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시장 '이통사 쥐락펴락'

산업1 / 전성운 / 2011-11-21 13:30:56

구글 뮤직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와 전격적으로 한판 붙을 기세다. 그러나 이는 모두 미국 혹은 유럽과 같은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다. 구글 뮤직은 현재 미국 사용자만 대상으로 하고, 애플의 아이튠즈 스토어도 한국에선 사용하지 못한다. 디지털 음원시장 2등인 아마존은 국내엔 진출하지도 않았고 페이스북의 제휴 서비스도 현재로선 한국은 대상국가가 아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프록시 서버’를 이용해 지역을 속이거나 다른 국가의 주소 등을 이용해 계정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기는 하다. 구글 뮤직의 경우 베타 시절부터 프록시를 통한 가입방법이 널리 퍼졌었고 아이튠즈 스토어는 최근에야 열린 게임카테고리 때문에 미국계정을 만들어 사용해온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이들 모두 한국에서 온라인 음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제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이는 한국의 온라인 음원시장이 음반사보다는 유통사, 혹은 이동통신사 위주로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음반사들은 MP3와 같은 디지털 음원의 대두와 CD시장의 쇠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음악시장의 주도권을 유통사·이동통신사에 고스란히 넘겨줬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멜론, 벅스와 같은 온라인 음악 제공 서비스 업체나 SKT·KT와 같은 이동통신사업자가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결과를 가져왔다. 즉, 음악 생산자가 음악을 만드는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많은 ‘중계인’이 끼어들어 수익을 나눠먹고 있는 구조가 됐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통합해 수익분배를 정당하게 하자는 움직임도 있으나 이통사를 비롯한 ‘갑’들이 요지부동 자세를 바꾸고 있지 않아 국내 온라인 음악 시장은 매우 ‘파편화’되어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내 음악시장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딴놈이 챙긴다는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 구조”라며 “국내에 아이튠즈 스토어가 생기지 않는 것 애플로선 ‘누구와 협상을 해야하는지’가 막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경우 거대 음반사들과 이동통신사들은 종속관계가 아니다. 때문에 음반사들은 애플과 자유롭게 거래를 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CD시장의 몰락기에 음반사들이 대부분 휴대전화 벨소리, 컬러링, 혹은 휴대전화에 탑재되는 음악 재생 서비스에 기생하기 시작하면서 이통사에 흡수되거나 다른길을 선택해야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즉, 음반사들이 ‘이통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애플, 혹은 구글과의 거래 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의미이다.
이통사에 맞춰 음원서비스도 종속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타 이통사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한 전문가는 “이런 상황이 사용자들로 하여금 오히려 불법 다운로드를 선택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이 음원 사업자 선택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면 못할수록 사용자들은 오히려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불법 음원을 선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네티즌들은 “이통사 중심의 디지털 음원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통사들이 음원사업자들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권리가 침해 받고 있다”며 “안팔린다는 말만 되풀이 하지 말고 ‘쉽게’ 구매하고 들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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