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매각 대금 낮아 못팔아?…경영권 전환 ‘적신호’

산업 / 김시우 / 2021-08-04 09:10:47
오너일가 경영권 포기 선언 후 2개월여 만에 주가 50% 이상 급등
매각 불발 소식 전해지자 다시 57만6000원까지 주가 곤두박질쳐
지난 5월 4일 불가리스 사태로 고개 숙인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기존 지분 매각일정을 연기하면서 남양유업 경영권 전환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의 매각거래가 결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홍 전 회장 일가의 주식과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9월 14일로 연기했다. 남양유업은 “쌍방 당사자 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한앤컴퍼니의 매각 대금 납부를 ‘조건부’로 걸어두고 이사 선임건이 통과되면 이날 오후에는 홍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와 한앤컴퍼니 인사들이 주식과 대금을 교환할 계획이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5월 27일 최대주주인 홍원식 외 2명이 남양유업 보유주식 전부를 매각가 3107억원에 한앤컴퍼니로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홍 전 남양유업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모두 넘기는 구조다. 매각 대금 지급 기한일은 이달 31일까지다.


6주 연기된 9월 14일은 대금 지급 기한으로 정한 31일보다 2주 더 늦은 시점이다. 게다가 양측 합의에 의한 게 아닌 홍 전 회장 측의 일방적 임시주총 연기라 한앤컴퍼니 측은 크게 반발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임시주총 후 보도자료를 내고 “7월 30일 예정돼 있던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완료했는데 매도인의 일방적 의지로 임시주총 6주간 연기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법적 조치 등도 강구한다고 밝혔다. 계약 파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5월 27일 홍 전 회장과 오너 일가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승인을 포함한 모든 사전 절차를 완료했다”며 “오늘로 예정돼 있던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임시주주총회 당일에 매도인이 입장을 뒤집어 매수인과의 협의는 물론 합리적 이유도 없이 임시주주총회를 6주간이나 연기했다”며 “매도인은 매수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합의된 거래 종결 장소에 지금 이 시각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앤컴퍼니는 “이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홍 전 회장의 의중이 무엇인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매각 대금’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 회장 일가가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기고 받는 금액은 3107억원이다. 1조원 안팎의 연매출을 내고 부동산 등 유형 자산 가치가 3600억원을 넘는 기업의 경영권을 넘기기에는 너무 적은 금액이라는 것이었다. 일각에선 헐값에 넘긴다는 평가도 나왔었다.


계약을 체결한 뒤 급등한 주가도 홍 전 회장이 매각결정을 뒤집게 만든 요인으로 보인다. 지난 5월 27일 당시 남양유업의 주가는 43만9000원에 불과했으나 매각 발표 이후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1일 76만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2개월여 만에 주가가 50% 이상 오른 셈이다. 그러나 지난 2일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간 매각이 불발됐다는 소식에 이날 현재 남양유업 주가는 57만 60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3일 현재 58만원이다.


매각계약이 공식 불발되면 남양유업이 겪을 후폭풍은 지금보다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한앤컴퍼니는 홍 전 회장의 일방적 계약 연기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의 판단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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