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면 욕먹고 안주면 울고”, 삼성 ‘과도한 성과급’ 논란

산업 / 전성운 / 2012-01-16 13:06:18
‘금융탐욕’ 비난 재현될까 ‘전전긍긍’

국내외 경제 불안 속에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연봉의 30~40%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소식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형 보험사는 영업 적자를 냈고 당연히 성과급은 엄두도 못 내는 처지다. 업계 특성상 수익 대부분이 대형사로 집중되는 데다 중소형사는 대내외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최근 ‘월가시위’와 관련해 여기저기서 이를 ‘돈잔치’라며 비판여론이 거세다. 그러나 정작 양사 내부에서는 혹여나 외부 여론으로 성과급 지급에 문제가 생길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보너스 잔치를 벌일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근거로 연봉의 40%에 달하는 금액을 이달 말쯤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며, 삼성화재도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불황 여파로 서민의 가계 부채가 급증하고 상당수 중소기업이 임금 동결과 구조조정에 나선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금융권 탐욕을 규탄하는 시위가 지난해 미국 월가에서 시작해 한반도까지 확산했을 당시 ‘그들만의 돈 잔치’를 자제하려던 움직임은 수개월 만에 실종된 상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과 금융권 일각에선 ‘과도한 성과급’에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환호를 질러야 할 삼성생명·화재 당사자들도 “오히려 외부 비판 때문에 못 받을수 있다”며 한숨을 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성과급, 연봉 40% 가량 지급 예정”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 1월 말에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근거로 연봉의 40%에 달하는 금액을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는 “삼성생명 과장급은 최소 2천만원, 선임 부장은 4천만원 정도를 연봉과 무관하게 일시금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이번 성과급은 다른 그룹에 없는 PS제도에 의한 것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일시적인 원인을 제외하면 작년 실적이 좋아 기대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PS란 전해 1년 동안의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시 당해 연초에 그에 대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로 삼성계열사에만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에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러나 올해 지급액은 연봉의 30%대를 지급했던 작년보다도 많은 액수다.


삼성화재도 성과급을 듬뿍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기본급 100%의 생산성격려금을 받는다면, 선임 과장 기준 올해도 성과급 총액이 2천만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으로 3분기 이후 실적 개선도 불투명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1회계연도 상반기에 3천198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분기 순이익은 514억원으로 전년 동기 9천894억원보다 67.7%나 감소했다.


◇ ‘겉과 속이 다르다’ 비난 여론 들끓어
‘반(反)월가 시위’로 촉발된 금융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식지 않은 가운데 은행, 보험 카드를 비롯한 금융권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에 대해 ‘돈잔치’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러한 성과급 지급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선 “기업 공개 이후 주가 하락 탓에 마음 고생을 하는 주주들과 삼성생명 고객들을 먼저 배려하지 않고 임직원들만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수익의 상당 부분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소기업들과 서민들로부터 나왔고, 올해 경제가 작년보다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려울 때를 대비해 내부 유보를 해야 한다”며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의 경영실적이 작년보다 저조한 데다 ‘동반성장’, ‘상생’, ‘배려’ 등의 구호가 사실상 무위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이 올해 경영 화두를 내실 경영과 위기관리로 제시한 상황이어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도 “공적자금 및 자본 확충펀드 투입 등 위기 때마다 정부와 국민의 도움을 받아 생존해온 금융권이 ‘반짝’ 성과가 났다고 성과급 ‘잔치’를 벌여서야 되겠느냐”며 “국내외 경제 불안이 높아진 만큼 대손준비금 적립 등을 통해 위기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상여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상당수 중소형 보험사들도 비슷한 의견을 표현했다. 한 중형 보험사의 관계자는 “금융업계에서 고객과 수익이 대형사로 집중된 탓에 성과급에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생긴다. 우리는 아무런 보너스가 없어 연말연시가 되면 심한 소외감을 느낀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 “어차피 대출이자로 나갈돈”
이렇듯 “국내외 경제 불안 속에서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연봉의 30~40%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소식이 입방아에 오르내리자 정작 양사 내부에선 “혹여나 외부 여론으로 성과급 지급에 문제가 생길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사주 매입을 위해 직원들이 받은 대출 이자가 만만치 않아 성과급을 받아도 대출이자로 나가는 돈이 대부분이어서 손에 쥐게 될 돈은 많지 않다”는 것이 전언이다. 당시 상장을 앞두고 “대출 이자 수익만 400억에 달할 것”으로 알려져 삼성생명의 우리사주 대출 지원 회사가 되기 위해 금융회사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9일자 <한국금융>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생명 경우 지난 2010년 상장당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주식수는 888만주였고, 조합원 한 명당 평균 1400여주를 배정받아 1억5000만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사주 매입은 강제가 아닌 자율의지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직급에 따른 매입 할당량이 정해진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작년 5월 우리사주 보호예수는 풀렸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어 섣불리 처분하기도 어렵고,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도 커 직원들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셈이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성과급은 1월 말 집행되고 작년실적 정산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성과급이 얼마가 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또한 우리사주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주가가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우리사주는 단기간에 이익을 보기보단 장기간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다는 개념이므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생명보험 주식이 저평가된 부분도 있고 언젠가 주가가 오를 거라고 생각 한다”고 전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4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5
    하이트진로, 익산 4% 물량 전주로·베트남엔 7700만달러…생산자본 재배치

    하이트진로, 익산 4% 물량 전주로·베트남엔 7700만달러…생산자본 재배치

    하이트진로(대표 장인섭)가 국내 생산자산은 효율화하고 신규 자본은 해외 성장거점에 배치하고 있다. 전체 소주 생산의 4%를 맡는 익산공장을 전주로 통합하는 한편, 베트남에는 첫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국내의 중복투자는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에 생산자본을 투입하는 구조다.26일 토요경제가 하이트진로 공시와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오는 1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