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권 설정 등기, 꼭 해야 하나요?

산업 / 유상석 / 2012-11-16 14:43:41
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18)

Q. 신혼살림을 차리기 위해 전셋집을 알아보러 다니고 있는 예비신랑입니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 드디어 마음에 드는 전셋집을 찾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저는 전세권 설정 등기를 하고 싶은데, 집 주인은 이를 완강히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집을 소개해 준 공인중개사는 ‘주민등록을 옮기고 확정일자를 받으면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한두 푼도 아니고, 제 전 재산은 물론, 부모님의 피 같은 돈 까지 포함된 억대의 돈이라, 아무래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세권 설정 등기, 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최성철(28)ㆍ공무원)


A.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집주인이 전세권 등기를 거부한다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부여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적지 않은 집주인들이 현실적으로 임차권 또는 전세권 등기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ㆍ전세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주택의 인도 △전입신고 △확정일자 부여 등의 조건을 갖춘 경우, 대항력을 인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확정일자를 받는 절차는 매우 간단합니다. 임대차(전세) 계약서를 가지고 관할 동사무소 또는 등기소에 가셔서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 도장을 받기만 하시면 됩니다. 물론 임대인의 동의를 요하지 않고요. 임차한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배당 순위에서, 전세권 등기를 한 경우와 동일한 권리를 보장받습니다.


다만, 반드시 전세권을 설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정상 주민등록 이전이 어려운 임차인,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범위를 벗어나는 상가임차인이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전세권 등기는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내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클 것이고요, 등기 비용도 많이 듭니다. 보증금의 0.2%인 등록세와 부대비용이 들어가고(2억 전세의 경우, 등록세만 40만원이 드는 셈입니다), 직접 신청하지 않는 이상 법무사 비용도 들어갑니다. 등기가 완료되기까지 시간도 걸리지요.


반면 좋은 점도 있습니다. 소송절차 없이 바로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기가 지나도 집주인이 보증금(전세금)을 내주지 않을 경우, 이를 돌려받기 위해 경매를 신청하게 되지요. 이를 위해 보통 지급명령ㆍ소송 등의 법적 절차를 거치는데, 이런 절차 없이 곧바로 경매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법적인 영역과는 무관하지만, 또 하나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많은 집주인들이 꺼리는 전세권 등기 신청을 흔쾌히 승낙할 정도라면, 임차인에게 ‘까칠하게’ 굴지 않고, 원만한 대화가 가능한 집 주인일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지요. 까칠한 분 보다는 둥글둥글한 분을 만나면 아무래도 살기가 편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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