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싫어요”

산업 / 전성운 / 2012-04-20 15:05:48
“스마트폰 과몰입 방지 피처폰 선호”

2009년 11월 아이폰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현재 약 2500만명으로 우리나라 사람 둘 중 한명은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국내 휴대폰 시장은 3세대에서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LTE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앱들을 갈아타며 정보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이 반드시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 “피처폰이면 충분해요”
40대 이상 중년층에서는 여전히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폰(피처폰)이 꾸준히 환영받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이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그 요금 역시 만만 치 않아 여전히 피처폰 사용을 선호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10대들의 생활 속으로 이미 깊숙이 침투했다. 업계에 따르면, 10대 스마트폰 이용자는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 중 50%를 넘어섰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왕따를 당할 지경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본의 아니게 스마트폰 대열에서 벗어난 10대들도 있다.


40대 후반의 기업체 중역 A씨는 스마트폰의 가격도 만만찮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붙들고 게임을 하거나 SNS에 접속하는 아들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지켜보다 못한 B씨는 결국 스마트폰 대신 일반 휴대전화를 아들 손에 쥐어주었다. B씨는 “대학 전까지 아들의 생활을 통제하기로 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50대 중반 전업 주부 B씨는 주변의 스마트폰 찬양을 이해할 수 없다. 가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에 스마트폰을 살까 하다가도 1년 전께 딸이 선물한 터치폰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A씨는 “다른 기능을 잘 알지도 못하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라며 “지금 쓰는 휴대폰도 통화를 하고 문자를 주고 받는데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 ‘과도한 SNS’, 피로감 호소 급증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의사소통은 이미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의사소통의 통로로 활용 되면서 시도 때도 없는 ‘네트워크 접촉’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최근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모바일 메신져 앱을 설치한 회사원 C씨는 결국 이를 삭제했다. 그는 “굳이 받지 않아도 될 문자가 끊임없이 들어와 일에 집중할 수가 없고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에서 일하는 D씨는 전사적으로 SNS를 업무에 활용하라는 지침에 따라 페이스북에 가입했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제품, 이벤트 등에 대한 반응이 빨라졌고 응대량도 부쩍 늘어 정보의 바다에 익사할 지경이다. 그녀는 평소 SNS를 즐겨 이용해왔지만 이를 업무적으로 확대 하면서 지쳐버렸다. D씨는 “페이스북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글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 정신이 멍해질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 “회사를 벗어나도 업무의 연속”
최근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시트릭스는 “2015년 세계 기업 중 93%가 모바일기기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이 모바일기기로 기업 중앙 서버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업무를 하는 시대가 열린다”는 이야기다. 이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머지않은 이야기로 보인다.


IT업체에 다니는 E씨는 회사를 벗어나도 업무의 연속이다. 외근 중이거나 주말에도 스마트폰으로 업무용 이메일을 확인하고 발송하는 일도 부쩍 늘어났다. 그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보다 업무 스트레스가 더 늘어났다”면서 “업무 능력 저하가 우려돼 일반 휴대폰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건설업체에 다니는 F씨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면서 일처리가 빨라졌다”면서도 “실시간으로 현장을 관리하고 진행상황을 보고해야 해 힘겨울 때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기업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오피스 근무환경을 구축할수록 업무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바일 오피스는 어디에서나 업무를 공유할 수 있어 업무속도가 빨라지고 급한 업무 처리에 용이하다는 게 장점이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퇴근 후’나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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