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해서 경영 부진에 시달리던 르노삼성차가 결국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력감축에 나선다. 표면상으론,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및 수출 부진으로 인한 영업 손실 때문이라 하지만 최근 수입차의 급성장과 해외, 특히 유럽시장에서 선전하는 현대·기아차를 보면 이런 핑계가 무색해 진다. 새 디자인도 없이 우려먹기로 일관하며 최악의 서비스로 고객들을 대한 결과는 결국 ‘정리해고’로 나타났다. 임원들이 말아먹은 회사에서 쫓겨나는 건 결국 노동자들이다. 한편 이번 인력감축과 관련, 업계는 “바로 앞에 닥친 경영난을 해결하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계속되는 부진에 르노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카를로스 타바레스 부회장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르노닛산그룹) 회장이 잇달아 한국을 방문,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책을 밝히는 등 강력한 회생의지를 보였던 ‘르노삼성차’가 결국 기업 회생 방안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력감축안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번 인력감축안, 일명 ‘희망퇴직 프로그램’은 지난 2000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 시행하는 것으로 르노삼성자동차에 따르면 연구·개발(R&D)과 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전 직원 4000여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7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르노삼성차는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직원에게는 이직을 위한 전문 상담이 실시될 예정”이라며 “퇴직자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 글로벌 경제위기 직격탄 맞았나?
이번 르노삼성차의 결단은 작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및 수출 부진으로 인한 영업 손실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상반기 내수 3만648대, 수출 5만2414대 등 모두 8만306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내수와 수출이 각각 41.7%와 26.1% 급감한 실적이다.
상반기 전체 판매량도 32.8% 급락했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이 줄고 내수판매까지 급감하면서 작년에는 2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한때 국내 완성차 3위까지 올랐던 르노삼성차는 최근 업계 5위로 내려앉았다. 수출과 내수 판매량이 급감해 부산공장의 조업일수를 줄이기도 했다.

르노닛산그룹은 르노삼성차를 위해 부품 국산화율 80% 달성, 신형 엔진 생산, 엔진 부품 구입율 16%로 향상, 2013년까지 소형 크로스오버(CUV) 차량 출시, 전기차 양산 공급, 1700억원 투자 및 닛산 로그 연 8만대 위탁 생산 등의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미 상황은 악화될 대로 악화돼 일종의 극약처방인 인력감축안을 내놓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르노그룹이 내놓은 자구책은 당장 바로 앞의 위기를 해결하기보단 빨라도 내후년은 돼야 가시적인 효과가 나온다는 점도 작용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작년에도 적자가 많았고, 올해도 적지 않은 적자가 예상되는 등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며 “재도약을 위해 고정비용 지출을 줄이려 이번 인력 조정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 규모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최대한 (인력 조정을) 하고 다른 방법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나 내년 하반기에 국내에서 선보일 소형 CUV 출시는 장기적인 문제”라며 “현재 내수를 포함해 수출에서도 판매가 악화돼 생존과 재도약을 위해 인력조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차가 바로 앞에 닥친 경영난을 해결하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닛산그룹 차원에서 르노삼성차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출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점과 함께 내놓은 자구책 등을 미루어 봤을 때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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