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법원이 삼성전자에 대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것과 관련 10억5000만 달러를 애플에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린 다음날인 8월26일 오전 삼성은 서울 삼성전자 본사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부사장이 주관하는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도 참석했지만, 삼성 부품 공급 사업을 담당하는 권오현 부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삼성은 내부적으로 휴대폰 제조업과 부품 공급 사업을 엄격히 분리해 운영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경쟁사 애플과의 미국 특허전쟁에서 패해 타격을 입었지만,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하는 칩을 유일하게 공급하는 삼성과 애플 간 사업관계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미 법원의 평결에 항소할 계획이지만, 그 이상의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애플과의 부품 공급 사업 계약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마이크로프로세스 칩을 제공하는 부품 공급업체이자 디램·낸드 메모리칩, 액정표시장치(LCD) 등 애플 모바일 제품에 필요한 부품 대부분을 납품하고 있다.
◇ 아이폰 부품 26%는 삼성이 공급
삼성을 대리해 소송을 이끌어온 찰스 버호벤 변호사는 “애플 아이폰에 부품 비용 기준으로 삼성 부품이 26%나 포함된다”고 밝힌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2013년 삼성의 부품 매출액이 130억 달러, 영업 이익은 2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의 2013년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삼성과 애플 간 공생 사업관계가 위험해지지 않는 것이 양사 모두에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KDB대우증권의 제임스 송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생산하기 위해 삼성이 필요하다”며 “삼성은 애플의 마이크로프로세스 칩의 유일한 공급업체다고 애플은 이 부품을 생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은 부품 사업의 중요성을 이용해 애플을 압박할 수 있는 많은 선택 사항을 고려할 수 있다”며 “애플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2010년 스마트폰 갤럭시의 첫 모델을 출시하자 애플로부터 바로 자사 특허권 침해에 대해 경고를 받은 후 애플과의 특허 문제를 법정에서보다 협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삼성은 지난달 27일 미 배심원단이 애플 특허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 사내 미디어인 ‘삼성전자Live’와 삼성그룹 미디어인 ‘미디어삼성’에 올린 공지문에 “애플이 주요 고객사임을 고려해 소송보다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애플이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방어를 위해 맞소송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에서 혁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법정에서 특허라는 수단을 활용해 경쟁사를 누르려고 한 회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으며 성장을 지속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없다”며 “판사의 최종 판결이 남았고 그 이후에도 여러 재판 과정이 남아 있으므로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혁신적 특징을 모방했다는 배심원 평결이 내려졌지만, 삼성 변호인단은 삼성의 특허권이 인정된 혁신적 부품과 무선통신 기술이 애플 제품에 구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법원은 애플이 삼성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번 ‘대고소 전쟁’ 덕분에 유명세를 타게 된 독일의 자칭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는 자신의 블로그에 “애플은 삼성과의 부품 사업을 위험에 빠뜨릴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삼성은 애플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삼성에 부품을 공급할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삼성이 신뢰를 잃으면, 다른 고객의 신뢰도 잃는다”며 “애플은 2년 전 삼성에 소송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증시에서 애플과의 특허 분쟁으로 삼성의 부품 공급 계약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달 27일 삼성 주가가 전날 대비 7% 이상 폭락해 14조원의 천문학적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삼성은 시장의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8월26일 긴급회의에 참석한 한 삼성 임원은 “애플과의 부품 공급 계약은 특허 분쟁과 별개 문제”라며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 밝혔다.
삼성이 애플, 노키아, HTC, 소니 등 주요 경쟁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지난 6월 승진한 권 부회장은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통신과 소비자가전부를 별도로 운영해 이익과 관련해 일어날 수 있는 분쟁을 피하도록 했다.
◇ 생산 라인 늘리고 공급선 다양화
모바일 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은 지난주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칩을 생산하는 미국 오스틴사업장의 첨단 공정 라인 확장을 위해 약 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외 삼성은 2달 전 칩 생산 공장을 신설하고 기존 칩 생산라인을 모바일 기기용 로직 칩 생산을 위해 변경하는 데 2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애플은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 체인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하면 소비자가 몰려 종종 공급과 생산을 압도하는 수요로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올해 초 한 소식통은 일본 회사인 엘피다 메모리가 생산한 모바일 디램 칩의 반 이상을 애플에 판매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애플에 공급하는 메모리칩에서 일본의 도시바, 국내 업체 SK 하이닉스와 경쟁하고 LCD에서는 LG 디스플레이와 경쟁하고 있다.
“삼성은 세계 모바일 디램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지만, 애플은 삼성으로부터 필요한 모바일 디램 칩을 40%밖에 공급받지 못해 엘피다와 SK 하이닉스로부터 보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LG 디스플레이가 아이폰5에 사용하는 최신의 초박형 패널을 공급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면서 27일 LG 디스플레이의 주가가 전날 대비 4% 이상 뛰었다.
KDB 대우증권의 제임스 송은 “반대로 삼성도 애플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퀄컴을 새 고객으로 영입하는 등 고객 기반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애플은 강한 교섭력 때문에 애플로부터의 부품 수익이 줄어 이는 장기적으로 좋은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과 애플의 관계가 악화돼 다른 공급업체들이 단기적으로 득을 볼 수도 있지만, 수익 면에서 그들이 삼성 버린 애플의 과자 부스러기로 많은 돈을 벌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토요경제人] "지역 살리고, 소비 돕고"...NH농협카드 이민경 사장 전략 '결국' 통했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0722/p1065597998198081_664_h.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