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보조금 전쟁’ 승자는?

산업 / 전성운 / 2012-09-07 09:40:58
이통시장 마케팅 딜레마, 해법있나

8월 중순부터 많은 네티즌들로 부터 질타를 받으며 논란의 대상이 됐던 일명 ‘위약금3’ 도입이 전면 연기됐다. 이 새로운 위약금은 ‘초고속 인터넷’처럼 기간 약정을 두고 요금할인을 해준다음 약정을 채우지 못할 경우 할인해준 부분을 돌려받는 정책이다. 몇 개월 전부터 도입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시중에 나돌았고, 이는 8월말 보조금 전쟁으로 이어졌다. 전쟁이 끝나고 승패가 분명해지자 새로운 위약금 제도를 도입하려던 SKT와 KT는 뒤로 한발 빼는 모양새다. 승자는 LGU였기 때문이다.


KT와 SKT와 약정 기간 중 해지하는 가입자로부터 할인해준 요금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는 위약금 제도 시행 시기를 오는 11월 이후로 연기했다. KT와 SKT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위약금 제도가 포함된 요금약정 할인제도 연기를 위한 약관변경 신고·인가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한편 LGU는 현재 약정할인제 시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당초 KT와 SKT는 이달 1일부터 자사 대리점을 통해 단말기를 구입한 가입자에게 ‘요금약정 할인제도’를 적용하려 했다. 이미 ‘초고속 인터넷’이나 케이블 TV방송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제도인 요금약정 할인은 1∼2년간 가입해지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가입자는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약정기간이 끝나기 전 가입을 해지하면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


이통사들은 지난 5월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된 후 요금약정 할인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혀왔다. 자사 대리점이 아닌 다른 유통경로로 휴대전화를 구입하거나 중고전화 이용자에게도 요금을 할인해 주기 위해서라는 명목이었다.


그러나 신규 가입자 확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KT와 SKT는 요금약정 할인제도 시행을 미뤘다. 이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뺏고 빼앗기 경쟁이 치열한 데다 ‘아이폰5’, ‘갤럭시 노트2’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 보조금 전쟁 치열했던 ‘8월’
실제로 8월 말 보조금 전쟁이 이러한 연기결정을 내리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새로운 위약금 제도 도입을 앞두고 각종 고가의 스마트폰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가며 막판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덕분에 지난달 국내 이통시장에서는 번호이동이 올 들어 사상 최대치인 113만건을 기록했다. 지난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집계한 이동통신 번호이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번호이동 수는 113만223건(자사 번호이동 미포함)으로 지난 7월 104만1078건을 훨씬 뛰어넘는다.


이는 이통3사 간 LTE 가입자 확보를 위한 보조금 지급 경쟁이 특히 치열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지난달 30~40만원 가량 보조금을 늘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경우 올해 들어 처음으로 1만440명(이동통신재판매(MVNO)포함) 순증을 기록했다. SKT로부터 2만8607명을 데려오고 LGU와 MVNO에 각각 1만5947명과 2220명을 빼앗긴 결과다.


특히 지난달 14일을 기점으로 번호이동 가입자가 순증했다. 이통3사 간 번호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13일까지 SKT와 LGU에 1만4528명을 빼앗기다가 14일 이후 SKT와 LGU로부터 2만7188명을 끌어왔다.


KT는 7월말까지도 LTE 가입자 수가 약 150만명으로 연말 LTE 가입자 목표치의 37.5%에 불과하면서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KT의 연말 LTE 가입자 목표는 약 400만명이다. 역사속으로 사라진 KT의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 자회사 KT테크의 마지막 유작인 ‘테이크LTE’와 LG전자의 전략모델 ‘옵티머스LTE2’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가입자를 유치한것이 크게 작용했다.


SKT의 경우 보조금 경쟁 출혈이 컸다. 지난달 5만2035명(MVNO 포함)이 순감했다. KT에 2만8607명, LGU에 1만9582명, MVNO에 3846명을 빼앗긴 결과다. 삼성의 플래그쉽 모델 ‘갤럭시S3’와 스테디셀러에 접어든 ‘갤럭시 노트’, LG전자의 ‘옵티머스 뷰’ 등으로 승부해 보려 했으나 KT의 보조금 공세를 이길 수는 없었다.


반면 LGU는 별다른 정책이나 전략모델을 내놓지 않고도 SK텔레콤과 KT로부터 각각 1만9582명과 1만5947명을 데려오고 MVNO에게 1296명을 빼앗기면서 3만4233명이 순증했다. 전쟁이 끝나고 가장 막대한 보조금을 주며 최신기종을 풀어댔던 KT는 올해 최초 가입자 순증이라는 상처뿐인 영광을 앉았고, 이에 부랴부랴 대응했던 SKT는 돈쓰고도 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양사는 이러한 보조금 전쟁으로도 결과가 별로 신통치 않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새로운 위약금 제도가 도입되면 자신들이 더욱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이번 보조금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LGU는 가장 많은 이득을 봤다.


업계에선 LGU가 이통시장에서 LTE강자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LTE시대에 접어들면서 LGU는 가장 적극적으로 LTE를 도입, ‘명품’이나 ‘워프’를 내세운 1등 2등 사업자를 제치고 가장먼저 LTE 전국망을 설치하는 등 공격적인 시설투자를 감행했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시장의 평가로 돌아왔다.


◇ 스마트폰 가격추락 ‘심각’
이와 별도로 또 다른 문제가 있다. KT와 SKT가 보조금 전쟁을 펼치면 펼칠수록 고가 스마트폰의 가격 추락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가장 최신 스마트폰중 하나인 갤럭시S3는 최초 가격인 90만 원대에서 지난달 말엔 20만원 후반까지 추락했고 LG전자, 팬택의 최신 스마트폰들은 10만 원대, 혹은 10만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쏟아져 나왔다.


즉, 불과 몇 개월 전 갤럭시S3를 90만원 이상 주고 구입한 고객들 입장에선 정말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기본적으로 이통시장이 워낙 뒤틀려 있다 보니 이러한 보조금 전쟁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위약금 도입이 11월 이후로 연기된 만큼 그 전에 다시 보조금 전쟁이 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통사들 자신들도 우린 왜 이러고 있는가 하며 한번쯤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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