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우리동네 빵값 달라?

산업 / 유상석 / 2013-02-22 14:37:30
파리바게뜨ㆍ뚜레쥬르, 천차만별 가격차이 이유는…

▲ 같은 브랜드 매장의 같은 종류 제품이라도 지역에 따라, 직영점인지 대리점인지 여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직장인 김기연(49) 씨는 직장 인근의 파리바게뜨 매장에 들렀다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가 사는 서울 동작구의 한 매장에서 1800원에 판매되는 ‘소시지 빵’이 직장인 서울 마포구 매장에선 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


김 씨는 “그러고 보니, 같은 동작구 내에서도 가격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 매장에선 ‘단팥 크림빵’을 1000원에 판매하는데, 버스 정류장 인근 매장에선 800원에 팔고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신어진(32)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서울 관악구 뚜레쥬르 매장의 단팥빵 가격은 700원이지만, 서울 강남구 뚜레쥬르의 단팥빵 가격은 1000원으로 더 비쌌던 것.


◇ 같은 빵이지만 가격 달라
최근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동네 빵집 보호차원에서 확장 자제 권고를 받은 SPC와 CJ푸드빌이 같은 빵이라도 매장에 따라 다른 가격을 책정해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같은 브랜드 매장의 같은 종류 제품이라도 지역에 따라, 직영점인지 대리점인지 여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같은 브랜드를 쓰며 같은 제조사에서 원재료와 반가공 제품을 공급받는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제품 가격이 모두 같을 것으로 선입견을 갖지만 사실은 매장마다 가격이 모두 다른 상황인 것이다.


◇ ‘천차만별’ 빵 가격, 왜?
매장마다 천차만별 가격이 나타나는 현상과 관련, SPC와 CJ측은 “대리점주가 재량껏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PC와 CJ 관계자들은 “본사에서 권장하는 소비자가격이 1000원이라고 하더라도 대리점 점주가 박리다매로 이윤을 남기지 않고 팔 것인지, 조금 비싸게 판매할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본사는 해당 제품에 대한 적절한 빵 가격 기준만 권고할 뿐, 가격을 규제하면 가맹사업법 제12조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의 평균 빵 가격이 대리점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들은 “직영점은 R&D(연구개발) 형식의 매장이며, 냉동 생지(빵 재료)가 아닌 전문 파티셰들이 직접 빵을 만드는 등 고가 재료와 고급 인력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1280여 점포 중 직영점은 19개뿐인데, 직영점을 중심으로 빵을 만들고 테스트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며 “제품의 품목이나 만드는 방법, 밀가루 중량, 버터량 등 제품에 대한 조리규격이 대리점과 다르기 때문에 가격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같은 브랜드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 차이가 난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본사에서 권장 가격을 제시하긴 하지만, 이를 꼭 지켜야만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점주는 “각 매장마다 위치가 다른데, 이는 곧 건물 임대료가 차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인건비 지출도 매장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매장마다 상황이 다른데, 같은 가격에 판매하라는 것은 무리”라며 “우리 매장은 비교적 임대료와 인건비가 적게 들어, 타 매장보다 저렴하게 팔고 있다. 비싼 가격을 받는 점주들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 불법성은 없나?
“본사는 해당 제품에 대한 적절한 빵 가격 기준만 권고할 뿐, 가격을 규제하면 가맹사업법 제12조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들의 주장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유통점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가격 결정은 판매자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가맹 본부에서 제시한 권장가격을 바탕으로 임대료, 조제수준, 원재료 등을 고려해 판매자가 권장가격보다 더 비싸거나 싸게 책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권장사항이므로 치킨과 피자 등을 파는 프랜차이즈가 동일 브랜드끼리 같은 가격으로 파는 것도 문제될 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조항을 확인한 결과, 제12조 ②항 2호에 “가맹사업본부는 가맹점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 거래상대방, 거래지역이나 가맹점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에게 이를 행하게 해선 안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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