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주행 중 멈춘 i30, 믿고 타도 돼?

산업 / 황혜연 / 2013-08-19 17:27:13
현대車 i30 차량 잇단 ‘시동꺼짐’ 논란

i30 구입 후 원인 미상 시동 꺼짐 현상 1년간 8차례
법원 환불명령에 현대차 이의제기 “법률 구속력 없어”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가 싼타페 차량 결함문제(토요경제신문 7월13일자 4․5면 보도)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i30차량의 잇단 ‘시동꺼짐’ 현상 문제로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i30 차량 차주가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시동이 꺼져 자칫 대형사고를 당할 뻔 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차량은 1년도 안 되는 사이 8번이나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해 차주가 수차례 환불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를 완강히 거절했을 뿐더러 정히 환불을 원하면 소송을 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운전자는 법원조정신청까지 내놓은 상태지만, 현대차측의 환불거부 입장에 하소연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또 불안한 주행을 지속해야 할지 고민하며 똑같은 처지의 상황이 또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i30, 1년간 주행 중 시동꺼짐 8번
지난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현대차의 i30을 구매한 차주 A씨는 올 1월까지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여덟 번이나 경험했다. 구입 3개월 후 운전 중 갑자기 엔진 소리가 커지면서 시동이 꺼졌다가 다시 걸리지 않더니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현대차로부터 수리를 받고도 뾰족한 수가 없자 A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현대차로부터 환불 대신 무상수리를 제공하겠다는 답만 번복해서 돌아왔다. 참다못한 A씨는 한국소비자원 상담을 거쳐 서울중앙지법에 환불 조정신청을 냈다.
서울지법은 지난달 19일 “현대차는 A씨에게 차값 2400만원가량을 환불해주라”고 결정했다. 법원은 결정문에 “차량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건 지극히 위험하고 중대한 결함”이라며 “차량 구입 후 1년도 되지 않아 8차례 이상 시동꺼짐 현상을 겪었고, 이는 현대차가 지정한 정비소의 정비를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법원은 또 “A씨는 운전 중 또 시동이 꺼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지만 원만한 해결을 위해 위자료 등을 청구하지 않고 차값만 요구하고 있다”며 환불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현대차는 26일 “차량에 문제가 없으므로 법원 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 경우 조정신청은 정식 민사소송으로 이관된다.


◇수리하고도 고속도로서 멈춘 i30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현대차가 ‘결함 없는 차’라고 강조하는 와중에 A씨는 또 한 차례 아찔한 경험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엔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시동이 꺼진 것이다.
A씨는 7일 교통방송 ‘열린 아침 송정애입니다’에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3일 과천~의완 고속도로에서 주행하던 중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겪었다. A씨는 크게 놀랐지만 도로 한복판에서 멈춰진 차량을 갓길로 밀어냈다.
A씨의 차량을 살펴본 현대차 긴급출동 서비스 직원은 “배터리 전압 등을 재보니 정상수치보다 낮고, 전자제어장치(ECU)가 오작동 했을 수 있다”면서 차량을 정비소로 가져갔다.
A씨는 방송을 통해 “지난 3일 과천 의왕 간 고속도로 분당IC에서 하이패스 구간을 빠져나오는데 엔진에서 갑자기 ‘푸드덕푸드덕’ 소리가 났다. 그간 시동이 꺼질 때와 동일한 소리여서 갓길에 차를 세웠는데 차를 세우자마자 시동이 꺼졌다”며 “(견인차를 부르기 위해) 차문을 열자 밀려오는 차들에 몸이 날아갈 듯 밀리는 경험을 처음 했다. 정말 아찔했고 이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주행 중 시동이 꺼질 때마다 현대차 측에 맡겼지만 매번 다른 답을 받았다”며 “출고 후 1년 반도 안 된 차가 6개월간 현대차 하이테크반에 있었다”며 분개했다.
A씨는 또 법원의 조정 결정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환불을 해주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A씨는 “(현대차가 합의를 못하는 건) 개인을 상대로 대기업에게 덤벼보라는 태도 아니냐”며 “양심적으로 교환 혹은 환불 요구를 했는데 돌아온 건 대기업의 횡포밖에 없다고 느껴진다”고 분개했다. 또 “완벽하게 차를 고쳐주는 것도 아니라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환불해주고 상황이 마무리됐으면 하는데 마음을 많이 다쳤다”고 말했다.


◇현대차 환불거부, 소비자 보호단체 비난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보호단체도 현대차의 환불 거부에 대해 ‘갑의 횡포’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는 같은 방송에서 “동일결함이 여러 번 발생했는데도 완벽하게 수리하지 못한 건 제조사 책임이다”며 “소비자가 요구하기 전에 차량교환이나 구입금 환급을 당연해 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법원의 조정결정을 거부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고시한 기준을 보면 1년 이내에 주행 및 안전 등과 관련한 중대 결함이 발생해서 3회까지 수리를 했으나 고쳐지지 않고 재발할 경우 차량을 교환해주거나 구입금을 환급하도록 한 규정이 있다.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은 당연히 중대한 결함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문제의 차량을 회수해 살펴본 결과 연료탱크에 늘 이물질이 들어간 점을 확인했다”며 “차량 문제를 체크해주는 ‘디로그’ 장치까지 부착해봤지만 고장 기록이 남지 않아 차량의 결함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법원의 조정 결정에 대해선 “법률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넘어간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환불을 안해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본사에 차량 조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해결이 더 쉽게 날 수 있는데, 고객이 무작정 환불요청부터 함에 따라 회사 입장에서는 정식 소송을 통해 충분히 소명한 뒤 판결을 받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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