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척 돔구장 이걸 어쩌나"

산업 / 전현진 / 2012-11-29 14:38:19
프로팀 “고척 돔 이전 말도 안돼” 갈등

서울시가 지난 달 22일 발표한 ‘서울시 2020 체육정책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2013년 말 개장 예정인 고척 돔구장에 서울 연고의 3개 프로구단(LG, 두산, 넥센) 가운데 하나를 유치하기로 했으며 잠실구장의 신축 혹은 리모델링은 보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한야구협회와 협의해 내년 상반기까지 야구단 유치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 두산, 넥센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야구계와 충분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했지만 서로 입장 차이가 커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2007년 1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동대문야구장 철거를 실시했다. 그러나 동대문야구장 철거에 야구계의 반발이 극심해졌다. 결국 서울시는 대안으로 고척돔을 짓기로 했다. 고척돔 착공 이유는 야구인의 민심을 달래주기 위한 것이었을 뿐 진정한 야구 발전을 위한 사업은 아니었다.


동대문야구장은 아마야구의 메카였다. 서울시는 동대문야구장 철거 대안으로 고척돔을 지으면서 대한야구협회와 아마야구를 위해 사용하자고 합의했다. 이에 대한야구협회는 올 7월 세계청소년야구대회를 유치했고 이 대회는 고척돔구장에서 개장 기념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설계 변경, 그리고 주민 반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완공 시기가 연기되자 부랴부랴 잠실, 목동 구장으로 개최 장소를 바꿨다. 이 때문에 올 시즌 KBO가 정규시즌 일정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한편 고척돔은 2009년 2월 착공에 들어갔다.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고 2013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애당초 하프 돔 형식으로 착공에 들어갔으나 서울시의 갑작스러운 설계 변경으로 완전한 돔구장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좌석수는 22258석, 연면적은 58069㎡다.


◇ 서울시, 고척 돔구장 프로팀 유치 일방적 추진…
고척 돔구장 주변엔 교통시설이 완전치 않다. 주차시설도 500대 정도만 수용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교통도 좋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내 최초의 돔구장이라는 상징적인 가치가 있다. 교통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부분에서 대책이 있다. 지하철 연결 문제를 개선하고 고척대로를 확장할 계획이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일단 프로팀을 유치하고 보자는 식이지만 고척 돔에 프로팀이 들어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1년 야구단 예산은 많아야 400억 수준이다. 그러나 돔을 유지하려면 1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야구단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고척 돔구장 프로팀 유치 추진을 발표하면서 은근슬쩍 잠실구장의 개·증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서울시는 잠실구장 관리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않고 매년 100억을 넘게 운영료를 챙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척돔을 짓고 있기 때문에 잠실구장을 새로 짓는 건 불가능하다. 추후에 KBO, 두산 LG와 협의를 거쳐서 합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 LGㆍ넥센ㆍ두산, “고척 돔구장 이전 말도 안돼”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넥센은 과거 고척 돔 입성을 희망했었기 때문에 고척 돔으로 옮길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였다. 그러나 지난 달 23일 한 넥센 관계자는 “고척 돔구장으로 옮기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고척 돔구장은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 그렇다고 제반시설이 목동에 비해 좋은 것도 아니다. 비 안 맞고 야구하는 것 이외에 좋은 점이 없다. 그런데 관리비는 대폭 늘어날 것이다. 프로는 관중을 먹고 사는데 관중이 늘기는커녕 줄 가능성이 많은데 누가 옮기려고 하겠나”라고 말하며 답답해했다.


이어 “정착 5년 만에 목동 주민들의 신임을 얻었다. 히어로즈 시절 목동에 들어갈 땐 팬들의 엄청난 반발을 받았는데, 당시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은 서울시가 이제 와서 고척 돔으로 홈 이전 추진을 하라는 건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넥센은 지난 달 26일 고척 돔구장으로의 이전 계획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넥센 고위 관계자는 “2008년 당시만 해도 목동구장 시설이 낙후돼 새로운 구장에 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그 동안 관중석을 대거 교체하는 등 개선을 통해 입장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고척 돔구장에 비해 주변 여건이 좋은 LG와 두산은 “고척 돔구장으로의 이전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강제로 어느 팀을 고척돔으로 옮기라고 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시는 대한야구협회와 협의해 내년 상반기까지 야구단 유치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서울시와 프로팀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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