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팬(Fan)’으로 업그레이드 하라

산업1 / 전성운 / 2012-01-16 12:17:38
애플·삼성 혁신의 비결

근래 몇년사이 애플은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을 내세워 ‘혁신’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브랜드화 시켰다. 이로 인해 애플은 수많은 ‘팬(Fan)’을 가질 수 있었고 이는 곧 ‘애플’이라는 기업의 막대한 이익으로 이어졌다. 최근엔 이에 질세라 삼성 역시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전방에서 애플을 상대하며 “기술이 곧 혁신”이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팬’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가장 최근에 발매한 ‘갤럭시 노트’까지 이어져 애플의 아이폰 못지않은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양사에게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해 양사의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팬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경영자들은 항상 염두에 둬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애플 팬들은 애플의 신제품 출시일에 애플 스토어 앞에 긴 줄을 만드는 걸로 유명하다. 애플은 마치 하나의 종교처럼 거대한 ‘팬’층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고객’보단 더 나은 것으로 판단된다.


스마트폰·IT기기 관련 전문 커뮤니티 클리앙의 ‘새소식 게시판’에선 늘상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이러한 논쟁은 ‘삼성의 아몰레드대 LG의 LCD’ 부터 ‘퀄컴의 스냅드래곤대 삼성의 엑시노스’등 전문적인 분야도 등장하지만 게시판 지분의 대부분은 “애플대 삼성”의 대결이 차지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양사 모두 ‘팬(Fan)’층을 잘 형성했다”고 말한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시마다 전 세계 애플 스토어 앞에 며칠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는 것도 더 이상 낮선 광경이 아니다. 삼성 역시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전방에서 애플에 맞서 매우 선전하고 있어 “삼성역시 어느 정도 충성도 높은 팬을 확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 애플은 잡스, 잡스는 혁신
개인용 컴퓨터의 시작을 알렸던 애플인 만큼 팬덤(Fandom)의 역사도 매우 길다. 애플은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인 애플시리즈, 이후의 매킨도시 등으로 역사의 한획을 그었고 당시에도 매번 신제품 발매시마다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러나 창업주였던 ‘스티브 잡스’가 경영진에서 물러나면서 애플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해 한때 파산직전까지 몰렸다. 그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 역시 ‘스티브 잡스’였다. 당시 그는 3D영화 등을 제작했던 픽사 스튜디오를 경영하고 있었지만 과감히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했다.


그는 복귀하자마자 기존의 투박하던 PC대신 미니멀하고 컬러가 들어간 ‘아이맥’, 심플하지만 강력한 성능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선보이며 시장에 변혁을 불러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 자신을 특유의 패션과 멋진 제품발표를 내세운 ‘스티브 잡스’라는 캐릭터 화 했다. 이후에도 그는 아이튠즈,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계속 성공시키며 자기 자신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애플의 ‘팬덤’이 본격화 된 것도 이 즈음이다. 기존에도 “애플은 곧 혁신”이라는 브랜드적인 가치를 가지고 많은 매니아를 거느리고 있었지만 스티브 잡스의 복귀 이후 “스티브잡스=혁신=애플”이라는 공식을 완성시키며 전 세계에서 열성적인 팬들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애플의 제품들은 하나같이 획기적으로 보였고 사용자들에게 “나는 멋진 디자인과 고유의 정체성을 가진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도 충분했다. 잡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튠즈, iOS,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애플 생태계’를 만들어 ”나는 애플 세계의 주민이다“는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 냈다.


애플은 전 세계 수 억명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쓰게 만들었고, 여기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려 세계 최고의 기업에 오를 수 있었다. 즉, ‘혁신’을 ‘잡스’라는 캐릭터·브랜드화 해 애플은 지금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얻었다.


◇ 삼성 “기술이 혁신이다”
삼성의 팬덤은 약간 다른 배경에서 출발한다. 삼성은 PC,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등 많은 전자분야에서 오랜 경력과 자체적인 브랜드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휴대전화도 초창기부터 제품을 개발·생산해 왔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시대에 접어들면서 하드웨어적인 가치보다 소프트웨어적인 가치가 대두되기 시작하자 하드웨어에 주력했던 삼성의 기세는 한풀 꺾이는 듯 했다. 여기에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과열경쟁으로 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삼성은 애플 ‘아이폰’의 성공을 지켜보며 ‘혁신’의 필요성을 깨달았고, 그룹 총수 이건희의 지휘아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폈다. 시작은 ‘아이폰’을 모방하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아이폰을 모방해 탄생 했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삼성은 그간 쌓아온 기술적 노하우는 충분했다. 그러나 그간 등한시 했던 소프트웨어 에선 감히 경쟁이라는 단어를 내놓기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물론 이전에도 삼성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즈 모바일을 탑재한 옴니아 시리즈를 내놓은 적이 있었지만 수많은 사용자의 불만을 들어야만 했으며 옴니아 시리즈는 아직까지도 삼성의 ‘흑역사’로 남아있다.


삼성이 갖추지 못했던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구글이었다. 당시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오픈소스 모바일 운영체제(OS)를 제작했고 삼성은 이를 혼쾌히 사용했다. 이후 발매된 갤럭시 시리즈는 전세계적으로 수천만대의 판매고를 올려 지금에 와서는 삼성을 애플의 경쟁자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이러한 삼성이 중점적으로 내세웠던 것은 “기술이 혁신이다”라는 가치였다. 오래전부터 최신기술을 개발해왔던 것에 열심이었던 삼성은 마침내 ‘갤럭시 노트’에 이르러선 ‘애플 따라하기’를 넘어섰다는 평을 받을 정도가 되었다.


‘갤럭시 노트’ 발표후 많은 IT기기 매니아들은 환호를 보냈고 그 일부는 “기술이 곧 혁신”이라는 삼성의 가치에 동조하는 ‘팬’으로 흡수됐다. 갤럭시 노트 덕분에 삼성의 ‘기술혁신’ 역시 하나의 브랜드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삼성은 안드로이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며 ‘애플의 라이벌’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기술이 곧 혁신”이라는 마인드는 “애플 제품은 너무 뻔하고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은 성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을 고스란히 끌어들였다.


◇ 충성도 높은 ‘팬’이 더 도움된다
애플과 삼성의 사례를 종합하면, 양사는 ‘혁신’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각각 ‘스티브 잡스’라는 캐릭터와 ‘첨단기술’이라는 본연의 장점에 결합시켰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막연한 이미지의 ‘혁신’은 구체화 됐고 현 시대의 매우 중요한 ‘키워드’로 부각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는 “기업 입장에선 고객보다 ‘팬’이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애플의 팬심은 ‘스티브 잡스’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종교성’마저 띄고 있으며 삼성은 아직 여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겔럭시 노트의 호평 속에 ‘삼성만의 최신기술’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내세워 부동 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단순히 한 제품의 고객이 아닌 기업의, 혹은 기업브랜드의 ‘팬’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여, 이젠 고객관리의 시대가 아닌 팬 관리의 시대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나친 팬덤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충성도가 과도하게 높은 고객은 오히려 그 기업의 이미지에 악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업은 ‘팬덤’이 지나쳐 타 기업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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