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회장, ING생명 욕심내는 이유는?

산업 / 장우진 / 2012-04-02 11:38:16
비은행 부문 강화 추진…인수시 생보업계 4위 ‘우뚝’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의사를 적극 드러냈다. 어 회장은 당초 ING생명 인수 파트너로 삼성생명을 지목했으나 ING생명이 분리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KB지주의 단독인수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어 회장이 ING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 KB지주의 외형확대와 발전에 있다. 특히 KB지주는 은행 부문 비중이 큰 반면, 비은행 부문 육성은 시급한 만큼 어 회장은 이를 위해 금융사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국내외 굴지 금융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할 것


어윤대 KB지주 회장은 지난달 23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ING생명 인수의사를 재차 드러냈다. 기존에도 수차례 의지를 표명한바 있으나 이번 주총발언에 차이가 있다면 ING 한국법인에만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어 회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ING생명의 한국법인 인수를 위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은행 부문을 확장하는 데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는 것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면서 “ING생명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나오면 전문기관을 통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델란드 최대 금융사인 ING그룹은 ING생명 매각에 대해 아시아-유럽 상장계획을 철회하고 아시아태평양 법인만 분리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근 ING생명은 인수의향이 있는 금융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아·태 사업부를 일괄 매각할지 분리매각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어 회장은 ING생명 아·태 법인 인수를 위한 파트너로 삼성생명을 지목했다.
어 회장은 2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 후원 협약식’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삼성생명이 함께 아시아로 진출하자고 KB금융에 요청한다면 같이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금융이 단독으로 중국, 홍콩, 일본 등 아시아 7~8개 국가에 퍼져 있는 ING생명을 인수할 힘은 없다”며 “ING생명 아·태 법인 자산 규모의 45%를 차지하는 ING코리아를 따로 팔지 않는 이상 파트너를 구해야 인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ING 아·태 법인 매각규모는 최소 70억달러(약 8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뉴스핌>에 따르면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매각규모를 이같이 밝히고 ING그룹이 이달 중순 인수에 관심을 보인 기업을 대상으로 비공새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고 알려졌다.
이같은 매각규모에 KB지주는 단독 인수 추진이 여의치 않자 삼성생명을 파트너로 지목했으나 상황에 따라 한국 법인만 분리 매각할 가능성도 있어 이 경우 단독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 부문 강화 나서나


이 같이 어 회장이 ING생명 인수를 적극 추진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비금융 부문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B지주는 지난해 2조37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월부터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도에 비해 무려 1518.7%나 성장해 4대 지주사중 가장 큰 성장폭을 기록했다.
KB지주의 성장을 이끈 것은 바로 은행 부문이다. KB국민은행은 KB지주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차지한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2조465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도 1조895억원 대비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고객수 2700만, 점포수 1200여개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고객수 부문은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약 1000만명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통해 KB국민은행은 2분기 기준 총 자산 253조원으로 KB금융지주의 이끌고 있다.
그러나 비은행 부문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KB카드가 분사 후 1년여만에 2위로 올라섰을 뿐이다. 여전히 업계 1위 신한카드를 따라잡기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카드부문 1위를 비롯해 신한금융투자가 업계 3위, 신한생명을 업계 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신한생명은 자산 13조원 수준으로 업계 4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 중에 있다. 반면 KB생명은 5조원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 어 회장은 인수를 통한 비은행권 강화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지난해 기준 자산 20조원으로 신한·미래에셋·동양생명 등과 4위 자리를 놓고 경쟁에 있다. 총 자산과 수입보험료는 이들 사를 앞서고 있으나 초회보험료, 지급여력비율, 당기순이익에서 신한생명에 밀렸다. 만약 KB지주가 ING 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이들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4위로 치고 올라올 수 있다.


◇쉽지않은 인수전 예상


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비은행 부문과 관련해 “카드·증권·생명보험·자산운용 등 수익창출이 뛰어난 사업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기회가 주어질 경우 M&A를 병행해 적극적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재 국내 금융사 중에서 입찰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KB지주를 비롯해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으로 알려졌다. 아·태 법인을 일괄 매각할 경우 AIA그룹, 프루덴셜 파이넨셜 등과도 경쟁해야 한다. 국내외 굴지의 금융사들이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달 6일 삼성생명은 서울 중구 삼성생명 본사에서 열린 ‘2020 비전 선포식’에서 “중국, 태국을 주축으로 아시아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선진국시장 진출도 검토중”이라며 “현재 1000억원 수준인 해외매출액을 8년 뒤 27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과 태국 현지 합작법인은 현지시장의 진입장벽과 현지 정보 획득의 어려움 등으로 성장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외매출 27조원’에 대해 ING생명 아·태부문 등 해외 보험사 인수를 다분히 염두에 둔 전략적 목표치로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KB지주에 엄청난 득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인수하게 되면) KB지주는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측면이 실천에 옮겨지는 것을 의미하며, 내년 7월 임기만료인 어 회장 역시 임기내 족적을 남길 수 있어 인수를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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