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국물’의 몰락, ‘빨간국물’의 귀환

산업 / 전성운 / 2012-12-28 11:11:11
‘블루오션’ 프리미엄 라면시장 본격화

빨간국물의 귀환과 고급 시장 본격화로 요약되는 올해 국내 라면시장 추세를 농심은 ‘R&B’로 표현했다. R는 ‘빨간 국물(Red)’의 시장제패를 의미하며 B는 고급형 제품을 가리키는 ‘블랙라벨(Black Label)’의 인기몰이를 뜻한다. 작년 돌풍을 일으켰던 하얀국물 제품들은 몰락했고 ‘고급’ 제품들은 시장을 형성해가며 본격 경쟁에 들어갔다.


우선 하얀 국물 라면을 밀어낸 빨간 국물 라면의 강세가 올해 라면시장의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꼬꼬면, 나가사끼짬뽕, 기스면 등 3종이 돌풍을 일으켰으나 점차 인기가 사그라들며 지난달에는 1.7%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반면 빨간 국물 라면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회복했다. 신라면을 비롯해 안성탕면, 너구리, 삼양라면의 4강 구도는 흔들리지 않았으며 업체들은 진짜진짜, 돈라면, 남자라면, 열라면(리뉴얼) 등 많은 빨간 국물 라면 신제품을 내놨다.


라면시장 부동의 1위 신라면이 활약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빨간국물 라면 신제품들이 쏟아졌다. 농심에서 고추비빔면, 진짜진짜, 신라면블랙컵을 내놨고, 삼양은 돈라면과 불닭볶음면, 팔도가 남자라면, 오뚜기에서 열라면(리뉴얼), 풀무원은 꽃게짬뽕 등을 내놨다.


농심의 안성탕면, 너구리, 삼양라면, 육개장사발면 등도 꾸준한 인기를 누렸고 매출로 봐도 빨간국물 라면의 전성시대였다. 지난달 기준 전체 라면시장 매출 상위 10위에서 짜파게티를 제외하면 모두 빨간국물 라면이었다.


반면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하얀국물라면 열기은 사그라졌다. 팔도의 꼬꼬면, 삼양의 나가사끼짬뽕, 오뚜기 기스면 3종은 올해 4월 처음 시장 점유율이 한자릿수(7.9%)로 급락한 뒤 지난달에는 1.7%까지 내려앉으며 하얀국물라면 시대를 마감했다.


농심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불황이 겹치면서 빨간국물라면 중에서도 유독 매운맛 라면이 인기를 끌었다”며 “농심 진짜진짜, 팔도 남자라면 등은 이달 들어 누적매출 200억원을 넘어서며 두각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라면도 ‘고급화’


다양해진 소비자들에 발맞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리미엄 라면 시장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이곳은 현재 개발 경쟁이 가장 뜨거운 ‘블루오션’ 시장이기도 하다.


10월 재출시된 농심 신라면블랙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풀무원의 꽃게짬뽕, 삼양식품의 호면당 라면 등 일반 라면보다 비싼 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됐다. 이 같은 '블랙라벨' 제품들은 차별화한 맛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기호를 확대시키고 프리미엄 라면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업체들이 웰빙 저나트륨 라면, 쌀국수, 새로운 타입의 용기면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을 지배할 키워드는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풀무원은 올 7월 꽃게짬뽕을, 삼양식품은 10월에 호면당 라면 5종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라면시장을 달구고 있다. 풀무원 꽃게짬뽕은 지난달 라면시장 11위에 오르며 풀무원 라면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고 있다.


삼양식품도 프리미엄 누들 레스토랑인 호면당의 인기 메뉴인 호해면, 차오차이, 게살야채탕면, 얼큰특면, 돈사골탕면 등 5종을 신제품으로 출시, 프리미엄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신라면블랙으로 국내 프리미엄 라면시장의 문을 연 농심도 1년여만에 신라면블랙을 다시 국내 무대에 출시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신라면블랙은 판매재개 후 한 달만에 600만 개를 팔아치우며 프리미엄 라면 시장의 볼륨을 키웠다.


농심 관계자는 “내년 라면시장은 프리미엄라면 시장을 놓고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저나트륨 라면, 쌀국수·건면, 새로운 타입의 용기면 등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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