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가입자가 휴대전화 구입 시 맺은 약정을 지키지 못하고 파기할 시 할인금액을 돌려받겠다”고 선언했다. 오래 쓸수록 ‘위약금’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우연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이동통신 3사는 모두 비슷한 할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이번 SK텔레콤의 약정제도 변경은 KT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이통사로도 퍼질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SK텔레콤이 ‘추가’로 할인을 해 줄 가능성은 없다.

지난달 30일 SK텔레콤은 “스페셜·LTE 플러스 할인 제도를 변경해 자사 대리점이 판매하는 단말기의 구입 고객에 대해 제공하던 약정기간 내에 계약 파기 시 위약금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자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가입 유지 기간과 관계없이 통신비를 ‘할인 아닌 할인’ 해왔다. 이에 따라 가입자들은 할인을 받은 뒤 다른 이통사로 옮기더라도 고정된 단말기 위약금만 부담해왔다. 하지만 제도 변경에 따라 가입자들은 약속한 기간 가입 상태를 지속하지 않으면 통신비 할인받은 액수만큼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 사용자들에겐 ‘족쇄’
이번 제도는 인터넷상에서 몇 개월 전 부터 ‘위약금3 신설’로 떠돌던 이야기가 현실화 된 것으로 공식적으로는 ‘스페셜·LTE 약정 할인 제도 변경’이다. 기존 약정 할인 제도는 할인 기간에 따른 약정만 있었을 뿐 위약금은 없었다. 그러나 여기에 위약금을 추가해 할인해준 만큼 돌려받겠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 6월 이미 자급제폰이나 중고폰을 구입한 뒤 자사의 이통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약정을 어길 시 할인 요금 일부를 반환토록 하는 ‘약정 할인’ 제도를 운영했는데, 이 제도를 자사 유통 단말기 구매자들로 확대하는 것이다.
일선 대리점에서는 그간 약정에 따른 요금할인을 ‘단말기 값 할인’으로 위장해 고가의 스마트폰을 ‘공짜’인 양 팔아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통신비를 할인해 주는 것으로 가령 SK텔레콤은 52계열 LTE요금제(기본요금 5만2000원) 가입자의 경우 12개월 약정을 하면 한 달에 7500원씩을, 24개월 약정을 하면 13500원씩을 통신비에서 할인해 왔다.
하지만 변경된 제도에 따르면 12개월 약정 고객의 경우 가입 후 3개월째 해지 시 2만2500원, 9개월째 해지 시 4만5000원의 할인 반환금을 이통사에 내야하며, 24개월 약정 고객은 6개월째 해지 시 8만1000원을, 12개월째 해지 시 12만9600원을, 20개월째 해지 시 14만4000원을 돌려줘야 한다.
만약 24개월 약정을 한 경우 20개월을 사용한 뒤 해지를 한다면 할인받은 요금의 52%를 반납하는 셈이다. 오래 쓸수록 반납 비율이 낮아지기는 하지만 위약금은 높아져 16개월에서 최고가 된다.
바뀐 할인 제도는 지난 1일 이후 가입자들부터 적용되며 단말기를 분실·파손·변경하는 경우, 3G에서 LTE로 기기를 변경하는 경우, 이민이나 군입대로 이동전화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기존에는 요금 할인 제공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할인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재약정을 할 경우 계속 요금 할인 혜택을 줘 장기 가입 고객들에게 유리하게 제도를 변경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겐 그나마 유일한 장점이다.
이 같은 약정제도 변경은 SK텔레콤 뿐 아니라 KT도 12월 도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아직 제도 변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다른 경쟁사의 흐름을 따를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제도 변경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IT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다. 새로운 스마트폰들이 쏟아지며 휴대전화 교체 주기가 과거보다 짧아진 만큼 이통사의 제도 변경이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족쇄’로 작용할 것이라는 비판도 많다.
이번 제도 변경에 대해 SK텔레콤은 “편법적인 고객 뺏기 등 이통시장의 과열을 막고, 요금 할인만 챙기고 기기를 판매해 이익을 얻는 식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없애기 위해 제도를 변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약정을 전제로 한 할인 반환금 제도는 정수기, 금융 업계나 해외 이통사 등에서 널리 적용되는 방식”이라며 “약정 기간을 1년과 2년 중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오래 이용할수록 할인 반환금 비율을 줄이는 식으로 고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 “시장과열이 해결 어려워”
이석채 KT 회장이 꾸준히 주장해 온 것처럼 실제 가계통신비에서 단말기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대다수 사용자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판매점에서는 통신비 할인을 마치 단말기 할인인 양 교묘히 속여 팔아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제도 시행 후 가입자들이 약정을 채우지 못할시 ‘통신비 할인’에 대한 위약금을 받겠다고 하면 반발이 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선택권 침해’다.
단말기 가격은 고정돼 있지 않다. 말 그대로 ‘파는 사람 마음’인 셈이다. 가입방식에 따라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기존 통신사를 계속 이용하면서 단말기만 변경하는 ‘기기변경’과 통신사를 옮겨가는 ‘번호이동’, 그리고 새롭게 가입하는 ‘신규가입’의 3가지 방식이 있는데, 이중 ‘기기변경’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단말기 값이 비싸다. 즉, 한 통신사를 오래 쓴다고 해서 특별히 새 단말기 구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약금 덕분에 단말기 구입비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이러한 고가의 스마트폰 단말기를 가장 싸게 사는 방법은 ‘인터넷’인데, 그러나 이번 위약금 제도 시행은 이러한 인터넷 판매시장을 극단적으로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업체들은 매점운영비, 인건비등을 낮추고, 대량판매 하는 방법으로 단말기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춰왔다. 때문에 이들은 짧게는 3개월, 길어도 1년 마다 신규 단말기 교체 수요를 창출해내야 현재의 시장규모 유지가 가능한데 단말기 교체주기가 2년이 된다면 이들 업체 대부분은 사업을 접어야 할 판국이다.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바로 비슷한 제도를 운영 중인 다른 시장에서도 ‘순기능’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슷한 제도를 운영 중인 가장 대표적인 예가 ‘초고속 인터넷’이다. 초고속 인터넷 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SK, KT, LG가 삼등분 하고 있는데, 가입자들은 대부분 2년에서 3년의 약정 계약을 맺고 일정금액의 요금을 할인 받고 있다. 약정 기간을 지키지 못할 시 위약금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현금과 상품권’으로 정리 된다. 이들 업체들은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가입자를 뺏기 위해 수십만원의 현금과 백화점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이통시장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과열로 국민의 절반이상을 스마트폰 사용자로, 이중 절반 가까이를 LTE가입자로 만든 공동책임을 지고 있는 SK텔레콤이 이제서야 시장과열을 막겠다고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좀 우습다”면서 “기본적으로 단말기 가격이 정상화 되지 않는 한 어떠한 시도도 무의미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토요경제人] "지역 살리고, 소비 돕고"...NH농협카드 이민경 사장 전략 '결국' 통했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0722/p1065597998198081_664_h.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