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하면 많은 사람들이 애플, 구글과 같은 기업을 떠올리지만, 대한민국에서 IT기업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모든 업종이 그렇겠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착취는 일상화돼있고 특히 ‘벤처’로 대변되는 IT업계에서 이는 더욱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것이 ‘관행’으로 굳어진 상황에 변화를 주고자 정부가 표준계약서 도입과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나섰으나 제대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IT산업에서 대기업이 하도급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중소기업이 하도급으로 개발한 지식재산권을 영업에 활용할 수 있고, 기존 지재권은 중소기업이 갖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소프트웨어 산업 표준 하도급계약서’를 발표했다. 먼저 한 종류인 표준 계약서를 정보시스템과 상용소프트웨어로 구분하고 이를 개발과 유지관리 분야로 나눠 모두 4종으로 작성했다. 업종과 분야별로 계약 내용에 차이가 있어 특성에 맞게끔 표준계약서를 세분했다.
개정 표준 계약서에선 수급사업자인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한을 강화했다. 기존 하도급계약서로는 하도급 계약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을 대기업이 소유할 뿐 아니라 그 결과물의 업그레이드, 새 버전 등도 대기업이 가진다. 해당 결과물에 중소기업이 소유하던 지식재산권이 포함돼 있다면 그 권리 역시 대기업이 가지도록 하도급 계약서가 작성되곤 했다.
앞으로는 정보시스템 분야에서 지식재산권 소유권을 당사자 협의로 결정하되 소유권 귀속 여부와 관계없이 수급사업자에게 복제, 배포, 개작 등 영업적 사용권을 부여한다. 중소기업이 하도급 계약으로 개발한 결과물을 가질 수 없어도 사용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상용SW 분야에선 수급사업자가 자신의 지식재산권을 이용해 결과물을 개발했으면 해당 지재권은 수급사업자에 귀속된다.
◇ 인력 빼가기 금지, 비밀유지계약도 채결해야
대기업의 중소기업 개발인력 빼가기도 금지했다. 개발 인력 채용으로 기술을 탈취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대기업이 계약기간에 해당 계약과 직접 관련된 업무를 하는 중소기업의 인력을 채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표준계약서에서 못 박았다. 해당 중소기업이 부도나, 파산 등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하면 예외로 인력 채용을 허용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기술정보가 포함된 제안서를 요구하면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것만 보장돼도 기술유출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이 개발한 SW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규정도 마련했다. 작업 기간을 작업 범위나 물량을 변경하지 않고서 상호 협의로 단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작업기간이 단축됐다고 하도급 대금을 깎을 수 없도록 했다.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계약 기간을 줄이고서 이를 이유로 하도급 대금을 감액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2~3년인 무상 보증기간은 공공발주와 같이 1년 또는 1년 이내로 하도록 했다. 결과물 검수나 교육비용을 원칙적으로 원사업자인 대기업이 부담하고, 원사업자 교육이 기술전달로 이어질 수 있으면 그 대가를 대기업이 내도록 규정했다. 대기업이 상용 SW를 대량으로 구매했다가 철회하면 구매량에 따른 할인율을 고려해 관련 대금을 재산정하도록 했다.
여기에 대기업이 수급사업자의 근로자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직접 지시로 생기는 위험이나 비용, 책임은 대기업이 지도록 했다. 더불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유지관리 직원을 상주하라고 요구하면 해당 인건비 산정을 의무화했다. 유지관리 계약의 과업범위를 계약하고, 기본 과업 범위를 넘으면 별도 계약을 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개정된 표준 하도급계약서의 보급을 장려하고자 동반성장 협약평가에서 표준 계약서 사용 배점을 현 3점에서 2~3배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라며 “공공발주 시 표준 계약서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렇게 나서고 있으나 업계는 “그렇다고 큰 변화가 있겠느냐”하는 식이다. 대선을 앞둔 지금 공정위가 나서고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상황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한 웹솔루션 개발사 관계자는 “규정이 없어서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라며 “강제성이 없고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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