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9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자 엔화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적으로 엔화 약세 기조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신규 엔화대출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 신한, 하나, 국민, 우리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엔화 대출 규모는 10월말 현재 1조1,412억엔으로 지난달말에 비해 97억엔(약 78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말 7,529억엔에 비해서는 51.6% 급증한 수준이다.
은행권에 엔화대출이 가장 많은 기업은행은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를 지속하며 지난 6일 현재 지난달말보다 13억엔 늘어난 3,378억엔을 기록하고 있다.
100엔당 원화 환율이 900원대였던 지난해 10월말 1,000만엔(약 9,000만원)을 엔화로 대출받았을 경우, 1년 뒤 만기 때 상환할 원금은 1,000만원 이상 줄어든다. 중도상환 수수료나 원화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통화전환옵션 비용 0.4~0.5%를 지불하더라도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지난 7월부터 엔화대출 특별 관리에 들어갔으나 일본 정부의 제로금리 정책 포기 이후로도 대출금리가 원화 대출의 3분의 1 수준인 연 2%대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여기에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아베 신임 일본 총리의 취임이후 엔화가 급격하게 약세를 보이고 있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은 변동성이 큰 편인데다 최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엔화 약세 기조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어 신규로 엔화 대출을 받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쯤 일본의 금리인상과 미국의 금리인하, 유럽의 엔화 강세 요구 등이 겹칠 경우 엔화는 일주일만에 10% 가량 절상될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엔화 강세 전망이 우세한 만큼 엔화대출을 받을 때는 환위험을 헤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16일 9년만에 처음으로 100엔당 800원선 아래로 떨어졌고 7일에는 797.10원으로 하락하며 지난 97년 11월14일 784.30원 이후 9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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