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제약사들이 공장의 생산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고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용하고 있는 ‘위탁생산’이 악덕 약장수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순진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약을 팔고 있는 약장수들에게 ‘건강식품’의 생산 의뢰를 받아 납품하고 납품받은 약장수들은 원가는 몇 푼 되지 않는 제품을 고가로 팔아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월에 충남 천안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식품을 의약품으로 속여 판 혐의(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모(44)씨 등 10명이 불구속 입건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천안 서북구 성환읍에 물품 판매장을 차려 놓고 일주일 동안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이라고 속여 노인 385명으로부터 45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노인들에게 불가사리 가공식품을 관절염 특효약으로 둔갑시켜 2만 원짜리 1박스를 16만 원에 팔고, 300원짜리 일반 비누에 태반이 섞인 것처럼 광고해 아토피로 고생하거나 피부에 관심이 많은 할머니에게 80배 넘는 가격에 넘겼다. 이러한 판매방식은 시골뿐만 아니라 서울 탑골공원 같은 도시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위탁생산은 특히 매출이 적은 중소 제약사의 수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상위 제약사들의 이름이 붙은 건강식품도 사실상 이 같은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문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순진하고 외로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벌이는 데 사용되는 줄 뻔히 알면서도 제약사들이 위탁생산해 주는 것은 전체 제약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매출이 좋아도 그런 장사꾼들에 활용되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기본적인 상도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제약계가 불신을 받게 한다”며 “리베이트 근절이나 저가낙찰 등에 신경 쓰는 것도 좋지만 믿을 수 있는 판매자에게만 공급토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개별 회사 경영방침에 따라 결정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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