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할 땐 마음대로겠지만, 해지할 땐 아니란다”

산업 / 유상석 / 2013-02-15 14:48:39
아이넷스쿨, 무리한 가입권유ㆍ해지방어 논란

▲ 동영상강의 서비스 제공 업체 아이넷스쿨의 무리한 가입권유와 해지방어 행태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비난을 받고 있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초중고 학생들을 상대로 동영상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넷스쿨(대표 첸궈칭)의 무리한 가입권유와 해지방어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설문지 등을 통해 집 전화번호 및 학부모 이름을 파악한 뒤 가입을 권유하는가 하면 정당한 해지사유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환불을 거부하는 등의 행태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아이패드’ 등의 사은품을 학생의 집에 일방적으로 배송한 후, 학생이 사은품의 포장을 뜯으면 이를 빌미로 해지를 거절하거나, 사은품 값을 요구하는 등의 횡포가 물의를 빚고 있다.


아이넷스쿨은 지난 2004년 공정위로부터 ‘방문판매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고의성 의혹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 설문조사ㆍ경품 미끼로 개인정보 확보
최근 아이넷스쿨에서 휴대전화를 받은 노은지(37ㆍ가명) 씨는 깜짝 놀랐다. 노 씨는 아이넷스쿨에 가입한 적이 없음에도, 회사 측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와 노 씨의 아들 이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


노 씨가 “어떻게 내 이름과 아이 이름까지 알게 됐느냐”고 따지자, 아이넷스쿨측은 “당신의 자녀가 전화번호와 이름을 알려줬다”는 황당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알고 보니, 초등학교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 회사 외판원이 “설문조사에 응해 달라”, “경품을 주겠다”, “인터넷 강의 무료 체험을 시켜주겠다”는 등의 말로 학생들을 유인한 후, 이름과 주소ㆍ전화번호는 물론, 학부모의 신상 정보도 얻어냈다는 것.


노 씨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내 휴대전화 번호와 이름까지 알고 있어 무섭기까지 했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어떻게 집안정보를 얻어낼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해지 신청하니 사은품으로 ‘덫’ 놓기도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두고 있는 정사일(41ㆍ가명) 씨는 얼마 전, “아이들을 위한 동영상 강의가 있다”는 아이넷스쿨 측의 광고전화를 받고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 후 아이넷스쿨에서는 정 씨에게 “자녀에게 18개월짜리 동영상 강의를 한 번 수강시켜보라”고 권했고, 그는 12개월 할부로 이를 결제했다.


하지만 하루 뒤 강의에 대한 아들의 만족도가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 씨는 아이넷스쿨 측에 해지 신청을 했다. 업체 측은 “내일 해지해주겠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며칠을 기다려도 해지가 되지 않았다.


정 씨가 재차 해지 요청을 하자, 업체는 돌연 “해지가 불가하다”고 말을 바꾸며, “2주간 무료로 강의를 시청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되레 정 씨를 설득했다.


정 씨는 계약취소를 원했지만, 업체 측은 다음 날 사은품 조로 ‘아이패드’를 보냈다. 업체 측은 “2주 뒤에 결정한 뒤 뜯어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을 전달받지 못한 정 씨의 중2 아들은 사은품을 받은 후 포장을 뜯었고, 코드를 연결해 사용했다. 아이넷스쿨은 이를 빌미로 결제취소를 재차 요청하는 정 씨에게 “사은품 포장을 사용했으므로, 그대로 반품이 불가능하다”며 “강의를 취소하려면 사은품값 50만원을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정 씨가 항의하자, 업체 측은 “50만원을 낼 수 없다면 소비자가 사은품을 새로 구입해서 반환하라”고 주장했다.


정 씨는 “뜯어보지 말라고 말했다고는 하지만, 뜯지도 못하게 할 것을 왜 보내느냐”며 “꼬투리를 잡아 해지를 방어하려는 아이넷스쿨 측의 꼼수에 치가 떨린다”고 토로했다.


◇ 해지 방어 ‘철벽 수비’ 뚫으려면
지난해 8월 개정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전화 권유판매 등으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청약을 철회를 할 수 있다. 계약서상 청약 철회 관련 사항이 기재되지 않으면 이를 안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또 판매자는 미성년자와 계약체결을 하고자 하는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청약철회는 우체국에 가서 가입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거나 기타 입증 가능한 방법으로 하면 된다. 만약 아무런 청약철회 증거자료도 없는 채 14일이 지났다면 업체에 전화를 해 사후 녹취 등의 방법으로 입증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전화권유업자는 청약철회를 한날로부터 이미 받은 금액에 대해선 3영업일 이내에 대금을 반환해야 하며 반환 지체 시 연20%의 지연이자를 물어야 한다(동법 제9조 ②항).


이와는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과(☏044-200-4432)나 아이넷스쿨 소재지인 공정위 서울사무소 소비자과 방문판매 담당 사무관(☏02-3140-9647)에 신고할 수 있다.


공정위는 조사결과에 따라 △시정권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과징금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으며 이 처분들을 거부할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할 수 있다.


김관주 공정위 특수거래 과장은 “방문 및 전화판매에 대한 피해자가 신고를 하면 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시정명령 후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 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본지는 무리한 가입권유와 해지방어 건과 관련, 아이넷스쿨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업체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업체 측은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 담당자에게 취재 내용에 대해 전달하겠다”는 등의 대답을 반복할 뿐,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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