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최근 게임업계에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개발사가 직접 서비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발사-서비스사 구조에서 계약 종료 이슈가 발생해 개발사가 서비스하거나 기획 단계부터 직접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는 중소형 게임업체, 후자는 대형 게임업체가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자는 홀로서기라는 이름으로 재출시하더라도 이전만큼 파괴력을 갖지 못해 성공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다섯왕국이야기(너울엔터테인먼트), 로스트킹덤(팩토리얼게임즈), 삼국지 무한대전(엔유소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퍼블리셔로 불리는 서비스사와 계약을 종료, 자체 서비스로 전환했다.

홀로서기를 하는 이유
상품성 하락에 따른 매출 급감이 크다.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장르마다 다르지만, 모바일 RPG는 1년 미만이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RPG는 서비스 3년을 넘기면 장수 모바일 게임으로 분류할 정도로 그만큼 자리를 잡기 어려워 단명하는 장르다.
파괴력을 가진 신작이 등장할 때마다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을만큼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계약 종료 이슈가 나온다. 그때마다 퍼블리셔는 개발사와 이상 기류를 부인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업데이트와 이벤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한눈에 낌새를 알아차린다.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개발사 대표는 "개발팀에서 개발사로 전환해서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조차 확실한 계획이 없다면 서비스를 이어가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퍼블리셔 시각에서는 일정 수준의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추이를 고려, 종료 시기를 결정한다. 처음에 계약할 때 종신 계약이 아닌 이상 2~3년 이내로 체결하고, 재계약은 매출 달성 여부를 보고 판단한다.
처음에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게임 알리기에 나서지만, 출시한 이후 각종 지표(매출, 동시 접속자)를 확인하면서 서서히 발을 뺄 것인지를 두고 고민한다. 회사마다 정해진 기준에 미달하면 자연스럽게 사업철수라는 명목으로 서비스 종료를 준비한다.
이때 개발팀의 의지가 강하다면 개발팀이 개발사로 탈바꿈해 자체 서비스로 전환한다. 대신 퍼블리셔의 각종 지원(홍보, 마케팅)이 없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진행하는 부담감을 떠안은 채 서비스를 진행한다.
그래서 서비스 이관을 통해 자체 서비스를 시작,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서비스 이관도 모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성공보다 실패가 많은 자체 서비스
앞서 언급한 퍼블리셔의 지원이 끊긴 순간부터 개발사의 홀로서기가 시작된다. 시쳇말로 게임을 알리기 위한 보도자료 작성과 배포, 공식 페이스북과 네이버 카페 운영, 결제와 환불에 따른 CS 관리 등 눈에 보이지 않았던 영역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다.
초반은 경험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난항을 겪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게임을 대하는 유저들의 인식이다. 기존에 서비스 중인 이름을 그대로 쓰거나 변경해서 서비스를 이어갈 때 선입견 탓에 초반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개발사가 많다.
바로 '한 번 망했다가 재출시하는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해 유저들을 상대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비스 이관으로 다시 시작하는 집단과 신작으로 인식해 처음 시작하는 집단과 시선 차이가 존재, 이들의 이견 조율에 실패한다면 게임의 방향성을 결정할 때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그래서 게임의 콘텐츠나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했다면 '무늬만 신작'이라는 비아냥만 듣는다. 그 결과 정식 출시를 앞두고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최선을 다하지만, 이또한 만만치 않다.
개발사에 시간은 돈이다. 계획대로 출시하더라도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기 전까지 극심한 경영난과 자금 압박에 시달린다. 자칫 출시한 이후에 게임의 재미보다 결제 유도에 열을 올린다는 인식까지 팽배해지면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어 개발사의 고충이 드러나기도 한다.
자체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서비스를 종료한 개발사 대표는 "우리끼리 나와서 게임을 살린다면 다시 잘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며 "각종 지원없이 직접 서비스하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을 제대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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