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나쁠까?” 최악의 기업 찾기

산업 / 전성운 / 2012-01-16 12:10:46
투기자본, 농약회사, 광산업자, 그리고 삼성 등

지금 인터넷에선 재밌는 투표가 진행 중이다. 이는 ‘작년 한해 동안 최악의 기업’을 선정하기 위함이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스위스 시민단체 베른선언이 공동선정하는 ‘공공의 눈 시상식(Public Eye Awards)’의 수상자는 매년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P, 일명 다보스 포럼)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선정된다. 올해 후보엔 전 세계 식량을 투기하는 금융자본, 환경파괴에 앞장서는 미국과 브라질의 광산기업, 맹독 제초제를 만드는 다국적 농업기업, 후쿠시마 원전으로 유명해진 도쿄전력, 그리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기업 삼성까지 다들 어디 내놓기 부끄러울 정도로 쟁쟁한 후보들이다.


▲ '작년 최악의 기업'자리를 놓고 도쿄전력과 삼성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매우 불성실한 사후처리로, 삼성은‘백혈병’문제와‘삼성공화국’문제로 각각 후보에 올라있다.


세계적인 환경운동 단체 그린피스와 스위스의 시민단체 베른 선언은 전 세계의 시민단체들로부터 ‘작년 최악의 기업’을 추천받아 상을 주는 ‘공공의 눈 시상식(Public Eye Awards)'를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최종적으로 6개의 기업이 후보로 선정, 현재 인터넷상에서 투표가 진행 중에 있다.


◇ 후보엔 투기금융자본, 글로벌 광업·농업 기업 등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역시 쟁쟁하다. 먼저, 프리미어리그(Premire League)의 스폰서로 유명한 영국계 금융회사 바클레이스(Barclays)는 “그동안 대자본을 이용, 식자재 투기로 시장을 장악한 죄”로 후보에 선정됐다.


‘공공의 눈’ 측에 따르면, 바클레이가 열심히 투기를 한 덕분에 전 세계 곡물가격은 대폭 올라 무려 4천4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극도의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곡물투기에 대한 규제를 마련하려 했지만, 바클레이스는 영국 정부에 강력한 로비를 펼쳐 이를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광산기업 프리포트 맥모란(Freeport McMoran)은 중금속으로 오염된 산업폐기물을 방출해 인도네시아 파푸아섬을 오염시킨 혐의다. 또한 작년 파업 기간에는 경찰의 총에 맞아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동자들은 회사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다.


브라질 광산 업체 베일(Vale) 역시 아마존 강에 벨로 몬테 댐을 지어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는 장기간 파업, 모잠비크에서는 수 만명의 사람들을 강제이주, 페루에서는 원주민 지도자들을 억압하기 위해 무장력을 사용하는 등 환경파괴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으로도 악평이 난 곳이다.


스위스 다국적 농업기업 신젠타(Syngenta)는 유럽에서 판매가 금지된 맹독성 제초제인 파라과트(일명 그라목손)를 가난한 남반구 국가에 판매했다. 일명 ‘죽음의 이슬'’라 불리는 파라과트의 사용으로 수천명의 농부들이 목숨을 잃었고, 각종 질환에 시달렸다. 미국 신젠타에서는 식수가 오염되기도 했고. 신젠타는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과학자들의 연구비 자금줄까지 끊으려 하고 있다.


작년 3월 11일,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운영기업인 도쿄전력 역시 강력한 후보다. 사고 발생 당시 도쿄전력은 사실 은폐와 왜곡, 미미한 대처로 피해를 더 크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일본의 토양과 바다는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되었고, 방사능은 편서풍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되었습니다.


삼성은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직업병을 얻은 젊은 노동자 50명이 목숨을 잃었고, 최소 150명이 암 진단을 받았는데도 피해 노동자와 유가족에게 공식적인 사과는 커녕, 피해 사실을 은폐하고 책임지지 않아 후보로 선정됐다.


◇ 다국적 기업의 사회·환경적 책임 감시
‘공공의 눈 시상식(Public Eye Awards)’의 목적은 다국적 기업의 사회·환경적 책임에 관해 전 세계 NGO들의 의견을 수렴, 다보스 포럼이 개최되는 시기에 이에 대항하는 행사로서 개최된다.


이들은 2000년부터 꾸준히 컨퍼런스를 열어오다가 2005년부터는 시상식으로 탈바꿈, 전 세계 NGO의 참여와 스위스 NGO 베른 선언과 그린피스의 주관 하에 매년 ‘수익성’만을 목표로 ‘무책임’한 경영을 해온 기업 및 기업인들에게 각 분야별로 불명예스러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 시상식의 목적은 기업운영에 있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각종 위법행위들에 대해 국제사회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해당 기업이 이를 통해 부담감과 압력을 느끼도록 만드는 데 있다. 또한 해당 기업이 이런 상을 수상하게 되면 기업들의 불법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NGO들의 캠페인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된다.


10여 년 동안 이 시상식에 대한 명성이 높아지면서 현재는 NGO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는데 근래는 전 세계에서 5만여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인터넷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공공의 눈 시상식은 단순히 인간과 사회 그리고 환경에 미친 영향만이 아닌, ‘범죄자로서의 악명’도 평가 대상이다. 즉, 해당 기업이 사람들을 얼마나 죽고 다치고 했는지와 관련된 사실을 ‘수치적’으로 평가받는게 아닌,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기업의 나쁜 이미지’도 투표에 투영하겠다는 의미다.


2005년부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무게를 두고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으며, 2009년엔 ‘긍정적 분야(positive category)’를 만들어 사회에 대한 무책임한 경영으로 악명 높은 기업들 뿐만 아닌 한 해 동안 모범적인 기업운영을 한 기업, 혹은 고용인들에게도 상을 수여하고 있다.


◇ 도쿄전력-삼성, ‘1위 쟁탈전’
시상식을 위해 퍼블릭 아이 어워즈는 매년 8월 세계 각지에서 후보자를 추천받아 자체 평가단에서 가장 심각한 6개 사례를 선정하고, 10월 중순에는 선정된 6개 기업에 연락하여 함께 자세하게 사례 연구를 진행한다.


자체 평가단은 그린피스와 베른 선언 각 단체에서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된 전문가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6개의 최종 후보기업 선출과 대상 수상자 선정을 위해 총 2번의 회의를 갖는다.


1월 초에는 선정된 후보와 해당 사례에 대한 정보를 언론에 제공하고 홈페이지에서는 인터넷 투표를 진행한다. 작년에는 다보스 포럼 3일차인 1월 28일, 다보스 포럼 참석 기업들의 기자회견장에서 수상 기업에게 대중의 눈 상을 시상하였다.


자신이 추천한 후보자가 수상하게 되면 해당 NGO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대중의 눈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게 되며, 직접 수상자에 대해 소개할 기회를 갖게 된다


올해 수상자로는 현재까진 도쿄전력이 유력하다. 투표 초기에는 바클레이스가 선두를 달리는 듯 했으나 국내에서 이 투표소식이 알려지며 곧바로 삼성에 선두를 내주었다. 그러나 그후 3위에 머무르던 도쿄전력의 순위가 왠지 모르게 급상승 해 현재 1위로 역전한 상태다.


이 투표를 두고 삼성그룹은 “삼성은 근로자들의 백혈병 원인규명 등 꾸준히 노력을 가하고 있다”며 “이 상이 무슨 권위가 있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는 오는 26일 종료되고 다음 날인 27일 1위 발표와 수상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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