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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로 생성한 선관위 사태 관련 이미지. 실제 사건 현장 또는 특정 인물을 촬영한 사진은 아님. |
11일 한국 정가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여야는 진상 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조사 방식과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 곧바로 충돌했다. 여기에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선관위 압수수색까지 겹치며 선거관리 부실 문제가 정국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본회의에는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국정조사 필요성은 인정했다. 그러나 세부 방식에서는 입장이 갈렸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먼저 진행한 뒤 특검 도입을 검토하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수사도 본격화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선관위,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선관위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적용 혐의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직무유기, 업무상 횡령·배임 등이 포함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 행정 착오인지, 구조적 관리 부실인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선관위 자체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도 파장을 키웠다. 진상규명위는 송파구의 경우 규정대로라면 무번호 투표용지 1만7000매가 교부됐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2000매만 교부됐다고 밝혔다. 무번호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어떻게 부여할지에 대한 매뉴얼도 없어 현장 혼선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편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치권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방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정청래 대표 책임론이 분출했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서울 등 승부처 패배와 공천 관리 문제를 거론하며 대표직 사퇴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지만, 당내 갈등은 전당대회 국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에서도 지도부 책임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는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방선거 참패 책임뿐 아니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 과정에서 장 대표가 ‘부정선거 음모론’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참정권 침해 문제와 선거 불복 프레임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국내 정국과 별개로 통상 현안 대응에 집중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한-EU 정상회담에서 철강 무관세 쿼터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요청했다. EU가 철강 수입 물량 제한과 관세 인상을 예고한 만큼, 정부는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력 산업에 미칠 영향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무총리 인사청문 정국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 요청안에서 본인과 모친 명의 재산으로 253억9000여만원을 신고했다. 재산 규모와 부동산 보유 내역, 과거 벌금형 전력 등이 청문회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정국의 핵심은 명확하다. 선관위 사태는 단순한 선거 실무 문제가 아니라 국정조사, 특검, 수사, 여야 지도부 책임론을 동시에 끌어낸 정치 현안으로 커졌다. 여야가 진상 규명에는 같은 말을 하고 있지만, 실제 셈법은 다르다. 선거관리 신뢰 회복이 먼저인지, 정쟁의 새 전선이 먼저인지가 향후 정국의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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