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호텔 전성시대’

산업1 / 유상석 / 2012-12-24 13:27:49
관광객 증가에 안정적 수익원으로 자리매김

“이제는 호텔이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재벌가들이 앞다투어 호텔 사업에 나서고 있다.


호텔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재벌 그룹이 새로 뛰어드는 것은 물론, 이미 호텔을 운영 중인 그룹들도 ‘비즈니스호텔’ 신축 또는 리모델링을 통해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심지어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사옥(대림), 주유소(SK네트웍스)까지 밀면서 호텔을 신축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호텔 전성시대’가 등장한 셈이다.


◇ 아주그룹, ‘호텔 서교’로 신라ㆍ롯데에 ‘도전장’
아주그룹이 서울 마포 서교동에 있는 ‘호텔서교’ 신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주그룹은 최근 서울 마포구청에 호텔 신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아주 측은 현재 최대 500% 이내인 건물 용적률을 최대 900%까지 늘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경 신청이 통과되면 아주그룹은 현재 지하 2층~지상 13층에 135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서교를 지하 5층~지상 22층 규모의 378개 객실을 가진 대규모 호텔로 건설할 계획이다.


새 호텔이 신축되면 아주그룹은 제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특1급 호텔을 운영하게 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등 국내 유명 호텔체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전망이다.


◇ 호텔 보유한 대기업들, ‘비즈니스호텔’로 영역 확장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호텔은 4년 안에 전국 각지에 2200실 규모의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을 신규 확대하고, 오는 2018년까지는 국내외 40곳으로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호텔은 객실 크기와 서비스, 식당ㆍ연회장 등의 부대시설 최소화를 통해 이용 가격을 특급호텔 대비 30% 이상 낮춘 호텔을 말한다.


롯데호텔은 2014년 2월 제주시에 262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 개관을 시작으로 같은 해 3월 대전시 유성구 스마트시티, 6월 서울 구로구, 10월 울산시 달동에 비즈니스호텔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마포에서 ‘롯데시티호텔마포’를, 지난해엔 김포국제공항 롯데복합쇼핑 내에 ‘롯데시티호텔김포공항’을 각각 오픈,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바 있다.


삼성그룹 계열인 호텔신라는 최근 ‘신라스테이’라는 브랜드로 KT자산운용이 개발하는 역삼동 KT영동지사 부지, 서대문구 미근동 옛 화양극장 부지,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옛 JW중외제약 부지 등 총 5곳을 선보일 계획이다.


GS그룹 계열 호텔 전문회사인 파르나스호텔(옛 한무개발)은 서울 명동 세종호텔 인근 삼윤빌딩을 리모델링한 비즈니스호텔 ‘나인트리 명동’을 12월1일 개장한다고 발표했다.


나인트리호텔 명동은 총 144개 객실을 갖추고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해 전 직원이 일본어 사용을 하고, 중국어와 영어를 할 수 있는 직원도 상시 배치된다.


SK네트웍스는 영업이 부진한 SK주유소 부지를 이용, 비즈니스호텔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특1급 호텔인 쉐라톤그랜드 워커힐과 W서울워커힐을 운영하고 있는 SK네트웍스는 서울 중구 오장동 SK수도주유소 부지에 비즈니스호텔을 신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05년에도 서울 여의도 주유소 용지를 36층 규모 오피스텔로 개발해 300억원 가량 수익을 낸 바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6월 서울 6성급 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을 1635억원에 인수했다. 반얀트리는 서울 중구 장충동 옛 타워호텔을 부동산 개발업체 어반오아시스가 2007년 인수해 새로 단장한 호텔이다.


◇ 건설사ㆍ외국계ㆍ여행사도 관심 집중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도 호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파크하얏트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은 내년 2월18일 개관 예정인 파크하얏트부산의 오너이기도 하다. 파크하얏트부산은 해운대 마린시티에 위치해 있고 69개의 스위트를 포함한 269개의 객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KT의 부동산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서울 역삼동 영동전화국 옆 주차장 터에 300실 규모 호텔을 짓고 있다. 이 회사는 전국의 옛 전화국 부지를 호텔로 재개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도 오랫동안 제주에서 관광호텔을 운영해온 자회사 오라관광을 앞세워 비즈니스호텔사업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이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플랜트사업본부 사옥을 24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로 재단장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 중구 장교동 부지와 을지로 인근 부지를 임대해 각각 540실, 200실 규모의 호텔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영그룹도 최근 1700억규모의 중구 소공동 옛 삼환기업 부지를 매입해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무주리조트와 제주 앵커호텔을 인수한 바 있다.


외국계 호텔 체인과 여행업계의 호텔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일본계 중저가 호텔 체인 도요코인과 도미인은 부산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 롱스테이 재단 한국지부 코비즈는 부산 해운대에 저가 체류형 시설인 ‘롱스테이텔’ 건립에 본격 착수했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등 11개 호텔을 운영 중인 앰배서더호텔 그룹은 이비스 앰배서더 인사동, 이비스 앰배서더 오창, 노보텔 앰버서더 성북,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 등을 차례로 열기로 했다. 2015년까지 총 20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페리얼팰리스그룹도 국내외 5곳의 신규 호텔을 낼 방침이다. 호텔프리마도 북창동에 약 100실 가량의 호텔을 짓고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서울 인사동 서울아트센터 맞은편에 특2급 호텔인 ‘센터마크’를 오픈했다. 모두투어도 센터마크 호텔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견지동에 ‘아벤트리 종로 관광호텔’을 지난 9월 열고 운영 중이다.


◇ 호텔 사업 출사표 급증 이유는?
이처럼 많은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호텔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에 비해 호텔 객실의 공급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호텔 업체수는 644개, 객실수는 7만763개에 이른다. 이중 수도권 호텔 수요는 3만6000여 실, 공급량은 2만8000여 실에 그쳤다. 한국관광공사는 3년간 3만1000개의 객실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만족할 만한 임대 수익을 얻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부동산을 내다 팔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차라리 호텔을 만들어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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