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영업관행④] GA 설계사들의 불공정 영업행위 급증...커지는 ‘처벌법’ 강화 목소리

산업1 / 문혜원 / 2021-09-13 12:00:00
업계 “근본 원인은 보험설계사 부당처우 및 환수수수료 논란에서 빚어져 ”
피해 고객 사후고객관리도 소홀..정부의 말 뿐인 ‘보험사고 대응대책’도 문제
전문가, ‘보험사·GA채널 내부통제기준 설정 및 수수료환수규정 정비해야“
보험사기 관련 설계사 불법영업행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이에 대한 처벌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기 관련 설계사 불법영업행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이에 대한 처벌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GA(독립보험법인대리점) 소속 설계사들이 보험모집 과정에서 일어나는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후고객관리 또한 미흡한 상황에 있다. 작년에는 보험사기 처벌을 강화하도록 특별법에 대한 ‘처벌 강화’ 관련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아직 통과 실현은 보류돼 있다.


또 금융당국이 감독강화에 대한 수위도 높이고 있지만 보험 관련 사기행위는 대부분 음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상황이다.


◇ 보험사와 설계사 간 계약관계 갈등 이해상충 문제 원인 지목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기 관련 행위는 대부분 설계사들로 인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의 보험판매시장이 GA채널로 확대되면서 일어나는 시장구조로 인한 문제점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과거부터 보험사 전속 설계사(FC)들은 거래 관계 과정에서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수수료 유인책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고, 자사형 GA대리점들로 이탈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게 됐다.


여기에 GA사들이 기존 보험사들보다 몸집이 커지게 되면서 시장구조와 상호 입장이 바뀌자 판매에 대한 책임관계를 묻는 문제도 애매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GA사 소속 설계사들이 수수료이익 운영에만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들에게 판매목적으로만 접근하게 된다는데서 비롯된다.


장기계약이 짙은 상품들 위주로(예, 종신보험·저축성보험 등) 잘못 오인하게 상품설명을 안내하면서 불완전판매가 급증하고, 결국은 모집질서 균형을 깨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설계사는 대표적인 특수고용직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통상 설계사들은 보험사와 계약이 이뤄지면 근로계약서 대신 위촉계약서를 작성해 보험사나 GA로부터 판매 영업 건당 떼는 수수료를 가지게 되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런데 일부 보험사들이 설계사 모집 수수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일방적 규정을 만들어 상대적으로 설계사들에게 불리한 구조로 만드는 사례가 늘면서, 수수료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설계사들은 보험사와의 고용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이어 불공정계약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13년 금융당국이 ‘저축성보험’ 관련 해약환급금 문제를 손질하기 위해 보험업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논란은 가속화됐다.


일례로, 2012~2013년 무렵 당시 ‘저축성보험’의 경우 초기 해약환급금 과소 지급 문제가 제기돼 왔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2013년 12월 저축성 보험의 해약환급금 제도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개정안은 설계사들에게 떼주는 선지급 수수료를 현행 70%에서 2015년엔 50%까지 낮추는 것이 골자였다. 저축성보험을 판매할 때 일반적으로 보험 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 중 처음에 주는 비율이 점차 낮아지는 것.


규제개혁위원회는 2016년 이후 적용 여부를 올해 말까지 결정할 것을 권고했으며, 2015년 10월 16일에는 이런 내용의 개선안을 이행키로 입법예고했다.


이후 ‘저축성 보험의 해약환급금 개선안’은 2016년 1월1일부터 시행됐다.


개선안의 주요 골자는 연금·저축보험의 사업비 중 계약체결비용의 분급 비중을 기존보다 10~20%포인트(p) 확대하는 것이었다.


채널별로 보면, 보험 설계사 채널은 40%에서 50%, 방카슈랑스는 60%에서 70%, 온라인 채널의 경우 80%에서 100%로 계약체결비용의 분급 비중이 확대됐다.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초기에 계약체결비용으로 0원을 뗀다는 것이다.


종신연금은 기존 25%에서 35%로 늘렸다.

보험사는 여기서 사업비 등의 명목으로 소비자가 내는 보험료 일부를 계약할 때 가져가는데, 이를 나눠 떼가도록 하는 비중을 확대해 실제로 굴릴 수 있는 돈의 규모를 확대한다는 의미였다.


