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삼성, 지분구조 바뀌나

산업 / 김경제 / 2012-03-05 11:35:34
재산분배 소송에 주식반환 이뤄질 시 지분구조 바뀔수도

[온라인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씨에 이어 차녀 이숙희 씨도 동생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결과에 따라 삼성 그룹의 지배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숙희 씨는 3남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1900억원대 상속을 요구하는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지난달 28일 제기했다. 이숙희 씨가 요구하는 것은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차명재산 중 이건희 회장이 독단적으로 실명전환한 삼성생명 주식과 삼성전자 주식을 배분하고,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본인들의 삼성생명 주식을 반환하라는 것으로 이맹희 씨의 주장과 비슷하다.
이에 소송 결과에 따라 삼성의 지분구조가 바꿀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그룹을 지배하고, 그 밑단에 있는 삼성생명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삼성 지분구조 바뀌나


이숙희 씨는 범LG家 외식급식업체 아워홈 구자학 회장의 부인으로, 이번 소송은 장남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에 이은 두번째 소송이다. 삼성가(家) 상속분쟁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 측은 이맹희 씨가 소송을 제기할때만 하더라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이숙희 씨까지 합세하면서 법무팀의 대응을 검토 중에 있다.
이번 소송의 중요한 점은 이건희 회장의 친형과 친누나의 주식 반환 소송으로 인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변경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맹희 씨가 승소하게 되면 당시 이건희 회장이 실명전환한 삼성생명 주식은 형제들에게 재분할해야 된다.
삼성은 현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수직구조이다. 즉 삼성생명의 지분구조가 변경될 경우 삼성 그룹 지배구조 역시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이 지분율 20.7%로 최대주주이고, 삼성에버랜드가 19.34%로 2대 주주다.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그룹을 지배하고, 그 밑단에 있는 삼성생명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이다.
이맹희 씨가 승소할 경우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은 19.34%에서 13.70%로 줄어들게 된다.


◇주식반환 소송 승소 가능성 높아


법조계에서는 이맹희 씨가 에버랜드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 반환 소송은 승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버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은 상속자 없이 삼성 임원들이 해당 주식 지분을 차명으로 갖고 있다가 삼성에버랜드 명의로 옮겼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상속이 이뤄지지 않아 소송을 통해 재분배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패소하게 되더라도 경영권에 심각한 위협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회장이 패소하게 되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은 20.76%에서 15.52%로 낮아진다.
이맹희 씨는 8.49%, 이창희와 이순희 각각 6.01%, 이인희·숙희·명희 각각 2.29%를 새로 보유하게 된다.
이맹희 씨의 아들 이재현 씨가 회장으로 있는 CJ그룹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은 3.50%. 여기에 이맹희 씨의 반환 받은 지분 8.49%를 합하면 11.99%가 된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삼성문화재단, 삼성공익재단이 삼성생명 지분을 각 4.68%, 삼성전기·삼성 SDS 등 계열사가 1.63% 등 총 10.99%의 우호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에 타격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차녀인 이숙희 씨가 소송에 동참하면서 나머지 형제들의 소송 참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 지분 11.07%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그룹의 오너인 이명희 회장이 참여할 경우 형제의 난은 걷잡수 없는 형국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결과 나머지 형제들의 소송 참여 움직임은 없다”며 “이맹희 씨 측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소송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CJ, 이맹희에 원만한 협의 요청…수긍안한 것으로 알려져


한편 CJ그룹은 이맹희 씨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상대 상속분 청구 소송 직후 이맹희씨를 만나 협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CJ의 한 관계자는 “이맹희 씨가 소송을 낸 직후 그룹의 한 인사가 베이징에서 이 씨를 면담하고 이번 소송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요청을 하고 왔다”고 지난달 27일 말했다.
하지만 이맹희씨는 CJ의 요청에 수긍하지 않았으며 별다른 말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CJ는 이번 소송에 그룹이 개입된 것이 아니라 이맹희씨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가 소송 승소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주도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CJ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이건희 회장 측으로부터 ‘상속 재산 분할 관련 소명’ 문서를 받은 뒤 1주일 후 법률 의견서를 또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CJ는 우선 법률적인 검토를 한 후 경영진은 나설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4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5
    하이트진로, 익산 4% 물량 전주로·베트남엔 7700만달러…생산자본 재배치

    하이트진로, 익산 4% 물량 전주로·베트남엔 7700만달러…생산자본 재배치

    하이트진로(대표 장인섭)가 국내 생산자산은 효율화하고 신규 자본은 해외 성장거점에 배치하고 있다. 전체 소주 생산의 4%를 맡는 익산공장을 전주로 통합하는 한편, 베트남에는 첫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국내의 중복투자는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에 생산자본을 투입하는 구조다.26일 토요경제가 하이트진로 공시와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오는 1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