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도미노 대출규제’...마이너스 통장까지 ‘꽁꽁’ 

산업1 / 문혜원 / 2021-09-14 06:00:00
제2금융권 보험·카드사들도 대출중단..‘풍선효과’ 우려
대출가뭄 공포감 현상 지속될 것..“서민들 보호방안 필요”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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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지난달 금융당국이 ‘고강도 대출규제’에 착수하면서 시중은행에 이어 보험·카드사 등 전 금융권의 ‘도미노 대출 중단’사태가 가속화되면서 대출 보릿고개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한 때 과거 소득·직업·미래 상환 능력 등에 따라 심사를 거쳐 가능했던 억대 한도의 마이너스통장도 정부가 한도 축소로 봉쇄하자, 서민들의 대출 받기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은 대출 한도를 미리 정해두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통장으로, 주로 직장인들이 미리 마통계좌를 뚫어놓고 급할 때 쓰는 식으로 활용돼 왔다.


◇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 한도 5000만원 이내 하향 축소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관리를 하고자 내걸은 ‘대출한도축소’ 조정에 발맞추고자 시중은행들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 이내로 일제히 하향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신용대출 규제로 대출수요가 마이너스 통장으로 몰릴 것으로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마이너스통장 연장 시점에 약정 한도를 일정 비율 이상 소진하지 않으면 자동 감액되도록 했다.


먼저, 우리은행은 지난 4월부터 마이너스통장을 연장·재약정할 때 한도 사용률 10% 미만이면 10% 감액, 5% 미만이면 20% 감액하고 있다. 한도 사용률을 산출할 때는 약정기간 내 한도 사용률, 최근 3개월 한도 사용률 등을 감안한다. 다만 대출 한도가 2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제외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부터 3000만원 초과 마이너스통장 연장·재약정시 약정기간 한도 사용률 또는 만기 3개월 전 한도 사용률이 10% 미만이면 최대 20% 감액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상품별로 달랐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7일부터 신규 취급되는 마이너스통장의 최대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대출 판매를 중단했고,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1억원까지 한도를 내주고 있지만, 현재 이마저 연소득 이내로 제한되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은행인 카오뱅크은 지난 8일 마이너스통장의 만기를 연장할 때 한도 대비 50% 이하로 쓰면 한도가 최대 30% 축소될 수 있다는 내용을 고객들에게 공지한 바 있다.


케이뱅크에서도 13일 최대 1억5000만원이라는 한도를 내걸고 대출 수요자를 모집하기로 하고, 한도량을 하향 조정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대출 옥죄기 속, 미리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가수요’가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금융권들이 엄격하게 한도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약정한 한도를 쓰지 않는 금액까지 포함되므로 사실 은행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규제 전 5000만원 이상 마이너스통장을 받은 대출자는 한도가 축소되진 않지만 한도에 비해 사용 실적이 미미하면 기존에 받았던 한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비(非)은행권 대출 풍선효과 우려.. 보험·카드 대출 금리 올리는 등 수요축소


이러한 은행들의 1금융권의 대출 압박은 2금융권에서는 ‘풍선효과’를 유발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다. 금융당국이 정한 차주별 DSR 규제 한도는 은행권이 40%, 보험·카드사 등 제2금융권은 60%다.


먼저, 생명보험사 중 삼성생명이 제일 먼저 대출 총량관리에 합류했다. 신규 가계대출에 적용하는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상한선을 40% 수준에서 맞출 수 있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KB손해보험이 지난 1일 주식매입자금 대출을 중단했다. 신규 대출을 비롯해 추가대출·대환대출을 일시 중단했으며 만기 연장은 계속 가능하다.


DB손해보험도 같은 시기 자사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오는 12월31일까지 홈페이지·모바일·콜센터 등 모든 채널에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보험사들은 대출총량 관리를 위해 보험 계약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던 우대금리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렸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여파로 인해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카드론·전세대출이 증가세로 치솟자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기조에 맞춰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등 대출 총량관리에 나섰다.


카드론은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대출 문턱이 낮아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대출상품으로도 이용됐다. 현재 이자율이 최대 19.95%에 달해 고 위험 대출에 속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분석한 ‘최근 5년간 5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2017년 6월 52조8189억원이었던 5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의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 6월말 기준 148조5732억원으로 불었다. 증가액은 95조7543억원으로 2.8배가량 늘었다.


이 기간 20·30대 청년층의 전세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7년 20대의 전세대출 잔액은 4조3891억원에서 지난 6월 24조3886억원으로 5.6배(19조9996억원) 증가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24조7847억원에서 63조6348억원으로 2.6배(38조8501억원) 늘었다.


카드사별 대출상품 금리도 상승세다. 최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7개 카드사의 표준등급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3.1%를 기록했다. 12.95%이던 전월 대비 0.15%p 오른 수치다.


카드사 별로는 삼성카드가 13.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카드(13.35%), 우리카드(13.24%) 등이 13%가 넘는 비교적 높은 금리대를 형성했다.


이에 일각에선 카드론과 대출상품 금리가 급증한 이유를 제2금융권으로 향하는 풍선효과 때문이라 보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정책으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지속되면서 카드론 사용자들의 리스크 위험 또는 부실 우려도 향후 올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무조건적 일괄적 규제정책으로 인해 외형적으로 카드론 이용자들의 연체율 부담을 낳고 있다”면서 “대출규제가 오히려 서민부담을 옥죄게 하고 있다. 정부는 대출여건을 분석한 실수요자들의 보호방안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국내 자산시장의 흐름이 10년 전보다 더 복잡하고 위험해진 상황임에 따라 국내 가계부채가 위험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과거 2011년 때도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저금리에다 부동산 시장의 쏠림 있었지만, 지금은 전방위적으로 자산시장이 쏠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제로금리 등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했고, 부동산 외에도 주식·암호화폐 등 복합적으로 자산시장이 과열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최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현재 가계부채를 강력히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추가로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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