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딸들의 전쟁’ 서막

산업1 / 장우진 / 2011-09-05 13:47:10
큰딸 신영자 ‘실력발휘’ 본격 시동…막내 신유미, '아버지 후광?' 경쟁 돌입

[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롯데쇼핑 신영자 사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신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시네마 푸드’가 롯데그룹 계열사로 신규 편입되면서 롯데家를 바라보는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네마 푸드는 롯데시네마의 매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신 사장은 이미 매점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시네마 통상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부인인 서미경 씨와 호텔롯데 고문이자 서 씨의 딸인 신유미가 대주주로 있는 ‘유원실업’이 운영하고 있다.
단지 같은 업종이기에 불이 붙은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신 사장이 보여준 경영능력은 롯데2세 중 최고로 손꼽힌다. 반면 신 고문은 1988년도에야 호적에 올라온 ‘숨겨진 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호텔롯데에서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신격호 회장의 그리고 있는 지분분배에 있어서 신 사장 뿐만 아니라 신동주·동빈 형제 등과 ‘경쟁반열’에 들어섰다는 분위기다.


◇신영자, ‘영화관 매점운영’ 사업극대화


▲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경영능력은 롯데家 2세들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그 동안 딸이라는 이유로 롯데그룹 후계계 구도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수차례 보여준 그의 업무능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비해 탁월하다는 평이다. 최근 아버지를 닮은 업무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삼성그룹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의 면세점 전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런 그가 이번엔 영화관 매점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물론 이미 시네마 통상이라는 유통사가 있지만 시네마 푸드마저 계열사로 편입시킨 것에 그만큼 수익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극장 매점 사업이 가져다주는 이익은 1명당 1000원 꼴로 지난해 약 2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며 “이 같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사업강화 차원에서 시네마 푸드를 설립하고 그룹 계열사로 포함시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시네마 푸드는 단순한 매점운영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음식점 인스턴트 식품제조판매업 △관광레저스포츠업 △부동산투자매매임대업 △유가증권매매투자 및 투자컨설팅 업 △ 도소매업 및 잡화 판매업 등 유통과 부동산 등 광범위한 사업분야를 펼치고 있다.
즉 돈 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극대화를 통해 최대한의 수익을 내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다크호스, 막내딸 ‘신유미’ 등장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시네마 통상과 시네마 푸드는 수도권 외 지역 영화관 매점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서울·경기지역의 매점사업은 유원실업이 맡고 있다. 유원실업은 미스롯데 출신인 신격호 회장의 셋째부인 서미경 씨와 딸인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이 각 지분의 57.82%, 42.18%를 가지고 있다.
사업지역은 다르지만 신 사장과 신 고문은 배다른 자매로써 경쟁구도로 갈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 동안 재벌2세 딸을 대표해 온 것은 삼성그룹의 이부진·서현 자매가 대표적이었으며 최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조현아·현민 자매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신유미 고문이 호텔롯데의 고문으로 일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신 고문은 1988년에야 호적에 올라온 ‘숨겨진 딸’로써 롯데家내에서도 신 사장,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신동주 롯데그룹 회장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신 고문이 롯데호텔 고문이 된데는 신격호 회장의 후광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호텔롯데 고문이 된데 이어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추진했던 개발부지 인근 지역 토지 소유지 현황에서 김해시 일대 임야 3필지 35만2517㎡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이 땅은 공시지가로 지난 2009년 기준 총 14억5000여만원에 이르며, 이 땅 역시 신 회장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신 고문은 신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쇼핑 지분 2만8903주(0.1%)를 보유하고 있다. 서 씨도 3만531주(0.11%)를 보유하고 있다 두 모녀는 롯데쇼핑 지분의 0.21%를 차지하고 있다. 주주로 올라섰다는 것 만으로도 확연히 달라진 지위를 짐작할 수 있다.


◇업무능력? 큰 딸답게 확실히


물론 아직까지는 신영자 사장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신 사장은 신 고문과의 경쟁 뿐 아니라 동생 신동빈 회장에 비해서도 탁월한 업무능력을 수차례 보여 ‘지분분배 변화’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마저 낳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에 업계 1위 자리는 내줬으며, 롯데마트 역시 신세계와 홈플러스에 이어 3위에 그치고 있다. 신 회장의 체면이 구겨진 것이다.
신 회장과 신 사장 관계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취임한 반면, 신 사장은 ‘이사 수 초과’를 명분으로 임원진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신 사장이 물러난 이후 롯데쇼핑은 유통라이벌 신세계에 업계 1위자리를 내줬으며 이에 2008년 신 사장은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후 1년만 롯데쇼핑은 다시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신 사장은 2009년 면세사업부 사장에 취임하며 AK면세점 인수에 성공했으며, 한때 ‘면세전쟁’이라고 불린 루이비통 입점을 두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서 패하긴 했지만 이를 역이용, 구찌 등을 입점시키며 ‘노련미’를 보여줬다. 또 화장품업계 3위에인 명품 브랜드 SK-Ⅱ를 주요 백화점 화장품 부문 판매 1위로 올려놓는 등 큰누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그동안 ‘일본은 신동주-한국은 신동빈’으로 굳혀졌던 롯데家의 지분분배에서 신 사장마저 경쟁구도에 합류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신 사장은 △롯데건설 0.14%, △롯데기공 4.72% △롯데리아 0.01% △롯데상사 1.74% △롯데정보통신 3.51% △롯데캐피탈 0.57% △롯데햄 0.33% △롯데후레쉬델리카 9.31% △코리아세븐 2.22% 등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두루 가지고 있으며 △시네마 푸드 38.2% △시네마 통상 28.3%의 지분 등 유통부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네마 통상의 경우 신 사장의 자녀들인 장혜선·선윤·정안이 각각 7.6%, 5.7%, 5.7%를 보유하고 있다.
한 재계관계자는 “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방침 등 그동안 정황에 비춰볼 때 일본은 신동주, 한국은 신동빈 체제가 굳혀진 것 같다”며 “그러나 신영자 사장이 보여준 역량과 최근 이목을 끌고 있는 신유미 고문의 위치를 고려해 볼 때, 경영구도를 떠나 지분분배에 있어서만큼은 기존과 확실히 다른 양상을 띄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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