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현재 정치권에서 이번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복지정책의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증권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원 마련 방안의 주요 내용은 장내파생금융상품 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부과와 대주주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 등이다. 증권거래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장내 파생상품에 대해 과세한다는 맥락에서 볼 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정책은 일치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현재 자본시장육성에 역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과세로 인해 거래가 위축돼 시장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증권거래세' 내세워…증권업계 ‘촉각’
여야가 4ㆍ11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복지정책의 재원 마련 방안으로 증권거래세 등을 포함한 금융소득 과세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치러지는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제19대 국회가 개회하면 장내파생금융상품 증권거래세 과세와 대주주 주식양도차익 과세 강화를 위한 관련 법률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과세로 인해 거래가 위축돼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며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가 존재하는 나라도 거의 없어 국제적인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1일 새누리당은 세입확대 방안으로 ‘유가증권 시장의 경우 현재 보유주식 3% 이상 또는 보유가치 100억원 이상 주주의 주식양도차익 과세기준을 보유주식 2% 또는 보유가치 7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는 현재 보유주식 5%나 보유가치 50억원 이상 주식소유자의 양도차익에 과세 중인데 이를 각각 3.5%, 35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금융종합과세 기준을 '금융소득 4000만원 초과'에서 '3000만원 초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 역시 장내파생금융상품 거래에 대해 증권거래세 과세 및 대주주 주식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 등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자ㆍ배당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키로 했다.

통합진보당도 상장주식과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도입해 소득세와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고 이자ㆍ배당소득 종합과세 기준 금액은 2000만원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파생금융상품의 증권거래세 과세율의 경우 새누리당은 0.001%, 민주통합당은 0.01%로 각각 정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이라는 비용이 확대되는 것이니 투자를 꺼려 시장이 죽을 가능성이 있다”며 “면밀한 검토 없이 세수증대 목적으로 본다면 어쩔 수 없지만, 시장이 받는 파급효과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파생금융상품에 과세를 하면 파생금융상품으로 차익 거래를 할 유인이 떨어진다”며 “파생금융상품인 선물 거래는 현물 거래와 맞물려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줄면 현물 시장도 줄어든다. 그러면 증시 전체가 침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반해 정치권에서는 현재도 주식 현물 거래에 증권거래세 등 0.3%의 세율로 과세하고 있지만 증시는 침체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주요 시장에서 거래세가 부과된 적이 없다”며 “거래세를 부과하면 거래가 위축되고 해외 거래시장으로 (투자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남 연구원은 여야가 제시한 과세율에 대해 “절대적인 수치를 보고 따지기에는 힘들다”면서도 “파생상품의 거래세를 걷는 나라가 드문 상황에서 굳이 파생상품 과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해야 하는 지, 거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없는 지, 더 많은 것을 잃게 되는 효과는 없는 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자본시장육성이라는 큰 그림을 놓고 봤을 때 현재 외국인이 시장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적극 참여해 외국인과 맞대응 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해야 바람직한데 잘못하면 외국인들이 독식을 하거나 해바라기 시장이 될 수도 있다”며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거래세와 양도차익과세 등 2중과세 부담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단순히 세수 확대만 생각하기 보단 다각도에서 심사숙고 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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