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제 식구 감싸기’ 논란

산업1 / 염유창 / 2013-02-13 17:07:16
인사청탁 감사 종결…성희롱 재감사 거부

▲ 사진은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휩싸인 인천시교육청의 모습.

[토요경제=염유창 기자] 인천시교육청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시의회 허회숙 의원의 인사 청탁 문자메시지 의혹과 관련한 감사는 인사 청탁 정황이 나오지 않았다고 서둘러 종결했다. 작전고 여교사 성희롱 사건 재감사 요청에 대해선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폭언과 체벌 및 성추행을 일삼았던 교사에게는 정직 2개월의 가벼운 징계만 내려졌다.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인천시교육청의 결정에 대해 ‘봐주기식 부실감사’와 ‘솜방망이 징계처분’ 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 “교육청 감사 종결 황당”
인천시교육청이 인천시의회 허회숙 의원 인사 청탁 사건에 대한 감사를 종결했다. 또 작전고 여교사 재감사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계에선 시 교육청의 이 같은 감사 종결은 일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시의회 허회숙 의원의 인사 청탁 문자메시지 의혹과 관련한 감사 종결과 함께 작전고 여교사 진정 및 재감사 요청에 대해 불가방침을 통보했다.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허회숙 의원의 인사 청탁 관련 의혹에 대해 해당 과장의 2차례의 진술서와 허 의원이 나근형 교육감에게 제출한 사과문을 토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인사 청탁 정황이 나오지 않았다고 판단, 조사를 마쳤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5일 나근형 교육감에게 보고됐다.


해당 과장은 1, 2차 경위서를 통해 “본인은 인사 청탁과 관련한 말을 허 의원에게 하지 않았으며, 메시지가 작성된 과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허 의원도 나 교육감에게 제출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문건을 통해 나 교육감에게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으며 다만 중등에서 연구원장을 맡고, 초등이 연수원장을 맡는 것이 맞다는 교육적 신념에 따라 이 같은 방안을 지난해 8월 나 교육감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진술했다.


시 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의 진술을 바탕으로 인사 청탁은 오고가지 않은 것으로 보고 감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감사관실은 또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로 진정 및 재감사를 요구한 작전고 여교사에 대해 재감사 수용불가 방침을 지난주 초 통보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육계 및 인천시의원은 ‘제 식구 감싸기식 감사’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이번 인사 청탁과 관련 시교육청의 감사 종결은 황당한 일로 ‘제 식구 감싸기 감사’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특히 지역정서는 물론 여론을 무시한 감사로 제대로 된 감사기능을 갖추기 위해선 개방형 감사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감사는 더 이상 묵고할 수 없는 만큼 해당 관계자들에 대해 감사원 또는 교과부 등 외부기관에 감사청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노현경 인천시의원은 “교육청 감사관실이 인천 모든 교육 비리의 마지막 보루인데 이정도면 감사관실이 먼저 감사를 받아야 하고 형식적이고 의미 없는 감사로 계속 면죄부만 주는 감사라면 아예 감사관실을 폐쇄하는 게 낫다”며 “시민의 대표인 의원이 말해도 듣지 않는 교육청이 시민의 말은 더욱 안들을 것이다. 최악의 행정난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지난달 21일 시의회 본회의 도중 지역교육지원청의 모 과장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작성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메시지에는 ‘교육감에게 말했더니 아직 (과장의) 정년이 4년이나 남았고 교육연수원장으로 보내기에는 직급이 맞지 않아 발령이 어렵다더라. 나중을 기약하는 게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허 의원이 나 교육감에게 해당 과장을 연수원장으로 청탁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 의원은 해당 문자를 작성한 채 발송치는 않았고 덕담 수준의 내용이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다.


▲ 허회숙 인천시의원이 지난달 21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 도중 지역교육지원청의 모 과장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작성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 여교사 성희롱한 관리자 경징계
“‘봐주기식 감사’와 ‘솜방망이 징계’로 고통 받고 있는 현장 여교사들을 두 번 죽이는 인천시교육청은 각성하고 여교사 성추행 관리자들을 ‘중징계’ 해야 합니다”


노현경 시의원이 지난달 21일 개회된 인천시의회 제206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강조한 말이다.


노 의원은 이날 지난해 8월 여교사 투서 및 12월 작전고 여교사 성희롱 사건과 관련 “시교육청이 너무도 터무니 없는 ‘봐주기식 부실감사’와 ‘솜방망이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의 감사결과 처분기준 및 시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징계양정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성희롱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 또는 해임’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시 교육청은 지난해 발생한 여교사 투서 및 성희롱 사건에 대해 60개 학교 520명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 단 1명만 징계했다.


노 의원은 “A 교장은 여러 여교사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고 그 중 한 기간제 여교사는 A 교장의 성추행을 참다 참다 못 견뎌 결국 사표까지 쓰게 됐다”며 “이런 상습 성추행 교장을 ‘파면’ 등 중징계와 함께 검찰에 고발하기는커녕, 견책이나 감봉에 해당하는 ‘경징계’만 처분했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부실감사와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분한 것을 보면 불합리한 교원인사제도에 대한 개선의지도, 여러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교사를 지원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여교사투서 사건 및 작전고 감사는 누구를 위한 감사였는지, 시교육청은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청이란 말인지, 지금이라도 재감사를 하거나 징계양정을 바로 적용해 중징계를 해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현장 여교사들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보다 합리적인 교원인사제도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엽기 교사도 솜방망이 처벌
인천시교육청의 제 식구 감싸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엽기적인 학생 체벌 강제추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교사에 대해서도 솜방망이 처벌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교육청은 최근 A고 이모 교사와 B초 차모 교사에 대해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2월의 징계를 내렸다.


B초 학부모 P씨는 “이모 교사는 아이에게 ‘넌 세상에서 가장 못 생겼다’, ‘귀신 운운 도끼 체벌’, ‘성적 수치심’ 등 말할 수 없을 만큼 상습적인 체벌, 폭행, 성추행을 했다”며 “이로 인해 아이는 현재까지 외상 후 스트레스, 틱 장애, 불안, 불면, 회피, 죄책감 등으로 정신과에 다니며 놀이치료를 받고 있고, 약물치료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이 아이에게 몹쓸짓을 한 교사에게 이 같은 처벌을 내린 시 교육청은 이해할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다시는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엄중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노현경 인천시의원은 “2개월 정직은 말도 안 된다”며 “시 교육청의 이런 솜방망이 징계가 계속해서 인천의 공직기강해이와 문제를 유발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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