이 외국계 은행에 국내 시장을 송두리째 내주는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를 초래할 수 있다고 21일 지적했다.
유 회장은 이날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 세계적으로도 예금을 취급하지 않는 금융기관에 지급결제업무를 부여한 사례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회장은 "이는 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함께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 대형 투자은행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킴으로써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윔블던 효과'는 전영테니스대회인 윔블던대회가 외국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한 이후 영국인 우승자를 배출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처럼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나서 외국계 자본이 국내 자본을 몰아내고 오히려 안방을 차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유 회장은 자본시장통합법과 관련 "신탁상품 중 금융투자상품이 아닌 재산신탁이나 공익신탁 등에 대해서는 현행 신탁업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업권간 규제차익을 막기 위해 은행법에도 포괄주의(네거티브 방식)를 도입해 은행도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산업의 특수성과 금융회사들의 경영상 부담 등을 고려해 금융업에 대한 공정거래 관련 규제는 금융전문감독기구에 맡기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돼 온 기업구조조정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있는 만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한시적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면예금을 원소유주에게 돌려주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휴면예금을 이용하는 사회공익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 등이 마련되면 좋을 것"이라며 "은행에 관리비용이 부담되는 일이 없도록 정책적 배려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은행산업은 전반적인 경제여건의 악화에 대비해 자산위험관리기능 강화와 수익효율성 증진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이미 성숙단계인 예금.대출시장내 경쟁심화는 바람직하지 못하며 은행들은 나름의 핵심분야 개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정책당국은 은행의 업무영역을 과감히 확대해 줌으로써 해외선진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힘을 쏟아 줄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 회장은 "은행들이 금융감독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자제 요청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실무적 요인으로 일시적인 대출경색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감독당국이 무리하게 대출총량규제를 추진했다가 이를 번복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독당국과 사원은행간에 보다 세심한 방안으로 협조가 이루어져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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