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포풀리즘 해도 해도 너무해"

산업 / 전성운 / 2012-11-26 13:04:04
대선 앞두고 금융당국 연이은 규제 강화 '울상'

금융당국은 당장 내년부터 실손보험 단독상품 출시, 자동차보험표준약관 개정안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대한 논의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금융당국의 연이은 규제에 손해보험사들이 움츠려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12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한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장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실손보험 단독상품을 출시해야 한다. 1만원대의 단독상품은 약관이 단출한 만큼 1월부터 출시될 예정이고, 상품에 붙는 약관에 따라 3~4월까지 순차적으로 상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상품별로 붙는 약관이 100가지가 넘어가는데 이에 대한 요율검증을 할 시간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단독상품 출시에 대한 실효성도 의문이다.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이 119%를 넘어서는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면 금융당국이 이에 대한 정책보다는 보험료 인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율검증 등 상품을 준비할 만한 시간이 여의치 않다”며 “1~2년 수요를 지켜봐야겠지만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만큼 갱신폭이 커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에 대한 규제도 손보사들에게는 부담요소다. 보험료 인하 논의는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표준약관개정안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2012회계연도 기준 상반기(4~9월) 손보사들의 차보험 손해율은 80.3%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적정손해율을 77%로 보고 있다.


대형보험사 한 관계자는 “약관이 줄어들게 되면 보험료도 인하될 수 밖에 없다”라며 “충돌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으로 지급되는 보험금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손해율이 높아질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면허 운전도 보험금을 보장하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자칫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 손보업계 “1년에 두 번 인하는 무리수”
현실은 더 가혹하다. 손보사들은 현재 경영 위기 상황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신차판매는 감소하면서 자동차보험 매출이 감소했다. 여기에 자산운용 수익도 급락했고 자칫하면 돈을 떼일 우려가 있는 자산 비중도 50%에 육박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보험 영업마저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보험사들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임에도 이러한 금융당국의 일련의 조치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손보험 단독상품이나 차보험료 인하 등 대부분의 규제가 소비자 권익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손해율이 적정선을 소폭 넘어섰지만, 투자이익 등을 고려하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일단 손보업계가 차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있는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각종 규제까지 이어져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차보험료 인하가 이뤄졌던 것을 감안한다 쳐도 한 해에 두 번씩이나 인하 논의가 나오는 것은 업계 입장에서도 무리”라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