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 조항’ 있으면 소송 없이 보낼 수 있나요?

산업 / 유상석 / 2013-01-18 16:22:30
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25)

Q. 작은 상가건물 한 채를 보유하면서, 임대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은퇴자입니다. 상가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는 사실상 제 유일한 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제 건물에 세 들어 장사하는 임차인이 넉 달째 월세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불경기인 탓에 장사가 잘 안돼서 그러려니 하고 몇 달 동안 봐 줬지만, 아무리 그래도 넉 달 동안이나 연체하고 있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임차인을 내보내고, 새 임차인을 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 생계에 지장이 생길 정도니까요.

이렇게 될 것에 대비해, 임대차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에 ‘2개월 이상 연체하면 강제 명도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특약 사항을 기재한 바 있습니다. 이런 내용까지 추가했으니, 전 임차인의 동의나 별도 소송절차 없이도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겠지요?

또 제가 어디서 듣기로 ‘제소 전 화해’라는 게 있다고 하던데, 이 경우엔 해당되지 않는지요?
(인터넷 독자 nagal***)


A. 끝날 줄 모르는 불황 때문에 자영업자가 몰락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이런 소식 탓에 애태우는 사람은 자영업자 본인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자영업자의 가족은 물론, 자영업자에게 부동산을 임대한 사람들도 부득이하게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이런 탓에 적지 않은 임대인들이 이처럼 ‘차임을 연체하는 임차인을 내보낼 방법이 없느냐’, ‘꼭 소송을 통해야만 하느냐’와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이런 질문에 대해 법원은 부정적인 입장의 판결(2005. 3. 10, 2004도341)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강제집행은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사법권의 하나이고, 채권자는 국가에 대해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을 뿐, 채권자가 임의로 강제집행을 할 수는 없다. 만약에 그런 계약을 맺었다면,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이므로 무효”라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제소 전 화해’에 대해 문의하셨는데, 흔히 이를 ‘법원에 가지 않고도 계약서나 각서 만으로 해결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제소 전 화해 역시 일종의 소송절차입니다. 일반적인 소송과 다른 점은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법원에 간다는 것인데요, 임대인과 임차인이 판사 앞에서 “어떤 분쟁이 생기면 이렇게 처리하기로 합의한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이는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nagal*** 님은 “‘특약 조항의 작성’도 일종의 ‘제소 전 화해’ 아니냐”는 의도로 질문하신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 경우는 단순한 계약일 뿐, ‘제소 전 화해’에 해당되지 않음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결국 차임을 연체하는 임차인을 강제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명도소송 절차만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부디 우리 경제 사정이 나아져서, 이런 일이 줄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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