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만 마셔도 치매 예방 된다?

산업 / 유상석 / 2013-02-01 13:56:31
롯데칠성 백두산 하늘샘 과대광고 논란

▲ 롯데칠성이 자사 먹는 샘물 브랜드 <백두산 하늘샘>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질병 예방 효과를 주장해 과대광고 논란이 일고 있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치매 예방, 항동맥경화, 노화 억제에 도움이 되는 제품입니다”
의약품도 건강식품도 아닌, 먹는 샘물(소위 ‘생수’) 홍보에서 등장한 문구다. 지난 해 12월, 롯데칠성은 백두산을 수원지로 하는 먹는 샘물 브랜드 <백두산 하늘샘>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하지만 제품이 출시된 지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과대광고’ 논란에 휩싸이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먹는 샘물을 치료제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무리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생수만 마시면 치매ㆍ동맥경화ㆍ노화 예방?
지난해 12월 농심과 롯데칠성은 나란히 백두산 수원지의 먹는 샘물인 ‘백산수’와 ‘백두산 하늘샘’을 출시했다.


이들 중 롯데칠성만 “백두산 하늘샘은 규소와 규산 함유량이 일반 생수보다 30배가량 높아 치매 예방, 항동맥경화, 노화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문구로 홍보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는 양상이다.


해당 홍보 문구는 롯데에서 운영 중인 식음료 정보 블로그 <롯데올세이프>에 올라온 ‘백두산 천연광천수 “백두산 하늘샘”이 출시됐어요’라는 제목의 제품 홍보 게시물(http://lotteallsafe.tistory.com/826) 하단에 기재돼 있으며, 회사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각종 언론매체에도 기사화된 상태다.


◇ 롯데칠성 “과대광고 아냐… 문제없어”
먹는물관리법 제40조 ①항은 “먹는 샘물은 제조 방법ㆍ품질 등에 관하여 거짓 또는 과대의 표시ㆍ광고를 하거나 의약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시ㆍ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법 규정 탓에 ‘먹는 샘물’일 뿐인 백두산 하늘샘이 각종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가 자칫 위법한 과대광고라는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인 것.


이런 지적에 대해 롯데칠성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두산 하늘샘에는 타사 제품에 비해 규소ㆍ규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치매 등 각종 질병 예방효과가 있다는 문구는 규소라는 일반적인 성분에 대한 설명일 뿐이고, 우리가 홍보하는 요지는 우리 제품에 이런 규소가 많이 함유돼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백두산 하늘샘 제품 광고는 과대광고도 아니고, 위법의 소지도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 “물은 물일 뿐… 문제 소지 있어”
롯데칠성 측의 이런 주장과는 달리, 정부기관과 업계에서는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롯데칠성 측의 이런 홍보행위와 관련, “규산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일부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정설로 입증된 바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EU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질병 치유와 연결해서 생수를 광고하는 사례는 없다. 이런 행위를 강력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먹는 샘물 담당 주무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롯데칠성의 이런 홍보행위는 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주무관은 “먹는물관리법 시행규칙 제32조에 의하면 ‘거짓 또는 과대광고의 범위는 용기ㆍ포장ㆍ라디오ㆍ텔레비전ㆍ신문ㆍ잡지ㆍ음곡ㆍ영상ㆍ인쇄물ㆍ간판, 그 밖의 방법에 따라 품질 등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블로그를 통해 이런 홍보를 하는 행위는 ‘그 밖의 방법’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제가 될 경우, 시ㆍ도지사는 같은 법 제48조에 근거해 영업허가 또는 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장 폐쇄 또는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동법 제5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규산ㆍ규소 등의 성분이 아무리 많이 함유돼있다 해도, 물은 어디까지나 물일 뿐”이라며 “물을 먹는다고 치매ㆍ동맥경화ㆍ노화 따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먹는 샘물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두산을 수원지로 하는 먹는 샘물을 파는 업체는 롯데 외에도 농심이 있다. 또 해외에서 수입되는 유명 샘물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특정 성분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치유 효과를 주장하는 업체는 아직 롯데칠성 외엔 보지 못했다. 왜 유독 롯데칠성만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과대광고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당국의 의지 부족이 아쉽다”며 “단속 강화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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