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부적절한 중소기업 베끼기

산업1 / 강수지 / 2013-08-26 15:01:16
납품업체 중소제품 제조방법 무단 베끼기로 눈총


이마트, 13년간 동고동락해온 업체 계약도 싹뚝
이메일·녹취 파일 등 베낀 증거 있지만 ‘오리발’
신세계 횡포에 중소 식품업체 ‘미래’ 사실상 폐업
신세계, “벤치마킹이니 이해해줘야” 궁색한 해명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대형 식품유통업체인 신세계푸드가 이마트에 납품하는 중소 식품업체 ‘미래’의 제품을 베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는 녹음 파일과 제품의 원재료 투입량·함량·원산지 내역 등이 담긴 이메일이 공개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미래’가 폐업 상태인 것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몇몇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초부터 이마트에 ‘치즈인스테이크’라는 상품을 본격적으로 납품해왔다.

치즈인스테이크는 돼지고기를 숙성시킨 뒤 치즈와 각종 양념을 섞어 만든 떡갈비다. 그런데 이 떡갈비가 이마트에 13년간 제품을 납품해왔던 중소업체 미래의 제품을 베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미래의 제품이 인기가 있자 신세계푸드의 안모 부사장이 이마트의 부하직원에게 납품업체로부터 제품의 제조방법을 알아내도록 지시한 것.

이와 관련, 당시 이마트 직원과 미래 사이에 오간 제품을 만들기 위한 원재료의 투입량과 함량, 원산지 내역 등이 담긴 이메일이 공개돼 소비자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현재 미래는 이마트와 거래가 끊긴 상태다. 사실상 폐업상태고 직원들의 절반은 거리로 쫓겨나게 됐다. 이는 신세계푸드가 치즈인스테이크를 출시한지 몇 개월 안 돼 벌어진 일이다. 이마트는 “제품의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를 들며 미래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 미래는 이마트에 항의를 했다.

그러자 제품의 복제 사실과 관련, 이마트는 “네 맞아요. 안 부사장님이 지시하셨다니까요. 이거 좀 우리도 팔아보자. 개발 좀 해봐라. 터진 거 같으니까 자기가 가서 매출 띄우려고 개발한 거에요”라고 말해 베낀 상품이 맞음을 시인했다. 언론을 통해 해당 내용의 녹취 파일이 공개되며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최훈오 미래 대표는 “제품 하나 만들었는데 그 마저도 레시피를 요구했다. 우월한 지위니까 안 줄 수가 없었다”며 “그것마저 계열사에서 카피해 이마트에 팔고 정말 바닥까지 간 회사다. 13년간 파트너로 일 했는데 얼마나 어려운지 알면서…”라며 말을 흐렸다.


◇신세계, 13년 함께한 파트너에 ‘존폐 위기’ 선물
이마트가 13년간 제품을 납품해오던 미래에 일방적으로 거래 중단을 통보한 것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마트에 대한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접수된 신고장을 살펴보면 사건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로 제품을 납품하는 미래는 지난 2002년 2월부터 호떡과 떡볶이, 치킨볼, 만두 등의 즉석조리식품을 이마트 즉석식품 코너에 납품해왔다. 그런데 돌연 지난 2010년 12월, 이마트는 미래에 거래를 중단하고 OEM회사인 A사와 직접 거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미래는 이마트에 항의를 했고, 이마트는 제품을 A사와 나눠 납품을 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트는 결국 지난 2011년 3월 A사와 납품계약을 맺었으며 미래와는 기존 20여개 제품의 납품거래를 중단했다. 이어 이마트는 “납품을 하려면 새 제품이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미래는 6개월간 신제품을 개발해 ‘치즈인스테이크’라는 새로운 제품을 이마트에 납품했던 것이다. 하지만 몇 달 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로부터 미래의 제품을 베낀 제품을 납품 받고, 미래에는 가격이 비싸고 판매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판매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10년 월평균 4억원대였던 미래의 매출액은 2011년 4월 700만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부터는 매출이 거의 없어 현재 존폐 위기로까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세계는 “식품업계에는 상호간에 시장조사를 통해 다양한 미투상품이 존재하고 있다”며 “벤치마킹도 일반화돼 있으니 그런 상황으로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세계가 중소 식품 업체에 행한 이 같은 횡포가 드러나자 소비자들은 “신세계가 앞에선 동반성장을 외치지만 뒤에서는 뒷통수를 치며 배신을 하는 기업이다” 또는 “신세계푸드 불매운동을 벌여야겠다”, “13년간 함께한 사업 파트너에게도 저러는데 소비자들에게도 언제 속이고 무슨 음식을 팔지 모른다”는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올해 초 노조설립을 방해하기 위해 직원을 사찰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최근 공정위는 허인철 이마트 대표이사를 신세계그룹이 총수일가 소유 베이커리인 신세계SVN에 부당 지원한 데 관여한 혐의로 고발키로 결정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세계SVN의 베이커리사업 매출 성장세가 줄어들자 판매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이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당 내부 거래 혐의가 드러난 것과 관련, 신세계는 중소 협력사에 대한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자제하고 지역 기업과 농어민을 우대해 주는 등 “동반성장에 적극 나서겠다”고 대대적으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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