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슈퍼부자’ 등극의 ‘불편한 진실’

산업 / 황혜연 / 2013-07-12 18:01:57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의 횡포백태

▲ 서경배 회장


세금 줄이려고 꼼수 결국 150억 ‘증여세 폭탄’
아모레퍼시픽, ‘밀어내기‧직원빼가기’ 전방위 횡포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위상이 땅에 떨어지고 있다. 특약점을 둘러싼 ‘갑의 횡포’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증여세 논란’까지 더해져 세간의 이목이 서 회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서 회장의 부실 경영 탓이란 시선이 아모레퍼시픽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 회장이 승승장구 하는 데에는 특약점주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돈다. 화장품 업계의 남양유업으로 몰고 갈 끊임없는 논란과 구설수는 이 같은 시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약점을 상대로 ‘갑의횡포’ 논란
서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개인 재산 1조원이 넘는 ‘1조클럽’ 28명 중에 2조1840억원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거부(巨富)다. 하지만 ‘1조 클럽’에 등극한 슈퍼부자 서 회장과는 달리, 아모레퍼시픽의 특약점주들은 과도한 밀어내기와 갑의 횡포로 피눈물을 흘린다며 호소하고 있다. 이에 서 회장이 승승장구 하는 데에는 특약점주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을(乙)의 피해사례 보고대회’에서는 본사에 의해 ‘갑의 횡포’를 겪었다는 전 아모레퍼시픽 특약점 점주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복수 매체에 의하면 이들 전 특약점주들이 주장하는 아모레퍼시픽의 횡포는 상품의 강제출고(일명 밀어내기)와 방문판매원(카운셀러)빼가기다.
특약점은 제조회사와 취급상품·판매지역·거래조건 등에 관하여 특별한 약정을 체결하고 있는 도매상으로, 아모레퍼시픽 특약점은 본사와 계약을 맺은 뒤 방문판매사원인 카운셀러를 통해 물건을 판매해 매출을 올린다. 본사가 물건을 대주고 일정 부분을 관리하지만, 독자적인 영업점으로 운영된다.
전 특약점주들은 이런 아모레퍼시픽이 밀어내기로 실적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공개한 부산 지역 한 특약점의 2012년 1~6월 ‘월별 영업 현황’ 자료에는 1~5월 회사에서 특약점에 넘긴 제품 액수가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가량 계속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보통 매출은 1억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20% 가까이 밀어내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써야하는 대리점주들은 재계약을 고려해 밀어내기를 거부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약점주들은 본사에 이유없이 가게를 빼앗겼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잘나가는 특약점 뺏어 퇴직 고위임원에게 주기도
‘갑을논란’ 아모레퍼시픽으로 확산…서회장 규탄


◇‘특약점 뺏어 계열사 임원한테 주기’ 의혹
‘갑의 횡포’ 논란만으로도 세간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서 회장을 더욱 곤란하게 하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이 특약점을 뺏어 계열사 임원에게 넘겨주었다는 의혹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특약점들을 상대로 영업실적을 강요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시에는 일방적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는 등 부당하게 특약점 계약을 종료했다. 문제는 이렇게 빼앗긴 특약점이 결국 아모레퍼시픽 출신 임원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출신 대표는 퇴직 후인 지난 2010년 일방적으로 계약이 종료됐다고 주장하는 특약점주 출신 강모(61)씨의 특약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점주 정모(53)씨가 부당하게 계약 종료된 특약점도 회사 출신 간부가 맡았다. 결과적으로 사실상 쫓겨난 특약점을 맡은 점주가 공교롭게도 아모레퍼시픽 고위 인사 출신이다.
때문에 전 특약점주들은 잘 운영하던 특약점을 빼앗기다시피 내주었는데, 알고 보니 본사 출신 임원이 꿰찼으니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의 횡포에 울분을 터트리고 있는 이들에게 어떠한 해명과 해결책도 내놓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서 회장, ‘증여세 논란’에도 휩싸여
한편 서 회장이 지난해 대규모 증여세를 부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증여세 논란’에도 휩싸였다. 서 회장이 장녀 서민정씨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최대한 세금을 적게 내려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과 서민정씨, 태평양복지재단 등 특수관계인은 지난해 4월 국세청으로부터 약 150억원의 증여세 부과 통지를 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지주사 체제로 회사가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6년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 37.9%, 아모레퍼시픽 62.1%의 비율로 분할했다.
이 인적분할로 서 회장은 두 회사 지분을 각각 31.7%씩 갖게 됐다. 이후 2006년 말 서 회장은 자신에게 배정된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20만1448주를 당시 중학생이었던 서민정씨에게 전부 증여했다. 주당 20만6000원으로 환산하면 415억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서민정씨는 2007년 3월 증여받은 우선주 중 44%인 8만8940주(약 183억원)를 증여세로 냈고, 나머지 11만여주는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신형우선주 24만1271주(교환비율1 대 2.15)를 받아갔다. 이로써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우선주 26.48%를 보유하게 돼 우선주 최대주주로 자리를 확보했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논란의 핵심은 당시 아모레퍼시픽 우선주의 가치 평가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이 서민정씨에게 증여한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로 교환해갈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다. 또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는 구형우선주와는 달리 10년만 보유하면 보통주로 자동전환되며 최저 연 3%의 배당수익률이 주어지는 전환우선주였다. 한마디로 아모레퍼시픽그룹 신형우선주 교환권리와 10년 후 보통주로 자동전환되는 가치를 전혀 따지지 않아 주식을 싸게 매입했다는 것이다.
결국 국세청은 지주사 전환시 주식시가 평가가 잘못돼 서 회장이 주식을 싸게 매입했다며 증여세 부과를 통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서 회장 측은 과세 전 적부심을 통해 80억원으로 감면받아 납부한 뒤 지난달 감사원에 조세 불복심사를 청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업계는 서 회장을 규탄하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슈퍼부자의 갑의 횡포 논란 속에서 전방위 경영 위기에 놓인 아모레퍼시픽을 서 회장이 무사히 지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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