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벌가 '세대교체'

산업 / 양혁진 / 2012-11-29 15:58:37
대선정국 변수…‘경제민주화’ 걸림돌

대기업들의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인사 규모와 대상에 대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엔 글로벌 경기악화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연말 인사를 통해 선제적인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하지만, 올해는 연말 대선까지 앞두고 있어 변수가 많아지고 있는 것.


특히 그룹 2-3세들의 승진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지만 대선주자들의 하나같은 ‘경제민주화’ 구호가 부담스러운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은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다.


◇ 이재용, 부회장 승진 제동 걸리나
이재용 사장은 지난 2010년 12월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제는 삼성전자를 넘어 그룹 전체의 대외 협력을 아우르는 폭 넓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1년간 북·남미지역 통신사업자들과 긴밀한 협력에 나서는 것은 물론 세계 최대 부호인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 회장과 두 차례나 회동했다. 또한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 겸 최고경영자와 만나는 등 전장부품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닦았다.


협력관계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관계 강화를 이끌며 사실상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이룬 것. 게다가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부회장 승진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성과주의 인사를 이어 온 삼성그룹에서 이재용 사장은 올해 승진할 수 있는 충분한 성과를 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또 재계 라이벌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비슷한 연배의 장자들이 이미 회장직 반열에 올라 그룹을 전체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도 이런 전망을 부채질한다.


하지만 대선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친서민이 강조되는 대선 정국에서 재벌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는 시기에 무리해서 인사를 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것.


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실적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으나 더 경험이 필요하지 않나 라는 시선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해마다 12월 초 사장단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2010년은 490명, 지난해에는 501명으로 근래 매년 최대 규모로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바 있다.


◇ 임기 채운 2-3세들, 관심의 대상
삼성가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도 승진한 지 2년을 채웠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이부진 사장이 지난 2010년 깜짝 승진을 한 것처럼 파격 승진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제일기획은 올해 칸 광고제에서 본상을 휩쓸며 한국 광고 산업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리기도 했다.


한진그룹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무와 장남 조원태 전무의 승진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이들은 2010년 전무로 승진한 지 2년이 지났다. 조양호 회장이 여전히 회사 전체를 진두 지휘하고 있어 아직 승계 작업이 이뤄질 단계는 아니지만, 이들을 올해 사장단 인사로 올리면서 더 강도 높은 경영 수업을 받게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재계에서 거론한 승진 명단에 포함돼 있다. 유통 빅3 가운데 신세계그룹만이 장자가 부회장이다.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 그룹은 창업주의 2세들이 회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고 있다. 또한 전문 경영인 구학서 신세계 회장이 올해 3년 임기를 채웠고, 오래전부터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구 회장이 당분간 정 부회장의 멘토 역할을 계속하면서 정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어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의 승진 인사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5년 전인 지난 2007년 사장과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한 만큼, 올 연말 인사에서 한 단계씩 자리가 격상될 것으로 재계는 예측하고 있다. 삼남인 조현상은 이미 지난 1월 부사장으로 승진한바 있다.


GS그룹은 오너 일가 4세인 허세홍 GS 칼텍스 전무와 허준홍 GS칼텍스 부장이 각각 부사장, 상무로 승진할지 여부가 관심꺼리다. GS그룹은 다음달 4일께 GS칼텍스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며 허세홍 전무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이며, 허준홍 부장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이다.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2009년 승진한 바 있어 올해 승진에서는 제외될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상황인 만큼 더 이상의 승진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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