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매각 난항, 속타는 유진기업

산업1 / 김경제 / 2012-04-02 11:31:29

하이마트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횡령 등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됐으나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100억원대 골프장을 매입한 사실이 밝혀지며 검찰은 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김효주 부사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하이마트 매각을 추진 중인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은 최근 매각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으나 하이마트 사태와 맞물려 유진기업 주가는 이미 크게 하락했다. 유 회장도 지난 12일 검찰조사를 받는 등 하이마트 사태 후폭풍을 겪고 있다.


◇선 회장, 계속되는 의혹 ‘구속될까’


하이마트 인수합병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는 등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하이마트 선종구(65) 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지난 28일 기각됐다.
이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 판사는 “여러 범죄 혐의사실의 중요한 부분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거나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영장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김효주(53) 부사장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선 회장은 2005년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에 지분 전량 매각하고, AEP가 다시 2008년 유진그룹에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다.
선회장은 또 2차 매각 과정에서 유진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도록 힘써 주는 대가로 현금 수백억원을 별도로 받고 액면가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하이마트 주식을 취득할 권리를 받는(배임수재) 이면계약을 채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유진그룹은 재매각 입찰가를 1조9500억원으로 적고도 2조원 이상을 써낸 GS리테일을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낙찰받았다.
선 회장은 또 하이마트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회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리고(횡령·배임), 납품업체로부터 각종 리베이트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선 회장은 하이마트 배당금과 현석씨 명의로 구입한 200만달러 짜리 미국 베버리힐스 고급빌라를 자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있다.
해외투자를 하면서 외환거래 신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한편 김 부사장은 구매대행업체로부터 10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 회장에 대한 의혹은 계속 되고 있다. 선 회장이 아들이 대표로 있는 법인을 통해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에 100억원대의 골프장을 매입한 것으로 29일 확인됐기 때문이다.
선 회장은 2007년 아들 현석(36)씨가 대표로 있는 IAB홀딩스를 통해 950만 달러(108억원)에 이 골프장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는 선 회장이 골프장을 매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세금포탈이나 외환거래법 위반 등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지 않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선 회장은 2008년 미국 베버리힐스에 현석씨 명의로 172만 달러(19억원)짜리 고급주택을 매입한 것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아울러 검찰은 전날 새벽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된 선 회장에 대해 보완 조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이마트 매각의지 변함없다’


이 같은 혼란속에서도 지난 23일 하이마트 주주총회가 예정대로 진행됐다.
하이마트는 이날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민회관에서 제2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2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선 회장이 불참한 대신 유경선 하이마트 대표이사(현 유진그룹 회장)가 주총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유 회장은 “하이마트 매각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유진기업은 하이마트 최대주주로서 공동 매각하기로 한 합의정신에 따라 최대주주가 새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회장은 “다시 지난해와 같은 지배구조 문제가 없는 하이마트로 자리잡기를 소망한다”며 “하이마트는 상생경영,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와 임직원들에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유 회장은 “주주 분들만큼 마음 상하신 분들이 하이마트를 국민 브랜드로 키워주신 소비자 분들이고 밤낮 가리지 않고 인생을 바치고 회사를 키우는데 열정을 바치신 임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누가 뭐라고 해도 하이마트는 우리나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10개 기 중 하나”라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수많은 주주들의 손 바뀜 속에서도 꿋꿋이 회사를 지켜온 기업 문화도 돋보이는 회사로 결코 주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 회장은 “하이마트 새로운 주주의 제1요건은 하이마트를 무한히 성장시킬 수 있고, 그 회사 핵심계열사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회사로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속타는 유진기업


그런 유 회장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당초 3월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선 회장의 검찰조사로 인해 매각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유진기업은 검찰 조사가 끝나면 매각일정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조사가 길어지고 있어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칫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다보면 매각 흥행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또 유 회장은 지난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소환 된 바 있다. 이날 검찰은 회장을 상대로 2007년 하이마트와 유진그룹간 인수·합병(M&A) 당시 유진그룹이 최종 인수업체로 선정되도록 힘써 주는 대가로 선 회장과 불법 거래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기업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선종구 회장의 횡령 등 경영진 비리와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가면서 유진기업의 주가도 급락했다. 유진기업 주가는 지난 2월 2일 653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검찰 조사가 들어가기 전날인 24일은 583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후 첫 장인 27일 4960원, 28일에는 445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지난 3월 28일에는 4060원을 기록했다. 검찰조사가 들어가기 전보다 무려 30% 이상 하락했다. 하이마트 주가 역시 검찰조사 전날 7만56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나 28일에는 6만1600원으로 떨어져 유 회장의 속을 더 타들어가게 했다.
현재 매각 의사를 보인 기업은 롯데·신세계·홈플러스 등으로 알려졌다. 유통 강자들의 인수전이 예상됐지만 현재는 선 회장의 검찰 조사 등으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마트 매각 향방은 추이를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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