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2위 삼성물산 부실시공 ‘오명’

산업1 / 황혜연 / 2013-08-19 11:37:23
신라호텔 등 잇단 누수사고로 시공능력 의심받아

800억 리모델링 신라호텔…1주일도 안돼 빗물누수
‘이건희 회장 자택․ 타워팰리스’ 누수도 삼성물산 작품
전체 시공 맡았지만 세세한 관리는 호텔 탓 책임 전가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8년째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물산(대표 정연주)의 시공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삼성물산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한 신라호텔에서 1주일만에 빗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신라호텔 공사 이전에 과거 시공을 맡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태원 자택 및 강남 타워팰리스의 잇단 누수 사고 발생으로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었던 전력까지 있어, 시공능력에 대한 의심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신라호텔 재개관 1주일 만에 황당한 ‘누수’
삼성물산은 최근 무려 7개월간 835억원을 들여 개‧보수한 서울 신라호텔이 재개관 1주일만에 빗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해 굴욕을 당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로 신라호텔 최고층인 23층에 위치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Executive Lounge) 천정에 빗물이 샜다. 당시 라운지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고객들은 천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맞아야 했다.
이에 호텔 직원들은 빗물이 새는 것을 발견하고 고객들을 밖으로 대피시키는 한편 급히 양동이와 수건 등으로 빗물을 닦아 내는 등 상황을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이번 리모델링의 핵심 공간으로 알려진 곳으로 세계적인 ‘글로벌 럭셔리호텔’로 도약하려는 신라호텔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VIP 고객을 위한 휴식공간이다.
이 공간은 14층부터 20층 사이에 나뉘어 있던 휴식 공간을 통합해 23층으로 옮기면서 펜트하우스의 거실을 모티브로 응접실, 서재, 다이닝 공간 등으로 구역을 나눴으며 총 면적은 243평이다.
국내 최초로 하루에 4번 다이닝 서비스(조식, 라이트 스낵, 애프터눈 티, 해피아워)를 제공하는 등 신라호텔이 이번 리노베이션에서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도 들린다.
사고가 발생하자 삼성물산 관계자는 복수 매체를 통해 “신라호텔 측이 누수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라호텔 전반에 걸친 리모델링은 삼성물산이 맡은 것은 맞지만 일부 세세한 건물 보수 문제는 신라호텔 소관이다”라고 해명하는 등 변명 찾기에만 급급했다.
또 일부 언론의 ‘삼성물산 측에서는 어떤 조사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신라호텔이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가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고만 말하는 등 책임회피의 모습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모델링 설계에 방수공사도 포함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역시 “건물 자체의 문제인지 뭔지 알 수 없다”면서 “우리 쪽 리모델링에 문제가 있다면 신라호텔 측에서 연락을 줄 것이다. 아직 아무 연락도 받은 게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삼성물산 관계자는 <토요경제>와의 통화에서도 “모든 질문은 신라호텔측에 하라”며 회피했지만, 사고의 책임은 신라호텔의 설계·시공을 담당한 삼성물산에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룹 오너 이건희 회장 자택․ 타워팰리스도 ‘누수’ 전력
과거에도 삼성물산은 ‘빗물 누수’와 ‘부실시공’ 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4월 삼성물산은 용산 이태원동 135번지에 자리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자택 착공에 들어갔다. 2년 3개월간 공사를 한 결과 2004년 7월 완공했고 이 회장은 2005년 5월경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 회장이 입주한지 한달 후 폭우가 내리며 자택 안방 천장에서 빗물이 새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누수 공사’라는 언론 보도가 나갔지만 삼성물산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8월에도 삼성물산이 시공한 국내 최첨단 건물인 강남 타워팰리스 일부 건물에서 누수 현상이 일어났었다.
당시 KBS 보도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시공한 2차 단지 일부 건물은 세면대 밑으로 샌 물이 흥건하게 고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또 삼성물산이 시공한 1차 단지는 주차장까지 누수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누수사고 당시 타워팰리스 관리사무소와 시공사인 삼성중공업ㆍ삼성물산에는 입주자들의 항의성 문의가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삼성물산측은 “고층 건물의 흔들림을 방지하는 설비에 마모현상이 생겨 그 틈새로 빗물이 새어 들어온 것”이라며 “큰 하자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렇듯 삼성물산은 당시 연이은 누수 사건들 때문에 ‘삼성물산 시공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으로 재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부실시공 아니다”라는 입장만 전할뿐 어떠한 해명도 하지않아 진실을 둘러싼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비춰진다.


◇시공능력평가 ‘만년 2인자’ 설움 내년평가 글쎄?
한편 전국 1만218개 종합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을 평가한 ‘2013년 시공능력평가’ 결과에서 삼성물산이 이번에도 2위에 머물렀다.
지난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업 시공능력평가제도는 건설업체의 공사실적·재무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해 공시하는 제도로, 발주자가 적절한 건설업자를 선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사실상 건설사들의 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다. 이밖에 조달청의 등급별 자격명부제도, 중소업체 보호를 위한 도급하한제도의 근거로 활용된다.
8년째 2위에 머물고 있는 삼성물산은 1위인 현대건설과의 차이를 좁혀 ‘만년 2인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본금 증가로 경영평가액이 지난해보다 7229억원 늘어났으며 공사실적 부문에서는 현대건설이 주춤한 틈을 타 격차를 4000억원가량 줄였다. 올해 두 업체 간 시평액 차는 7854억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잇단 누수 시공 사태가 시공 기술능력에 반영된다면 내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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