금융당국의 개선안은 보험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설계사들이 고객과 보험 상품 계약 때 한꺼번에 수수료를 챙긴 뒤 소비자 서비스 문제를 소홀히 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들은 이 같은 당국의 권고방침에 갈등의 불씨가 더욱 확대됐다고 지적한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보험 모집을 위해 고객을 유치한 후 중간에 계약이 해지될까 걱정돼 이에 따른 수수료를 다 받을 때까지 고객 관리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설계사들이 이렇게 환수수수료에 매달리는 이유로는 실적압박에 대한 영업부담이 크다. 영업부담은 곧 무리한 판매행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설계사들 입장이다.


예를 들어 A보험사가 어떤 판매상품에 대한 영업목표를 정하면 그에 따른 계약 건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계사는 계약한 만큼 받는 수당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서 일하기 때문에 만약 소비자가 중간에 해약을 요청하거나 청약 철회를 요구한다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현재 보험업법은 설계사가 전문보험계약자이기 때문에 청약 철회가 불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설계사들의 부당처우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가 설계사와 같은 특수고용직 갑질 피해를 차단하고자 기존 표준계약서 정비에 대한 개선방안을 하겠다고 2019년 발표한 바 있지만, 현재 도입 취지는 흐지부지된 상태다.


◇ 정부가 발표한 ‘보험’관련 사고 및 대응 대책들 “말만”


보험업계 일각의 전문가들은 ‘보험사기’의 배경 원인이 이렇듯 과거부터 쌓여져 온 설계사 부당 처우문제를 비롯 보험사들의 무리한 영업 관행들로부터 빚어져 온 모습들이 오늘날 주먹구구식 ‘보험시장산업’을 키워왔다고 해석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험 가입은 소비자들이 상품이해도로 접근해 직접가입을 하기 보다는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믿고 한다’는 문화적인 요소와 함께 설계사들의 위법 경계를 넘어선 무리한 영업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 온 관행이 잘못된 영업문화 로 자리잡아왔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보험에 관련한 다양한 사고나 원인들을 현장에서 청취하지 않고 여론의 분위기에 휩쓸려 ‘관련 보험 대응 대책이나 제도개선’들을 쏟아만 내고 사후관리는 방치한다는 점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은 “사실 보험사기 관련 행위에 있어 설계사에 불공정한 문제는 다양한 법적 사후대책이 굉장히 흐지부지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사후적으로 처벌 강화하는 방법은 현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개정안도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변 연구위원은 “하지만 사측의 내부 수수료 규정 방침을 처음부터 다시 개정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 된다는 변론에 따라 국회 통과 여부도 보류된 상태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인 문동주 보험전문 변호사는 “정부가 추진하려했던 설계사와 같은 모집인 대상 ‘위촉 표준계약서’ 도입이 현실화된다면 보험설계사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모집질서까지 안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그런데 지금 흐지부지됐다는 것은 금융당국이 관철시키려는 의지 자체가 사실 의심된다”면서 “‘말뿐인 소비자보호 정책’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변호사는 “설계사 관련 사후대책을 만약 마련하려면, 정부는 왜 설계사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를테면 인센티브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조직문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다양한 측면과 둘러싼 문제를 고려해 합리적인 정책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충언했다.


◇ 보험 판매채널 외형경쟁과 판매수수료 편향이 개선돼야


보험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상황 아래 보험사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 보험 판매채널에서 오는 외형경쟁과 수수료 편향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특히, 보험사기는 기존 전통보험사보다 규제 영향을 덜 받고있는 GA사들에서 불공정 영업행위가 이뤄지므로 향후 건전한 모집질서를 위해서라도 GA사들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규율할 수 있는 내부통제 강화 및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보험판매자 책임 문제는 1차적으로 원수판매사인 보험사가 묻도록 하고 있고, 2차적으로는 GA사, 3차적으로 설계사 개인여부(형사처벌) 등으로 가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설계사만 집중 판매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보험모집시장에서는 GA사들이 기존 보험사들보다 비전속채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험사는 단기적으로 매출확대가 용이한 GA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GA사는 보험사 전속설계사와는 달리 상품비교설명 의무를 가지나, 가입자에게 고수수료 상품 위주로 계약체결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행여나 소비자가 잘못된 판매 가입유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경우, 일차적으로 보험사에 귀속되고 있기 때문에 판매자 위법행위는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김 연구위원은 “이러한 잘못된 영업판매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보험사와 GA사 모두 불건전 영업행위를 규율할 수 있는 내부통제기준을 엄격하게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령, 대리점수수료 산정 과정에서 판매량만으로 과도하게 반영할 경우 고객의 의향에 부합하지 않는 상품판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는 모집수수료 산정시 모집의 질적 측면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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